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전 신화의 새로운 변주, 그리스 로마 신화에 현대적 해석을 가미한 뮤지컬 <하데스타운> 한국 공연이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관심 속에 7월 두 번째 시즌의 막을 올린다. 극작과 작곡, 작사를 맡은 아나이스 미첼의 동명 앨범을 극화한 <하데스타운>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한 아내 에우리디케를 되찾기 위해 지하 세계로 향하는 오르페우스의 이야기와 사계절 중 봄과 여름은 지상에서 가을과 겨울은 지하에서 남편인 하데스와 보내는 페르세포네의 이야기가 지상과 지하 세계를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교차된다. 이 모든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오르페우스를 지하 세계로 인도하는 내레이터 역할의 헤르메스 역시 제우스의 전령으로 등장하는 신화 속 인물에서 영감을 얻어 재창조되었다.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으로 이어지는 계절의 순환을 삶의 여정에 빗대어 그려지는 신화 속 두 개의 사랑 이야기는 무대 위에서 자연스럽게 교차되며 관객들로 하여금 끊임없이 사랑을 상기시킨다. 뿐만 아니라 시대의 불안과 의심, 구원을 노래하며 궁극적으로는 삶의 희망을 전달하여 작품의 배경이 되는 시대와 장소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음에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다가간다.
2016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2019년 브로드웨이 정식 개막 3개월 만에 열린 토니어워즈에서 뮤지컬이 수상할 수 있는 15개 부문 중 1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며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연출상, 음악상, 편곡상, 남자 조연상, 무대 디자인, 조명, 음향상까지 총 8개 부문을 수상해 그 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그뿐 아니라 2020년 미국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고 뮤지컬 앨범상까지 거머쥐며 전 세계 뮤지컬 애호가들 사이에서 단연 가장 주목받는 최신의 완성도 높은 뮤지컬로 자리 매김했다.
그리고 2021년,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인 <하데스타운 한국 공연>이 시작되었다. 당시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6개월의 공연 기간 동안 한결같은 프로덕션 컨디션을 유지하며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 냈다. 이어지는 2022년 대구, 부산 공연까지 총 233번의 무대를 선보인 초연 시즌에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비롯해 남자 주연상, 여자 조연상까지 수상하여 3관왕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주어진 일상에 최선을 다하며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노래하는 작품의 메시지는 당시 팬데믹 상황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관객들을 위로하며 다시 한번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응원이 되었다.
작품의 극작과 작곡, 작사를 맡은 아나이스 미첼은 뮤지컬 <하데스타운>을 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라 소개했다. "비록 모든 것이 소용없다고 느껴져도 그러한 노력, 고군분투, 이상주의가 이 세상을 돌아가게 만들고 있다"며 반복되는 실패에도 좌절하지 않고 이번엔 다를 것이라 믿으며 다시 시도하는 것이 시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라고 전했다. 이어 "종종 변화가 불가능해 보이곤 하는 세상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우리 서로를 위해 '잔을 들어야' 한다, 오직 함께일 때 우리는 세상이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변화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덧붙이며 뮤지컬 <하데스타운>이 지닌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흔들리는 조명과 회전무대, 아메리칸 포크와 블루스, 재즈가 뒤섞인 37곡의 라이브 넘버까지, 뮤지컬 <하데스타운> 한국 공연을 기다려 온 관객들이 사랑한 무대가 초연의 감동 그대로 샤롯데씨어터에서 펼쳐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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