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락을 시작하면서 다짐한 게 있습니다. ‘하루에 한 가지씩만 바꾸자’는 다짐입니다. 아무리 조그만 거라도 하루에 한 가지씩만 바꿔나가면 1년 뒤에는 분명 더 좋은 매장이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그 다짐은 변함이 없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하루에 하나 하나 변화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늘 부족하다는 마음가짐으로 뜨락을 운영해나가겠습니다.”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에 자리 잡은 뜨락(대표 김재균)은 1998년 개업 이후 직접 선별한 특상등급 한우만을 정성스레 고객에게 제공하며 ‘청담동 한우 맛집’으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오랜 시간의 업력을 가진 매장은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힘을 가지고 있다. 2014년 말 리뉴얼과 더불어 성공적으로 새로운 도약을 진행 중인 뜨락 김재균 대표를 만나 그의 경영철학을 들어보았다. 기자가 만난 김재균 대표는 현재의 성공에 취하지 않고, 더 낮은 곳에서 변화와 실험을 추구하는 혁신가이자 개척자였다.
뜨락은 1998년 청담동에 개업한 한우전문점으로, 어린 시절 가족이 살던 단독주택 1층에서 조촐하게 영업을 시작한 이래로 지금껏 그 역사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외진 골목길안의 가정집을 개조하여 시작한 한우전문점이니 만큼, 처음에는 뜨락의 성공을 반신반의했으나 김재균 대표의 과감한 리뉴얼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고 수많은 마니아층이 형성되었다. 지난 2016년에는 tvN 인기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서 개그맨 신동엽이 ‘인생 최고의 소고기 안심을 먹었다’고 호평하면서 더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김재균 대표는 개업 이후로 줄곧 이윤추구보다는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매장을 만든다는 기준으로 운영을 이어왔고, 마침내 21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 자리에서 사랑받는 청담동 한우의 대명사가 되었다. 김재균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냉동 삼겹살 브랜드 ‘행진’ 론칭에 성공하며, 자신의 수많은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내고 있다. 향후 행진 브랜드는 냉동 삼겹살에 머무르지 않고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되어 소비자를 만날 예정이다.
유행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경영 “뜨락은 현재 21년을 한자리에서 이어온 외식업소입니다. 저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40년, 50년 이상 오랜 시간동안 이어지며 존재 자체만으로도 힘이 있는 뜨락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시시각각 바뀌는 세상의 유행에 따르지 않고 그저 묵묵히 기본에 충실한, 뜨락만의 가야할 길을 가고 싶습니다. 마치 버버리코트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계속 애용하듯, 뜨락을 시간의 힘을 가진 브랜드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2호점, 3호점 등 가맹점을 만들어 뜨락이라는 소중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소모할 계획이 없습니다. 유행을 타지 않고 ‘시간의 힘’을 만들어가는 뜨락이 되겠습니다.” 요식업은 특히 유행의 속도가 매우 빠른 분야다. 하지만 오랜 시간의 업력을 가진 매장은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의 힘을 가지고 있다. 뜨락도 21년이라는 시간의 힘을 가지고 자신만의 색깔을 확립하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지금도 김재균 대표는 식당을 운영하면서 생길 수 있는 재료타협의 유혹을 뿌리치고 단기적인 이윤추구보다는 요식업의 본질인 음식에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 자신이 지향하는 미래의 뜨락을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으로 변화하는 뜨락의 미래청사진을 구상중이다.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뜨락의 경쟁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요식업에 충실한 단단한 기본, 안정된 경영과 인력운용, 번잡한 강남 한복판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길의 아늑한 입지다. 특히 뜨락이 위치한 곳은 개업 당시만 해도 음식점을 운영한다는 걸 생각조차 하기 힘들만큼 외진 곳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대로변의 대형 음식점보다도 오히려 이면도로의 나만이 알고 있는 곳이 더 매력으로 받아드려지는 세상이다. 그래서 번잡한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살짝 비껴서는 골목길에 자리한 뜨락은 타 매장은 결코 가질 수 없는 낭만과 푸근함을 가진 매장이다. 이러한 뜨락의 고집은 유행에 따라 비슷한 스타일의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 폐업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21년이라는 시간과 기본에 충실한 김재균 대표의 경영방식은 소비자에게 믿음과 신뢰로 각인되었고, 마침내 뜨락의 성공으로 이어졌다. 김재균 대표는 향후 얻게 되는 이윤 역시 직원 및 업무환경에 꾸준히 투자하여 눈에 보이지 않은 뜨락의 가치를 더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하루에 한 가지씩만 바꾸자 김재균 대표는 대학시절 제품디자인을 전공하였으며, 30대 초반에는 인테리어 업계에도 몸담았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의 경험은 지금도 뜨락에서 활용되고 있다. 좌식 자리 개선부터 크고 작은 인테리어의 변화까지, 뜨락이 편안하면서도 운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에는 그의 디자인 감각이 결정적이었다. “제 성격이 남에게는 관대하고 저에게는 만족을 좀처럼 하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이들이 뜨락을 찾아주시고, 저에게 성공했다고 말씀해주시지만 아직도 저는 뜨락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제 성격이 뭔가를 추구하고 갈구하게 하는 자양분이 되어주는 것 같습니다. 현재에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계속 변화하게끔 만들어주는 것이죠. 매일 매장의 부족한 점을 끊임없이 살피며, 가구나 작은 소품 하다못해 숟가락도 바꾸고, 직원 유니폼도 교체해주고, 직원의 휴무일도 늘려주면서 가게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김재균 대표는 지금껏 뜨락을 경영해오면서 자신이 가진 가장 큰 재산은 사람이고 직원들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여러가지 힘든 현실과 시대의 변화를 겪으며 고락을 함께한 직원들이 뜨락의 얼굴이고 핵심이기 때문이다. “저는 저와 함께해주는 직원들이 만족하며 일할 수 있는 뜨락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앞으로도 하루에 한 가지씩은 꼭 바꿔나갈 것입니다. 아무리 조그만 것이라도 하루에 한 가지씩만 바꿔나가면 1년 뒤에는 분명 더 좋은 매장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늘 부족하다는 마음가짐으로 뜨락을 운영해나가겠습니다.”
경청(傾聽)과 하심(下心)의 리더십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 경청하는 것은 지혜의 영역입니다. 그래서 항상 낮은 자세에서 경청하고 공감을 형성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만에 빠지고 잊혀지기 마련입니다. 이 말은 제가 지금까지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아홉마디를 듣고 한마디만 해야지, 아홉마디를 얘기하고 한마디만 듣는다면 절대 배울 수도 없고 사람을 설득할 수도 없습니다. 이 말을 좌우명처럼 새기고 항상 낮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뜨락을 만들기 위해 2019년 또한 더 단단한 매장 만들기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금방 바뀌는 유행처럼 가볍지 않고, 늘 쉬지 않는 꾸준함과 우직함으로 노력하는 뜨락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김 대표의 경청(傾聽)과 하심(下心)의 리더십을 주목하자. 이양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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