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창단 30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공연 <지젤>이 2008년 이후 6년만에 6월 13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내 관객을 만난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자랑하는 클래식 발레의 정련된 기량과 명품 군무가 돋보이는 최고의 낭만발레 <지젤>은 <백조의 호수>와 더불어 탄탄한 관객층을 형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의 프로그램으로도 선정되어 국민 발레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발레 팬들이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을 기다리는 이유는 원작이 주는 힘도 크지만 세계적 수준의 군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젤>에서 환상적인 군무를 볼 수 있는 장면은 2막 ‘윌리’에서다. 윌리는 처녀로 죽은 영혼들을 뜻한다. 푸른 달빛 아래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24명의 여성 군무가 만들어내는 장면은 ‘발레 블랑’이라고 하여 발레 팬들 사이에서는 <백조의 호수> 중 호숫가 장면, <라 바야데르> 중 망령들의 왕국과 더불어 백색 발레의 최고봉으로 손꼽힌다. 또한 <지젤>은 드라마틱 발레라고 불릴 만큼 1막과 2막이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 발레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여주인공 지젤은 1막 전반부까지는 사랑에 빠진 순박하고 발랄한 시골 소녀로, 1막 후반부에는 애인의 배신 앞에서 오열하며 광란으로 치닫는 지젤로, 2막에서는 죽은 영혼이 되어 애인을 향한 숭고한 사랑을 지키는 가련한 윌리로서 캐릭터의 3단 변화를 하는 역할이다. 고난도의 테크닉은 물론 깊은 내면의 변화까지 드러낼 수 있는 뛰어난 연기력이 요구되기에 어려우면서도 발레리나라면 반드시 도전하고 싶은 배역이기도 하다.
제1막, 사랑의 끝 비극의 시작
라인 강변을 따라 펼쳐진 평화로운 마을, 사랑에 빠진 시골 처녀 지젤은 알브레히트와 사랑의 춤을 나누고 있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연인 알브레히트와 지젤. 이때 지젤을 흠모하는 사냥꾼 힐라리온은 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에 질투를 느끼고 복수를 결심한다. 지젤과 알브레히트가 춤을 추면서 더 없는 행복에 빠져 있는 순간, 힐라리온이 등장한다. 힐라리온은 알브레히트가 귀족임을 밝히며 귀족을 상징하는 알브레히트의 검을 보여주지만 알브레히트는 자신이 귀족임을 부인한다. 격분한 힐라리온은 사냥중인 귀족들을 소집하는 뿔피리를 불고 이 소리를 듣고 나타난 바틸드는 알브레히트가 자신의 약혼자임을 밝힌다. 이에 놀라움과 슬픔으로 이성을 잃은 지젤은 즐거웠던 날을 회상하며 비통함 속에서 괴로워하다 죽는다.
제2막,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스산함이 가득한 숲 속 지젤의 무덤가. 갈대 사이로 희미한 유령의 그림자처럼 윌리의 여왕 미르타가 나타난다. 이 때 구슬픈 음악과 함께 비탄에 잠긴 알브레히트가 지젤의 무덤을 찾아와 한아름의 백합을 놓는다. 그가 무덤 앞에 앉자 한줄기의 빛과 함께 지젤의 영혼이 나타나 두 사람은 재회의 기쁨으로 춤을 춘다. 지젤의 죽음으로 자책감에 휩싸인 힐라리온이 나타난다. 그러나 사랑의 배신으로 죽음을 맞은 처녀귀신 윌리들은 그를 용서하지 않고 계속 춤추게 한다. 윌리의 전설이 생각난 그는 혼비백산하여 달아나지만 결국 윌리들의 복수로 연못가에 빠져 죽게 된다. 이후, 여왕 미르타는 알브레히트 역시 죽이도록 명령하지만 이때 지젤이 나타나 그의 목숨을 구해달라고 애걸한다. 그러나 여왕 미르타는 지젤에게 유혹의 춤을 추도록 명령하고 우아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한다. 지젤의 춤에 매혹된 알브레히트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하고 이내 쓰러진다. 그러나 지젤의 영원한 사랑의 힘은 새벽을 알리는 종이 울리는 시간까지 알브레히트를 지켜낸다. 쓰러진 자신을 감싸고 있는 지젤을 발견한 알브레히트는 비로소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고 사라져가는 지젤을 바라보며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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