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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의 쾌속질주에 국민들은 가슴이 후련했다

올림픽 2연패 달성한 이상화 선수 | 2014년 03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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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약하며 막을 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3개와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종합성적 13위를 기록했다. 우리 시간으로 2월 8일부터 17일간의 열전을 펼친 이번 대회에서 88개국 2,800여 명의 선수가 출전해 98개 종목에서 각축을 벌였다. 대회를 준비한 러시아는 금메달 13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를 차지해 종합 우승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지만, 500억 달러 이상을 이번 대회에 투자, 무리한 지출을 했다는 국론과 함께 유지보수 비용으로 매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무리수를 두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음 대회 개최지인 평창은 소치를 거울삼아 ‘알뜰한 대회’를 다짐하고 있으며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할 시기가 도래했다.

한국에 첫 금메달 안긴 이상화 
‘빙속 여제’ 이상화의 레이스는 세계 1인자임을 다시 확인한 대단한 레이스였다. 쇼트트랙의 연이은 불운으로 답답함을 느끼던 국민들은 이상화의 쾌속 질주에 가슴이 후련했다.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 70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대회 2연패에 성공한 그녀는 한국의 빙상 레이스의 레전드가 됐다. 이상화의 기록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단거리 달리기의 황제 우샤인 볼트(9초 58)보다 빠른 단거리 주행 능력이 뒷받침됐다. 이상화의 평균 100m 주행 기록은 무려 7초 272에 달한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는 2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60회 대한체육회 체육상’ 시상식에서 체육대상의 영예를 안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이 상은 소치동계올림픽 성적과는 무관한 것이어서 더욱 뜻 깊은 상이었다. 수상 소감에서 이상화는 “이렇게 큰 상인 줄 모르고 참석했다. 아직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것도 실감나지 않는다”며 소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소치 출국 전 한 패션잡지의 화보 촬영을 통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상화의 주가는 스포츠 스타에서 광고계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광고계에서 이상화의 몸값은 5억 이상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상화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기아자동차의 경우 엄청난 효과를 보고 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그녀는 건강하고 매력적인 이미지에 세계 최고의 실력이 더해져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최고의 모델로 평가받는다. 올림픽 파크텔에서 열린 시상식 직후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지만 광고계는 벌써부터 이상화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먼저 잠을 많이 자고 싶다. 휴식을 취하면서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밝힌 이상화. 하지만 광고계는 조만간 김연아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이상화에게 추파를 날릴 기세다.
메달보다 값진 그의 도전기, 이규혁
“이제 선수가 아닌 자연인 이규혁으로 열심히 삶을 살겠습니다” 국가대표 생활 20여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경기를 마치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이규혁의 소감을 듣는 순간 국민들은 그의 말에 울컥했다. 36살이라는 나이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드문 나이로 속도를 생명으로 하는 이 분야에서 20년 선수생활을 했다는 것은 신기원에 가까운 기록이다. 이규혁은 15살이던 1993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빙상을 누볐고 1997년 대한민국 선수 최초로 1000m에서 세계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던 이규혁은 세계 스프린트 선수권 대회와 세계 종목별 선수권 대회, 동계 아시안 게임 등에서 수많은 금메달을 비롯해 많은 메달을 목에 걸며 대한민국의 살아 있는 전설로 존재해 왔다. 올림픽의 한을 풀기 위해 4년 전 열린 벤쿠버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벤쿠버 시차에 맞춰 생활을 하고 올림픽 준비를 할 정도로 각오를 다졌지만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규혁이었다. 끝내 이번 소치에서도 메달의 한을 풀 수 없었지만 그가 이를 악물고 혼신의 힘을 다해 마지막 레이스를 펼치는 모습은 스포츠를 떠나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준 명장면이었다.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무려 6번이나 올림픽에 참가한 이규혁의 올림픽 도전사는 끝이 났지만 그의 인생 2막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피겨 퀸, 김연아의 진가 보여준 Imagine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가 끝나고 러시아의 소트니코바가 금메달이 결정되는 순간, 김연아의 표정엔 그저 “끝났구나”하는 읽기 힘든 표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당사자인 김연아는 의연했지만 결과를 본 전 세계인들이 오히려 공분했다. 어처구니없는 결과였다. 논란의 판정 속에 대회는 막을 내렸지만 지금까지도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특히 해당국 언론사들 외에도 김연아의 판정에 대해 외신 언론들 역시 적극적으로 편파판정을 제기하며 대회를 압도한 김연아로부터 러시아가 금메달을 강탈했다며 맹비난했다. 또한 수혜자 소트니코바에 대해서도 역사상 가장 논란의 여지가 많은 챔피언이라며 향후 가능성에 대해서 비판적인 어조를 아끼지 않았다. 러시아를 비롯해 ISU와 IOC는 이 논란에 대해 강력히 맞대응 하고 있지만 전 세계 언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이 논란에 더 불을 붙인 건 갈라쇼였다. 금메달 획득 후 갈라쇼를 통해 보여준 소트니코바의 연기는 우스꽝스럽고 수준 이하의 것이어서 논란의 파장은 더욱 거세졌다. 한편 이 대회를 끝으로 현역 은퇴를 결정한 김연아는 세계 피겨스케이팅 100년 역사상 여자 싱글 부문 최초로 올포디움(All Podium)의 대기록 주인공이 됐다. 올포디움이란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3위 내 입상한 것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성인무대인 시니어 진출 이후의 성적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김연아는 시니어는 물론, 노비스, 주니어까지 전 대회를 통틀어 올포디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전대미문의 기록이며 당분간 이 기록을 달성할 선수는 없어 보인다. 이제 한국 피겨는 ‘포스트 김연아’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고 피겨 강국이라는 이미지에 걸맞는 스포츠 인프라 구축이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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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뒤, 평창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번 대회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대케 한 선수들이 있다. 한국 모굴스키의 희망으로 불리는 최재우가 이번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에서 12위를 차지해 사상 처음으로 결선 라운드에 진출하는 쾌거를 낳았다. 스켈레톤에 입문한 지 17개월밖에 안된 윤성빈은 남자 1인승에서 16위에 올랐다. 이 두 선수는 모두 현재 20세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진 상태다. 또 기대이상의 선전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여자 컬링 대표팀의 활약도 기대된다. 미묘한 신경전이 보는 재미를 더하는 컬링은 얼마든지 노력 여하에 따라 메달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종목이었다. 반면 그동안 강한 면을 보여준 남자 쇼트트랙의 노메달은 아쉬운 부분이었고 그나마 여자 심석희, 박승희, 김아랑, 공상정 등이 보여준 성적은 위안이 되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포츠 인재를 키울 수 있는 시설 및 제도를 얼마나 충족할 수 있느냐이다. 대회가 끝나고 빙상연맹에 대한 감사는 그동안 한국 스포츠가 얼마나 경직되고 불합리하게 이루어 졌는지를 알려주는 단편적인 것에 불과하다.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안현수)이 귀화 이유가 단지 운동환경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그동안 파벌과 지연 등 부정부패는 스포츠계에 널리 퍼져 있는 중병이었다. 다음 주인공은 대한민국 평창이다.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평창을 비롯해 인천아시안게임 등 적잖은 대회가 연이어 열리는 시점에서, 종합적인 스포츠 인프라와 제도개선 등을 통해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스포츠를 통해 국민들의 행복 척도와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스포츠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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