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바그너의 성지”이자 “꿈에 무대”로 불리며 세계 최고의 오페라 축제로 인정받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개막작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 기적 같은 사건이 벌어졌다. 당시 러시아 출신 바리톤 예프게니 니키틴이 몸의 나치문신 때문에 중도하차하자 최종 리허설 직전에 깜짝 주역으로 발탁되어 완벽한 노래로 세계 오페라 계를 뒤흔든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의 스토리는 기적보다는 운명에 가깝다. 이때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바그너 축제에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타이틀 롤과 <로엔그린>의 왕의 전령사 역을 맡음으로써 이제 사무엘 윤은 유럽 최정상의 베이스 바리톤이자, 크리스티안 틸레만, 사이먼 래틀, 안드리스 넬손스 등 세계 최고의 거장 지휘자들이 사랑하는 연주자로서 세계 정상급 성악가의 반열에 올랐다.
국제 무대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
2015년은 사무엘 윤에게 아주 특별한 해이다. 15년 전인 1999년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을 졸업한 후 쾰른 오페라극장에 취직하면서 독일 무대에 입성한 후, 그 동안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이 오페라단과 동고동락했다. 국제 무대 데뷔 만 15년이 되는 2015년부터 이제 그는 쾰른극장의 종속연주자 (평생 단원)의 자격으로 더욱 자유롭고 책임 있는 연주활동을 할 수 있게 보장 받은 것이다. 동시에 세계 최고의 성악 매니지먼트 사인 미국의 젬스키그린에 소속되면서 미국 무대에서도 보다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게 되었다.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최고의 성악가
2014년 그는 한국인 최초로 독일 쾰른시가 수여하는 오페라 가수상(제 3회)을 받았다. 15년 동안 쾰른 오페라극장 소속 가수로 활동한 그는 독일 소프라노 아냐 하르테로스(1회)와 독일 바리톤 요하네스 마르틴 크랜즐레(2회)에 이어 세 번째 수상 영예를 안았다. 그에 앞서 2005년에는 쾰른에서 작곡가 오펜바흐를 기념하는 올해의 최고 오페라 가수상인 “오펜바흐 상(Offenbachpreis)”을 수상했다. 사무엘 윤은 사실 하루 아침에 나타난 혜성이 아니다. 수많은 콩쿠르에서 고배를 마셨고, 수년간 단역으로 활동하면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기회는 천천히 찾아왔지만 단단히 준비하고 있었던 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고, 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최고의 성악가로 인정받았다.
가장 소중한 한국 무대, 유럽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
사무엘 윤은 2005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소프라노 홍혜경과 함께 <라 보엠>에 출연해 처음으로 국내 팬들을 만났으며, 2004년 임헌정 지휘의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바그너 특별공연을 가졌다. 이어 성남아트센터 개관 기념 공연인 오페라 <파우스트>에 메티스토펠레 역으로 성공적인 공연을 이끌었다. 이후 세계적인 지휘자들과 극장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가운데에서도 한국 무대에서 공연 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국립 오페라단의 <룰루>, <사랑의 묘약>을 비롯하여, 콘서트 가수로서의 유럽 내 두드러진 활약에 이어 서울시향의 베르디 <레퀴엠>,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에 솔리스트로 참여했으며, 특히 2013년의 콘체르탄테 베르디 <오텔로>의 이아고 역에서 보여준 고도의 집중력과 무대 장악력은 오랫동안 회자되었다. 하지만 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리사이틀은 2007년에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공연이 유일하다. 그가 리사이틀을 하겠다고 마음 먹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결심하고 보니 유럽 데뷔 15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유럽 오페라 무대의 주역들이 함께 참여하는 무대
사무엘 윤은 이번 리사이틀을 위해 지난 15년 간 유럽에서 활동하며 수많은 무대에서 노래한 곡들을 하나하나 되집어 보았다. 물론 그의 장기인 바그너 음악을 중심으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그리고 이번 공연을 위해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하는 후배 소프라노 서선영 (스위스 바젤 오페라)과 테너 조정기(독일 쾰른 오페라)가 함께 참여하여, 바그너를 포함하여 베르디, 도니제티, 구노의 유명 오페라에 나오는 대표적인 아리아와 듀엣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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