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와 스페인 말라가시가 진행하는 피카소 재단(Fundacion Picasso)소장품 특별전인 <피카소, 고향으로부터의 방문>전이 11월 24일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과 예술의 전당에서 차례대로 개최된다. 양국 문화교류 증진사업으로 진행되는 본 전시는 공식 피카소 소장품들이 전시되는 아시아 최초의 전시다. 피카소의 초기 화풍부터 노년까지 압도적이고 창의적인 전시를 내포하고 있는 본 전시는 청색시대와 장밋빛시대, 분석적 입체주의와 종합적 입체주의, 고전주의 그리고 초현실주의적 요소들이 조합한 자유로운 형상 사이의 전환을 일목요연하게 제시하고 있다. 전시 출품작들은 모두 피카소 재단의 주요 소장품으로 구성된다. 특히 출품작 중 하나인 <의자 옆의 누드>는 피카소 예술의 전환점인 포비즘의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다.
느리고 천천히, 그러나 완전하게 완성되는 창작의 시간 이번 전시는 파블로 피카소가 탄생한 1905년부터 1971년까지 탄생한 주요작품을 14개의 섹션으로 구분해 전시하고 있다. 다양한 기법의 판화, 드로잉, 도자기 등 피카소의 예술을 아우르는 200여점의 주요작품 및 유년시절을 거쳐 온 100여점의 역사적 사료로 꾸며지는 이번 피카소전은 예술적 실험의 과정으로 판화 작업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온 피카소의 작품세계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드라이 포인트, 에칭, 석판화, 동판화 등의 다양한 기법의 판화가 선보이게 되며 ‘시간적 지연’을 통해 완성되는 창작의 시간을 엿볼 수 있다. 평생에 걸쳐 2000여점의 판화 작품을 제작한 피카소의 판화 세계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예술가로서의 피카소와 예술적 창작의 영감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피카소는 화가이면서 동시에 삽화가 및 수필가였다. 생전 그가 발간한 책과 삽화 원본이 공개되며 직접 제작한 산문집 초판도 함께 공개된다. 사료와 방대한 작품의 유기적 접근을 통해 피카소의 연인들, 인간에 대한 탐구, 자연에 대한 해학, 삽화가 피카소 등의 4가지 주제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 동선에 따라 관람객들은 우선 프랑수와즈 질로, 자클린로크 등 창작 열정의 결정적 동기이자 원천인 피카소의 연인들을 만나게 된다. 깊은 성찰을 바탕으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연구한 피카소의 열정적인 누드작품과 자연과 정물의 해석, 뛰어난 삽화가이면서 판화가인 피카소의 모습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일찍이 파블로 피카소(1881~1973)는 스페인 남단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말라가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다. 그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싹 틔운 말라가에서 뛰어난 상상력과 창의력을 펼쳐갔던 피카소는 천부적인 예술적 천재성으로 사후 4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지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피카소 생가에 박물관과 피카소 재단을 설립해 주요 작품들을 연구, 보관 중이며 이번 전시는 그의 핵심작품을 만날 수 있는 피카소 전시의 백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카소, 그의 자유로움과 한계없는 표현능력을 마주하다 “이번 한국 전시는 피카소의 자유로움과 한계 없는 표현의 능력, 그리고 20세기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피카소 특유의 창의적 세계를 드러낸다”고 밝힌 말라가의 피카소 재단 재단장 호세 마리아 루나 아길라르(Jose Maria Luna Aguilar)의 소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이번 피카소 한국 전시는 피카소 전시의 궁극을 보여주게 될 전망이다. 전시의 특별 섹션으로 작품과 더불어 함께 공개되는 히에네스의 사진 100여점은 예술가가 아닌 친구, 혹은 인간으로서의 피카소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피카소와 생전에 절친했던 후안 히에네스는 그의 삶에 깊이 동행하며 소소한 일상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전시관람객은 300여점의 작품과 사료로 구성된 입체적인 전시관람 동선을 보여준다. 파블로 피카소의 예술 궤적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피카소 그림 감상문 대회, 피카소 전시체험학습 등의 연계행사가 개최되며 사진 속 피카소에 곁들여진 설명을 통해 피카소에 대한 새롭고 다양한 인식을 경험할 수 있게 된다. 14개로 이루어진 섹션에는 판화와 일러스트, 도자기들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다. 14개의 섹션은 프랑수아즈, 자클린, 안락의자에 앉은 여인, 영원한 여성성, 누드, 남성의 얼굴, 정물, 동물, 변신이야기, 미지의 걸작, 공고라의 시, 카르멘, 잃어버린 몸, 오르가즈 백작의 매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세계 평화를 위해 비둘기를 주로 그리며 도자기라는 새로운 미술 분야를 탐구했던 66세부터 68세간의 피카소의 작품활동, 레닌 평화상을 수상한 69세의 피카소와 젊은 시절 작품 2000점 이상을 피카소 미술관에 기증한 피카소의 생애를 살필 수 있다는 것은 보석같은 발견이다. 9월 22일까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10월 1일부터 11월 24일까지는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가 이어진다. 문의 : 1599-2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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