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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빈센트 반 고흐의 궤적을 따라간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 2015년 07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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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색채와 정서적인 감화로 20세기 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화가. 살아생전엔 단 1점의 그림 밖에는 팔지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우리의 가슴 속에 총명하게 빛나고 있는 화가. 바로 빈센트 반 고흐다. 지금은 물론 수천억 가치를 호가하는 명작으로 인정받고 있고 화가로 활동한 1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페인팅 900여점, 드로잉과 스케치 1,100여점으로 총 2,000점이라는 방대한 작품을 남긴 위대한 작가로 칭송 받고 있지만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존경 받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아닌 인간 ‘빈센트 반 고흐’를 조명한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반 고흐가 그림을 그리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죽음을 결심한 마지막 순간까지를 그가 남긴 그림과 편지로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림에 담긴 의미와 비화 그리고 두 형제의 이야기가 있는 편지의 내용은 무대 위 배우들이 내뱉는 주옥 같은 대사와 감성적인 노래로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빈센트 반 고흐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지 6개월 후, 그가 화가로 살았던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결같이 그에게 정신적, 경제적으로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준 동생 테오 반 고흐는 형을 위한 유작전을 열고자 한다. 그러나 마비성 치매에 걸린 테오 반 고흐의 몸과 정신은 이미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을 위한 유작전을 강행하는 테오 반 고흐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형과 주고 받았던 편지와 그림을 정리하면서 그와의 기억을 더듬는다. 한편 테오 반 고흐의 회상 속 빈센트 반 고흐 또한 죽음을 눈 앞에 둔 상황이다. 아침이 밝아오면 자살을 하기로 결심한 빈센트 반 고흐는 테오 반 고흐와 마찬가지로 편지와 그림을 정리하며 과거를 회상한다. 이렇듯 반 고흐 형제는 편지와 함께 같은 기억을 공유하며 시간을 여행한다. 비록 다른 시공간 속에 있지만 평생에 걸쳐 서로를 의지하고 믿었던 두 형제는 그렇게 서로의 감정을 느끼며 각자의 자리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빈센트 반 고흐>는 뮤지컬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스토리 뿐만 아니라 영상과 음악적인 요소가 주요 감상포인트로 작용한다. 우선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에서 선보이는 반 고흐의 그림은 단순히 보여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2명의 등장인물과 함께 극 연출의 핵심 오브제로 활용된다. 각종 소품들은 정밀한 투사를 통해 반 고흐의 그림 속 세계로 그가 머물던 공간으로 몰입시키며, 이젤 위에 세워진 흰 캔버스와 가방 위에 맺힌 영상을 통해 때로는 기차로, 때로는 작업실로 손 쉽게 공간을 변화하게 한다. 또한 총 5대의 빔 프로젝터를 사용하여 하얀 무대 뒤 와이드 벽면에 펼쳐진 반 고흐의 명작은 공연장에서도 그의 그림을 감상하게 해 마치 미술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특히 올 해는 빈센트 반 고흐의 125주기를 맞이하여 ‘카페테라스’, ‘밤의 카페’등의 명작을 추가해 더욱 풍부하고 아름다운 장면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음악 역시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를 즐기는 데 있어 빠질 수 없는 재료이다. 뮤지션 선우정아가 음악감독을 맡아 반 고흐의 불꽃같은 청춘을 기타와 키보드를 중심으로 한 어쿠스틱한 구성으로 평범하고 진솔한 우리네 삶처럼 풀어내었다. 음악감독을 맡은 선우정아는 기존의 뮤지컬 작곡가가 아닌 인디음악과 대중음악에서 폭 넓은 활동을 하여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아티스트이다. 선우정아는 2014년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 종합분야 올 해의 음악인상,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 장르분야 최우수 팝 음반상을 동시에 거머쥐며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 받았고 최근에는 신곡 ‘봄처녀’를 발매하며 그녀만의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음악세계를 보여주었다. 이렇듯 선우정아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에 어떤 음악이 흘러나올지 많은 궁금증을 자아내며 공연이 진행되는 중에 단 한 순간도 두 귀를 쉬지 않게 만든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2014년 초연에 이어 1년만에 관객들을 찾아온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관객들과 더 가깝고 깊이 있게 소통을 나누고 있다. 또 반 고흐와 테오의 돈독한 형제애를 더욱 부각시켜 가슴 한 켠이 뭉클해지는 감동의 순간을 전달하고 있다. 수백 통의 편지와 수천 점의 그림으로 우리에게 위로를 전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가 그의 37년이라는 짧고 강렬한 삶과 고단한 영혼에 위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는 그림을 그리기 전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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