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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다리 너머 예술이 꽃피는 자연과 하나 된 숲속 미술관

노랑다리미술관 손일광 관장 | 2018년 1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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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가을 단풍은 참으로 아름답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이맘때 경기도 가평은 가을 나들이와 서울 근교 여행으로 더 없이 좋은 코스다. 각박한 일상에서 벗어나 ‘소확행’을 하는 것이 삶의 트렌드가 된 것처럼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 여정으로 가평으로 떠나보자. 가평은 서울에서 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천혜의 자연을 품고 있고, 산과 강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수도권 최고의 휴식처로 꼽힌다. 특히 북한강변 호명산 가는 길에는 눈길을 대번에 사로잡는 세계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미술관이 있다. 노랑다리미술관은 숲속에 있는 미술관으로, 자연과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작품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물한다. ‘자연 속 미술관’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미술관 전체가 또 하나의 예술 작품인 노랑다리미술관 손일광 관장을 만나 그의 예술 철학을 들어보았다.

우리나라 패션 1세대 디자이너이자 전위예술가로 명성이 높은 손일광 관장은 현대미술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제4집단 소속 예술가로 활동하며 1970년대에 명동 한복판에서 패션쇼를 열며 정해진 틀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았다. 또한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화제가 됐던 로봇 의상을 디자인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런 그가 지난 2005년에 가평에 내려온 뒤 10년의 준비를 거쳐 2015년 노랑다리미술관을 개관 했다. 숲속에 있는 노랑다리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해나가기 시작했고 손일광 관장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곳곳에 그의 흔적이 묻어있다.
노랑다리미술관은 손일광 대표가 직접 지어 건물 자체가 하나의 설치미술과도 같다. 건물 내부에는 100여점이 넘는 작품들이 한데 모여 전시되어 있고, 작은 수목원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식물이 가득한 야외 소공원과 카페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노랑다리미술관에서는 7천원의 입장료로 커피와 음료를 무료로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주중에는 학교 및 기관에서, 주말에는 전국의 관람객이 손일광 관장의 예술 세계를 느끼러 이곳으로 찾아오고 있다.

위대한 과학자를 위한 작품 선봬
“제가 하는 예술은 ‘붓 이전의 예술’이라 정의하고 싶습니다. 붓이 만들어지기 전에도 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은 있었습니다. 그 사람이 표현하려고 했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늘 고민합니다. 이를 항상 머릿속에 넣고서 작품을 만들죠. 그렇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니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을 모아놓게 되었습니다. 이 물건들끼리 느낌을 만들고, 저는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거의 산 중턱에 자리 잡은 노랑다리미술관은 풍광이 너무나 아름답다. 이 풍광만큼이나 노랑다리미술관의 작품은 그 작품마다 스토리가 가득 차 있다. 작품에 담긴 의미 하나하나를 듣다보면 ‘경외스럽다’는 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을 만큼 가슴이 놀란다. 또 그 품격이 남달라 많은 이들이 만족한다. 손일광 관장은 남다른 예술 감각을 기반으로 한 전위예술, 순수예술, 설치예술 등을 자유자재로 선보이고 있다. 우주계 자체가 자신의 소재이자 예술이라는 손일광 관장은 그중에서도 유독 문화와 문명을 만드는 위대한 과학자들을 위한 작품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원소주기표를 만든 멘델레예프, 행성은 타원형으로 돌고 있다고 처음 이야기를 한 요하네스 케플러 등 세계적인 문명에 이바지한 과학자를 기리는 작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노랑다리미술관의 풍경과 느낌은 여타 미술관과 사뭇 다르다. 고정관념 속에서 일반적인 틀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틀을 창조하여 이곳만의 개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향후 세기의 과학자 뉴튼을 위한 작품 활동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창조적인 결과물을 거듭 생산해나가겠다고 뜻을 밝혔다.

20년 프로젝트를 완성하겠다
노랑다리미술관의 상징은 단연 노랑 색깔을 입힌 다리다. 다리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인 노랑다리는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앙글루아 다리>에 착안하였다. “반 고흐의 <앙글루아 다리>는 옐로우 톤과 블루 톤이 있는데 저는 옐로우 톤으로 다리를 재현하려고 만들었습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에도 <앙글루아 다리>의 모작이 있다고 합니다. 즉, 노랑다리미술관의 노랑다리는 세계 3번째 <앙글루아 다리>인 셈이죠.” 노랑다리미술관 손일광 관장은 ‘20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지금껏 잘 만들어가고 있다. 이미 13년이라는 세월을 미술관 개관과 운영을 위해 투자한 손 관장은 앞으로 7년의 기간이 더해져야 비로소 그가 꿈꿔온 진정한 노랑다리미술관을 완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가 날마다 생각하는 건 새로운 작품입니다. 여전히 새로운 작품에 대한 열망이 강합니다. 앞으로 7년을 더 작품 활동에 매진하면 노랑다리미술관이 지금보다 훨씬 풍성한 작품들로 가득할 것입니다. 3천 평에 달하는 노랑다리미술관 대지 전체가 작품으로 변하는 모습을 7년 후에 오시는 분들은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노랑다리미술관에는 방명록이 비치돼있다. 그는 방문객들이 쓴 방명록을 지속적으로 모으고 있는데, 미술관에 대한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한다. 여태 봤던 미술관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반응이 있는 것은 아닐까. 노랑다리미술관이 세상에 더욱 알려져 많은 이들이 손일광 관장의 예술혼이 깃든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며 인생의 카타르시스를 느껴 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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