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 유성구 어궁동(어은동+궁동)에 소재한 윙윙은 동네 공간을 연결하여 동네캠퍼스 비스트리트(B.Street)를 조성하고 있다. 캠퍼스 밖에 강의실이나 동아리방이 흩어져 있어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미국의 어느 대학들처럼, 500m 남짓한 동네 곳곳에 창업을 위한 실험의 장이 펼쳐지고 있다. 신협중앙회와 협력하여 조성한 카페 운영수익을 지역사회 혁신생태계에 투자하고, 인재육성과 도시재생에 관한 노하우를 쌓아 창업교육과 사람 중심 도시재생사업을 주로 수행하며 오늘날에 이르렀다.
지역 청년들과 창업가들의 역량을 발휘하는 동네캠퍼스 B.STREET
현재도 사업군으로,첫째로는 로컬 콘텐츠와 로컬 브랜딩, 로컬 창업 등 지역 기반 비즈니스 인큐베이팅을 하는 ‘창직 인재 육성사업'을 한다. 이를 통해 지역 청년들과 창업가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동네캠퍼스 B.STREET는 전통적인 교육 방식이 아닌, 프로젝트 기반 솔루션 중심의 교육을 제공하는 캠퍼스이다. 분야 간의 경계를 허물고, 멘토와 커뮤니티를 수시로 만나게 하여 실질적인 학습과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일회성 강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이나 창업가들이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역대학이 지역변화의 기둥이라는 생각으로, 지역대학과 적극 협력하여 기존 대학 교육시스템에서 확장된 교육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언론과 정부 그리고 학계에서 사회적 난제지역 소멸로 공포스럽게 이야기해도, 한 개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내 삶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2000년대 이후로 수백조원을 썼는데도 해결 안되는 인구문제를 보세요. 이제껏 해온 방식이나 시스템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해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욕구를 들여다보고 대응하는 사람 중심의 전환이 필요한데, 그걸 성장과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기존 시스템에서 하는 건 너무 어려워요. 그래서 동네 단위로 줄여 문제해결 과정을 실험해 보는 일이 필요하다는 거죠.” 이렇게 성장한 인재들과 대전 유성 어은, 세종 번암, 세종 조치원, 세종 광역 도시재생지원센터 등 여러 지역에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들은 지역의 특성을 살려 도시의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한다. 대부분 하드웨어 일변도로 진행되는 도시재생사업에 인재 중심 도시재생이라는 말이 사뭇 낯설다.
셋째, 창조적 커뮤니티의 문화적 구심점이 되는 커뮤니티 카페와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간들은 새로운 콘텐츠를 가진 사람들이 지역의 리더십을 가진 한 주체로서 등장하고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는 장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한국 카페가 각각의 테이블을 단기 임대하는 형태라면, 커뮤니티 카페와 서점은 사람들 간의 연결과 지역 문제해결을 함께 고민하는 일종의 프랑스의 살롱문화나 미국대학가의 커뮤니티펍 같은 문화가 떠오른다. 미국 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는 이 같은 사람들이 비공식적으로 모일 수 있는 카페, 클럽, 도서관, 공원 등의 장소를 ’제3의 공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10년 넘도록 한 지역에서 시민, 청년, 기관, 기업 관공서들과 협력하며, 혁신생태계로서의 어궁동의 비전과 가능성의 공감대를 지역에 쌓은 윙윙은 설립 이전부터 다양한 비영리민간단체 활동을 하였고, 2017년 설립 이래로 지역혁신 인재 육성과 사회적 자본 및 협업을 토대로 창업 도전 기회 제공,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 등 동네 상권 및 환경문제 해결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윙윙은 ‘2020 청년 정책 유공 표창’ 수여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는 영예를 안았으며, 이외에도 공간적‧문화적‧제도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에너지 공간을 만드는 데 박차를 가하며 기업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같이 공간, 사람,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생태계를 만들어 온 정체성은 2013년 TEDxDaejeon 활동을 코워킹스페이스 벌집에서 시작하면서, 공유공간과 잘 디자인된 커뮤니티 문화는 사람들 사의이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혁신을 촉진한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
로컬문화를 지속 가능케 하는 기반, 커먼즈
윙윙은 이른바 ‘동네 자산화’를 통해 동네를 아끼며 키워가는 사람들이 동네의 건물을 소유하고 운영할 수 있게 하며, 동네 구성원들의 일상과 도전, 이야기가 안정적으로 쌓일 공간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도시재생사업 이후 내몰리는 상인들을 보면서 동네자산화를 2020년 8월부터 추진했다. 오랜 기간 협력해온 창업팀들의 입주 보증금을 선납 받아 투자금으로 전환하고,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으로 시민들로부터 펀딩을 받았다. 현재는 7채의 커먼즈가있고, 이는 매입 뿐만 아니라 장기임대 위탁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부동산을 통한 수익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구성원들에게 안정성을 제공하고, 혁신허브로서 동네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기 때문에 윙윙이 매입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이든 커뮤니티 기반으로 공간을 운영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혁신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역 가치는 ‘상권’ 아닌 ‘창조권’에 달려
“지역의 가치는 ‘상권’이 아니라 더 큰 부가가치를 생성하는 ‘창조권’에 달려 있습니다. 과거의 기준인 상권으로 지역의 가치를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오늘날은 얼마나 다양한 커뮤니티와 인적 자원이 머무르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거버넌스가 얼마나 뛰어나고 창조적인 일을 하기에 적합한 공간 구성이 되어있는지 등을 보고 지역을 평가해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 이러한 창조권을 통해 창조적 힘이 넘치는 동네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창조권으로서 역량이 키워지면 상권으로서의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따라 올 것입니다.”
창조권은 더욱 작은 단위로 지역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테면 동네캠퍼스 B. Street가 여기에 해당한다. B. Street는 15분 내 모든 곳에 이를 수 있는 걷기 좋은 캠퍼스를 지향하고 있으며, 동네 수십 개의 건물을 연결하여 집합형 단지로 조성하고, 실내외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동함으로써 다양성 및 개방성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로 충남대 캠퍼스, 대전시와 유성구가 조성하는 스타트업파크, 비스트리트, 카이스트 캠퍼스가 연결되어 두 대학과 두 대학 사이의 1Km 남짓한 공간이 거대한 캠퍼스처럼 변화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윙윙 이태호 대표는 “거대하고 큰 조직으로 변화를 만드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새로운 시도, 혁신적 방법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작은 조직 단위로 실현하고, 작은 조직 안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개인의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우리 사회가 제공해야 하고, 윙윙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작게나마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주로 부동산 가치관리나 지역민의 복지차원에서 동네를 접근하는 일본의 지역 관리회사나 미국, 유럽의 BID의 개념과는 조금 다른 관점, 사람을 키우는 관점으로 동네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대의 전환을 견인하는 ‘동네기획사’ 역할 다할 것
윙윙은 현재 유성온천 리브랜딩 사업에 한창이다. 이태호 대표는 소비성 콘텐츠를 잠깐 만드는 게 아닌 동네 인적 자원들이 이곳에서 창업이나 지식산업에 몰입하고 온천에서 회복하는 회복의 공간으로 유성온천을 리브랜딩하고 있다. 이는 곧 지역의 비즈니스 관광객이 주를 이루는 지역의 지속가능성과도 연결된다.
“고성장 스타트업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성장 그래프의 와이축에 다양한 다른 가치가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다양성에 투자하고 다양한 일들이 성장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오늘날을 사회적 난제의 시대라고 일컫습니다. 공간적으로 범주를 줄여서 상생하는 일이 난제의 방정식의 차수를 줄이는 것이죠. 이처럼 우리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세스를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자본이 투입된다고 하더라도 다음 시대로 전환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에 윙윙은 그러한 전환을 만드는 동네기획사 역할을 계속해나갈 계획입니다.” 실제로 대전시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기술기반 벤처 스타트업이 떠나는 이유도 비기술 인적자원이 부족한 이유가 가장 크다고 한다. 이 같은 관점에서도 전체의 파이가 커지기 위해서는 이제는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과 커뮤니티 문화가 선행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성공할 만한 기회의 장, 실패해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것
대덕특구에서 정년을 끝내고 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찾는 시니어, 기술력 있는 중견기업이지만 혁신이나 가업을 승계 할 사람이 없어 고민하는 기업주처럼 기존의 시스템에서 새로운 연결이 필요한 사람들과 주니어를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몇 천만원 지원하고 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을 바로 창업으로 등 떠미는 식의 창업지원 방식은 바뀌어야 합니다. 기존에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니즈와 잘 연결하되 자율성과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으로서, 수단으로서 창업을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같은 환경이나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 단위에서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디테일이 필요합니다.”최근에는 이 같은 문제의식의 지역에서 공감대를 얻기 시작하고 있다. 유성구와 카이스트 산업디자인 연구실과 협력해 주도한 ‘어궁포럼’은 매해 다양한 주체들이 어궁동 지역에서 공동의 비전, 워크숍, 전략 및 사업을 추진하는 동력이 되고 있으며, 그 성과로 최근에는 대전 유성구가 매니페스토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같은 다양한시도와 지역생태계에 투자하는 지역민 주도 로컬펀드를 결성하고, 지역의 변화를 이끈 전략과 경험을 나누기 위해 일본의 대학 및 창조커뮤니티들과 오는 9월 동아시아창조컨퍼런스(가칭)을 계획하는 등 대전 그리고 대한민국을 넘어 동아시아 지역 주체들이 다 함께 고민하고 교류하는 소통의 장을 꿈꾸는 윙윙 이태호 대표. 앞으로도 윙윙이 ‘시도, 함께, 존중’의 자세로 우리가 사는 동네를 더없이 아름답게 가꿔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출처: 퍼블릭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