언제나 바쁘고 소란스럽고 인위적이며 획일화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사물을 피상적으로 보는 것에 만족하며, 겉보기에 그럴듯하면 넋을 빼앗겨버리고 경우도 종종 있다. 내면적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남과 비교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정치적, 경제적, 도덕적 혼란의 시대에 방황하는 우리에게 내면의 치유는 참으로 필요하다. 내면의 힐링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생활 속의 불교를 실천하는 성불암의 법찬 스님을 만나 고견을 들어 보았다. 서울 관악구 대학동 관악산 입구에 자리한 작은 사찰 성불암은 신림동 고시생들도 즐겨 찾는 청정 수행 도량으로 정갈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아 주었다.
현재 법찬 스님은 동국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나 자신의 자아를 찾고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주제로 <자아와 명상>을 강의하고 있다. 그리고 BBS 불교방송에서 나눔 명상에 관련된 원리이론과 수행법을 연결하는 강연과 수행지도도 하고 있다. 이러한 바쁜 와중에도 매주 목요일 진도 팽목항에 내려가 유가족과 아이들을 위해 위로의 염불을 하고 있다. 또 개인적으로는 참선수행을 주제로 하는 박사모임에서 수행법 연구를 공유하며 지낸다고 했다. 근황에 대해 듣고 보니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법찬 스님은 모두 나눔을 통해 자비를 실천하고 있음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자비실천을 중점으로 그 뜻을 펼치신 은사님의 가르침을 본받아 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법찬 스님의 은사님은 자비 보살로 불리는 고암 종정 스님의 제자인 순민 스님이다. 법찬 스님의 자비실천은 그의 은사님의 은사님에서부터 내려온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그래서일까. 법찬 스님은 사회에 자비를 실천하고 자비를 통해서 사회와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을 강조하고 나눔 명상을 지도하며 다 같이 행복할 수 있는 수행을 펼치고 있다.
평등하게 존중되는 것이 불교의 가치
법찬 스님은 1995년 12월 5일에 출가를 해 불교에 입문했다. 해인사 행자 생활을 거쳐 1997년 5월에 정식으로 수계를 받고 스님이 되었으며 해인사에서 7년 동안 스님의 길을 공부한 후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학위를 수료 후 현재는 동국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20여 년 남짓한 긴 시간 동안 스님의 길을 걸어온 법찬 스님에게 불교는 어떤 깊은 의미가 있을까. 그는 불교란 일체의 악한 행동도 하지 않고 모든 선행을 실천하며 내 마음을 깨끗하게 맑히는 것이라는 쉬운 설명으로 답변했다. 스스로 바른 행동을 실천하고 그것을 통해 내 마음이 평안하고 안정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법찬 스님은 괴로움의 바다라고 불리는 고해의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실천행위는 선행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 선행은 자비심을 기반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평등심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복의 가치는 내가 즐겁고 또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즐거워야 하며, 평등하게 행복하도록 실천하는 가르침이 불교의 가장 참된 가르침이라고 한다. 그는 인간으로서 가치 있는 삶은 자비를 바탕으로 하는 삶이며 모든 존재가 평등하게 존중 되는 것이 불교가 가지는 진정한 가치라는 생각을 밝혔다.
즐거움의 열의가 가득한 삶
법찬 스님이 있는 성불암은 1970년대 들어섰다. 사찰을 처음 창건한 운담 노스님은 불자들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기도를 통해 성취하기를 바랐다. 현재 몸이 불편해진 운담 노스님은 법찬 스님이 성불암을 이끌어 가도록 중책을 맡겼고 지금까지 성불암은 불교수행에 있어서 핵심적인 염불을 중심으로 성불암을 찾는 분들이 마음의 편안함을 얻어 가도록 수행해 왔다. 또 진언이라는 다라니 수행을 통해 마음의 깨끗함을 얻도록 하며 참선을 접목시켜 마음을 평안하게 유지하고 그 속에서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있다. 법찬 스님은 해인사에서 공부했던 참선수행과 부산 범어사의 주지스님인 수불스님께 간화선을 공부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 심신의 정화와 기쁨의 열의를 직접 체험하고 얻은 경험을 성불암을 찾아 수행하시는 분들에게 나눠드리고 있다. 법찬 스님은 수행을 통해 즐거움의 열의가 가득 찰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더불어 존중하며 사는 삶
생활 속의 불교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법찬 스님은 함께 하는 삶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하면 함께 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이에 가장 먼저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가 내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주며 귀한 보석과 같이 대해주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나와 똑같이 자애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존중해주고 내 자신을 위로해 주듯이 상대방의 슬픔을 보았을 때 그 슬픔을 같이 나누고 위로해주는 것이다. 불교의 역할은 자비의 마음으로 나와 내 주위의 사람들을 존중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 확대되어 자비를 실천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똑같이 존중을 해주고 내 자신의 아만을 꺾는 것, 이것이 생활 속에서 불교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법찬 스님은 앞으로도 자비희사(慈悲喜捨)의 마음으로 나눔 명상을 수행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자비의 실천이 극대화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모든 사람들이 함께 모여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일을 소망했다. 그 안에서 자비가 실현되고 누구나 평등하게 행복을 나누며 마음에 평안함과 즐거움을 얻기를 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