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으로 김성주 회장(성주그룹)을 주저할 사람은 없다. 올해 23회째를 맞이한 ‘세계여성지도자회의(Global Summit of Women·GSW.6월 말레이시아)’에서 보여진 김성주 회장의 모습 또한 그러하다. GSW는 개최지를 돌아가며 여성기업가와 경제·여성·복지관련 행정가, 시민운동가들이 모이는 세계적인 행사다. 다틴 세리 로스마 말레이시아 총리 부인, 아티페헤 야하가 코소보 대통령, 니콜 브리크 프랑스 해외무역장관, 미국 인드라 누이 펩시 최고경영자 등 글로벌 여성리더들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성주그룹 김성주 회장은 다시 한번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김 회장은 ‘신경제를 창조하는 여성’ Women: Creating NEW Economics)이라는 이번 GSW의 의제에 관련, 기업내 여성 임원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법과 제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성주 회장은 2010년부터 GSW에 매년 10만달러를 기부해 오고 있다. 김성주 회장은 여성이 지니는 사회적 진출의 한계와 벽을 직설적으로 간파해 온 바 있다. 여성이야말로 진취적인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나야 함을 주장해 온 김성주 회장.그녀는 여성들의 실전적 멘토임이 분명하다. 지난 해 제15대 대통령 선거에서 새누리당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던 김성주 회장은 기업 경영일선에 다시 매진함으로써 그녀를 둘러싼 정치입문설을 가볍게 종식시켰다. 선거 기간 당시 빨간 티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화제가 됐던 김성주 회장. 그러나 그는 타고난 기업인이다. 대성그룹 김수근 회장의 막내딸로 1979년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에서 공부한 후 블루밍백화점 등에서 사원으로 근무한 김 회장은 1990년 성주그룹을 세운 후 2005년에는 독일 가죽제품 브랜드인 MCM을 인수했다. MCM은 지난 5월 스위스 취리히에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하고 유럽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MCM의 매출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고 중국시장은 200% 성장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내년에는 일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한·중·일 3국 시장을 합쳐 최소한 1조원 시장 규모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기대되는 MCM은 5년 이내에 명실공히 아시아 최대 브랜드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 6월, 김성주 회장은 여성기업인으로서는 최초로 한국대표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위원으로 선임됐다. 김 회장은 국제무대에서 여성기업인 활동을 독려하고 창조경제론을 기업경영 일선에서 구체화할 인물로 기대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이 여전히 주저하는 기혼여성인력 고용에 관해 김성주 회장은 “기혼여성이야말로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를 조율하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결단력, 리더십의 소유자”라며 여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결혼과 출산의 장점을 강조해 온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김성주 회장은 평소 “여성 인력 활용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국가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 말해 왔다. 김성주 회장은 올해 GSW의 주제였던 ‘신경제를 창조하는 여성’ Women: Creating NEW Economics)도 이 점을 각별히 강조했다. 여성부 출범 당시 자문위원이기도 했던 김성주 회장은 최근 ‘한국 여성 운동의 제3의 물결론’을 주장해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댓가없이 헌신했던 1세대 여성,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선언한 2세대 여성의 극단적 페미니즘이 아닌 공존과 협력의 합리적 페미니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IT혁명으로 섬세함과 직관력 등 여성 특유의 능력을 요구하는 새로운 시대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일자리와 희망이라는 것이다. ‘여성도 남성처럼 군대를 가야 한다, 독해지지 말고 강해져라, 여성이 사회구조 탓 하며 카페에서 노닥거리는 것은 국가적 손실’ 등 과감한 발언으로 여성의 사회 참여를 독려해 온 김성주 회장. 글로벌 경쟁력의 근간, 즉 신성장 경제의 동력은 여성들의 인식 변화에서 비롯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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