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구리시 교문동에 위치한 송원서예연구원은 은은한 묵향 속 전통의 아름다운 정취가 짙게 배인 곳이었다. 문하생들이 배움의 열정을 키우는 가운데, 온화한 미소로 반기는 그는 화선지에 담긴 서체만큼이나 맑은 예술가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올해로 30여 년간 서도에 정진하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이어온 송원 선생은 그간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참 뜻을 실천하며, 제자양성에 혼을 쏟아왔다.  

“1987년 송원서예연구원을 개설하면서 나의 서예인생이 시작됐습니다. 앞으로 서예인으로서 살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일반대중 누구든지 알아보고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또한, 확실한 국가관과, 옛 조상들의 선비정신을 되새기며 점점 사라져가는 도덕성 회복에 일조하고자 하는 작은 소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송원 선생은 1937년생으로 경북 영덕 출생이다. 어린 시절 웃어른들의 영향을 받아 서화에 조예가 깊었으며, 명필로 육군부관학교 인재로 차출돼 인사행정 94기로 졸업하는 등 글씨에 남다른 소질이 돋보였다. 출판사 경영 등 사회생활을 하다가 예술로 전환, 1987년 송원서예연구원을 개원해 임서에 매진했다. 송원 선생은 “연구원을 개원하고 난후, 각종 서예강좌를 찾아다니며 저명한 작가들에게 지도를 받았다. 교학상장이란 말처럼, 가르치면서 많은 것을 배운 시간들이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송원 선생은 송원서우회 제자들에게 열정적으로 가르침을 전달하고 있다. 송원서우회 회장인 소아 지영훈 선생은 “선생님은 선비정신으로 전통서예의 명맥을 이어오신 분으로서 청렴결백하시고, 확고한 철학을 지켜나가시는 분이다”라고 소개했다. 서향 윤창희 선생은 “항상 글씨보다, 인성교육을 강조하시며 열정적으로 가르침을 전달해주신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고, 죽정 지재헌 선생은 “선생님은 서예를 통해 인내력, 집중력, 사고력, 예의범절, 인격도야를 중요하게 지도하신다”고 밝히며, 그의 가르침에 만족해했다.  

송원 선생은 “내가 쓴 작품은 돈을 받고 쓰는 작품이 아니다. 글귀 하나하나의 깊은 뜻에서 인생철학과 사랑, 낭만, 그리고 풍미가 깃든 심오한 뜻을 함께 음미하며, 가슴으로 느끼는 것으로 만족하고, 예술가로서의 보람을 느낀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실제 그는 선비정신을 지키며, 작품을 상품화하지 않고, 나눔과 공감의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외국 선교사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선물하는 방법으로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리고 있으며, 그 일은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예술문화협회회장직을 맡아 한국전통 및 정신문화의 창조적인 계승·발전과 역량 있는 작가발굴에 공헌했다. 아울러 구리시민 백일장, 호국연예행사, 예술대제전, 한국미술제, 대한민국 현대미술 등에 심사위원으로 위촉되었으며, 2005년부터 한국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2000 세계평화초대전 세계평화교육문화상’, ‘국제예술문화상’ 뿐 아니라 지난해 열린 2014자랑스런대한국민大賞 시상식에서 문화예술대상을 수상하며 문화예술계 공로를 크게 인정받았다. 

“그간 해외전시에 되도록이면 많은 작품을 가지고 가서, 그곳 예술인들에게 선물하는 것이 나름의 보람이었습니다. 주변의 많은 분들이 나의 작품을 원하시면 항상 나누어갖고, 서예를 통한 인격도야와, 사회정화에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은 내가 붓을 잡을 수 있는 그날까지 지속될 것입니다.” 

인터뷰말미, 송원 선생은 28년간 송원서예연구원에서 공부하면서 희로애락을 함께 한 제자들과 출강한 학교의 수강자들, 그리고 동호인들이 사회 곳곳에서 모범사회인으로 활동하고 있음에 뿌듯한 소감을 밝혔고, 서예를 통해 국내 정신문화창달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애경신(誠愛敬信)의 좌우명으로 매사에 진실한 예술세계를 지향하는 모습에서 그의 땀과 정성이 담긴 작품들이 후세에 값진 문화유산이 될 것이라 확신할 수 있었다. 모쪼록 건강을 유지해 작품 활동에 전념하길 바라며, 그의 예술여로에 서광이 비추기를 기대한다. 정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