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국의 역사가 깃든 신화의 섬,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는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과 발전된 예술문화를 바탕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조명 받고 있다. 또한 제주는 유네스코생물권보전지구,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지정된 대한민국 최대의 관광지로, 매년 관광객 수 천만이 넘는 자랑스러운 도시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러한 도시 위상에 걸맞게 격조 높은 창작활동을 펼치며, 지역 사진문화 성장에 기여하는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제주지부(이하 사협 제주지부)는 제주 문화예술 발전의 동력이 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제주의 아름다움 속 꿈나무들의 환한 웃음을 담는 축구감독 장윤석 지부장을 만나 사협 제주지부 활동사항과 더불어 그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취재했다.
제주 지역 사진작가의 권익향상 및 문화예술발전에 기여
사협 제주지부는 제주 지역 사진작가들의 권익 옹호와 지위 향상을 위해 1977년 창립되었다. 전국의 사진작가 회원들과의 정보 교환 및 사진 인구 저변확대와 제주 지역 사진 문화 발전에 공헌하고 있으며, 한중 사진문화교류전 개최 등 국제간 문화교류를 활발히 하고 있다. 현재 장윤석 지부장을 주축으로 113명의 회원들은 자유롭게 예술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사진 길잡이 역할을 하며 가족처럼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회원들의 열정과 봉사로 회원 100여명이 넘는 지부로 성장했습니다. 본 지부 회원들은 상호간의 소통과 화합을 바탕으로 존경과 믿음이 있는 제주지부로 성장해 나가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협 제주지부는 지역 사진예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모색해 비전을 세울 것입니다.”
사협 제주지부 회원들은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관광업, 레스토랑, 공무원, 교사, 개인택시 기사 등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회원들끼리 ‘사진’이라는 코드로 하나 되어 친목을 다진다. 또한 제주도 사진단체연합전과 탐라문화제 사진 분야 행사 진행, 탐라문화제 전국사진공모전, 제주도 관광사진공모전, 환경사진전국공모전 등 각종 사진촬영대회 및 공모전 등을 개최하고 있다. 특히 장윤석 지부장 취임 이후 사협 제주지부는 재정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 했을 뿐 아니라, 공모전 신설 등 많은 성과를 남겼다. 또한, 사협 제주지부 회원들은 지역 독거노인들의 영정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기도 하고, ‘찾아가는 문화활동 이동전시회’를 기반으로 지역주민들에게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는 올렛길 전시도 진행하고 있다.
“지부에서 진행되는 모든 행사들이 추억이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정월대보름 들불축제입니다. 이 행사는 매번 날을 잡아놓으면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는 등 날씨가 따라주질 않죠. 고된 행사 진행 덕분인지 더욱 애정이 갑니다.(웃음)”
“학생들의 해맑은 모습을 담고 싶다”
“제주의 풍경이 너무도 아름답지만, 저는 풍경보다는 아이들 위주로 사진을 찍습니다. 아이들은 거짓이 없죠. 일상에 지쳐 힘이 들 때에도, 아이들의 환한 웃음, 순수한 모습들을 보면 어느새 근심 걱정을 잊고, 희망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들의 맑은 모습 속에서 세상의 여유를 배우게 됩니다.”
장윤석 지부장은 전남 진도 태생이다. 학창시절, 타고난 운동실력을 바탕으로 전도유망한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고교 2학년 때 무릎부상을 당하면서 지도자의 길로 전향했다. 그는 1989년 제주에서 체육교사로 교편을 잡아 약 2년간 재직한 후, 약 25년간 축구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장 지부장은 제주 유소년FC 감독을 맡으며, 후학양성에 열의를 쏟고 있다.
그는 초기, 취미로 시작했던 사진 활동이었지만, 아이들의 동심을 카메라 앵글에 담으면서 열정이 샘솟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넓은 운동장에서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아이들의 표정이 사랑스러웠다. 장 지부장은 지난 선수시절의 추억을 되새기며, 꿈을 키우는 아이들의 열정과 땀방울을 촬영하고 싶었다고. 이후 본격적으로 사진활동을 시작한 후, 각종 공모전에 출품해 수상이력을 쌓았다. 특히, IMF당시 다들 어두운 사진들을 찍은 반면, 해맑은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희망적인 이미지로 높은 평가를 받아 입상했다.
“요즘에는 경기하는 장면들을 찍어서 선수들의 자세교정도 하고 있습니다. 또 경기 중이나, 연습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찍어서 아이들의 추억을 담아내죠.”
그의 화면 속 꿈나무들은 더없이 밝다. 힘차게 슛팅을 날리는 학생들의 모습이 맑고 순수하다. 경기가 끝나고 브이자를 하는 모습 등에서는 승리의 기쁨을 누린 그 날의 감동도 생생히 전해진다. 장 지부장은 “사진을 통해 느긋함을 배우고, 젊은 에너지를 갖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
“화가가 물감으로 그림 그리듯 사진은 빛으로 그린 그림이니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길 바랍니다. 또한 처음부터 너무 고가의 장비를 쓰려고 하는데, 무리할 필요가 없죠. 처음에는 작은 것 하나 구입해서 손에 익도록 연습을 하고, 실력이 늘면 장비들을 갖추면 됩니다. 가방 크다고 공부 잘하는 것 아니잖아요. 고가의 장비보다는, 하고자 하는 열정과 그 마음이 중요한 것입니다.”
장 지부장이 강조하는 사진작가의 필수조건은 ‘사물을 보는 눈’과 ‘아름다운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가의 마음에 따라 같은 대상도 다르게 찍히듯, 마음에 여러 개의 눈이 있으므로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는 것이 훌륭한 작품사진 탄생의 반석이 될 것이라 확신했다.
장윤석 지부장은 “앞으로 지자체로부터 협회 지원이 확대되길 바라며, 회원들도 언제나 초심 잃지 않고 첫 마음처럼 사진에 애착 갖고, 즐겁고 건강한 에너지로 활동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사진하는 분들이 자존심이 센 편입니다. 어렵고 힘들 때 서로 얘기를 나누고, 도움을 청하면 좋을 텐데 아쉽죠. 뒤 늦게 회원들의 비보를 들으면 마음이 속상합니다. 앞으로는 가족처럼 기쁜일, 슬픈일 모두 나누고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그의 목표는 발전기금을 차곡차곡 모아, 반듯한 협회 사무실을 갖는 것이라고 한다. 현재 지자체 예산금도 줄고, 회원들의 회비도 제대로 걷히지 않아 그의 사업장을 임시사무실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사무실을 구축해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의지를 확고히 다졌다.
“학생들 웃는 모습이 좋아서 사진을 시작했듯, 아이들뿐 아니라 우리 성인들도 환하게 웃는 행복한 사회가 도래하길 바랍니다.”
제주의 사진문화를 선도하는 사협 제주지부의 비전을 세우고, 열정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장 윤석 지부장. 그는 남은 임기동안 회원들의 결집력을 높이고, 제주예술인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급변하는 시대의 요구에 발맞춰 한국문화예술을 재해석하고, 국제 교류행사를 통해 작가 역량을 강화하며, 문화콘텐츠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는 장 지부장. 그를 주축으로 회원들의 단합이 빛을 발해 (사)한국사진협회 제주지부가 비상하길 바란다. 정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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