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운명의 장난 앞에서도 기필코 사랑을 지키고자 했던 그들의 마음은 겪어보지 않고는 절대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앞으로 다시는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비통한 연인이 탄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미오와 줄리엣은 전 세계를 대표하는 세기의 연인으로 지금까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있다. 이러한 로미오와 줄리엣을 가장 생생한 공연예술 형태로 감상할 기회가 생겼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이 오는 9월 12일부터 10월 11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그것도 6년 만의 프랑스 오리지널 내한이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은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만들어낸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는 400여 년간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며 다양한 형태로 세상에 보여졌다. 세계 각지에서 영화, 발레, 오페라, 연극 등으로 재창조됐고 그럴 때마다 관객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이며 이들의 야속한 사랑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역시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감성을 덧입혀 열정적이고도 순수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극적으로 보여줘 관객을 단숨에 매료시켰다.
아름다운 도시 베로나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혈투를 벌이는 원수 집안이 있다. 바로 몬테규 가와 캐플렛 가다. 두 집안의 싸움으로 인해 도시의 아름다움은 갈수록 빛을 잃어간다. 캐플렛 가 무도회가 열린 어느 날, 로미오는 무도회에 몰래 참석하고 그곳에서 운명적으로 줄리엣을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두 연인은 자신들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신부를 찾아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결혼의 기쁨도 잠시, 로미오는 싸움에 휘말려 그만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를 죽이게 되고 베로나에서 추방을 당한다. 한편, 줄리엣은 영주의 조카와 강제로 결혼시키려는 부모를 피해 수면제를 먹고 신부와 거짓 죽음을 꾸민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의 이유였다. 존재의 이유를 잃은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 세상과 작별을 함으로써 이승에서 허락되지 않았던 사랑을 지키게 됨과 동시에 영원한 연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이 연인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해졌고 자타가 공인하는 변하지 않는 순수한 사랑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은 지금 이 순간도 대중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영화음악과 인기 가수들의 히트곡으로 유명했던 제라르 프레스귀르빅이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의 작곡을 맡아 만든 ‘Aimer(사랑한다는 것)’, ‘Les Rois du Monde(세상의 왕들)’ 등은 공연이 시작하기도 전에 프랑스 음악 차트 1위에 올랐으며, 공연은 매진되며 뮤지컬의 인기를 여실히 입증했다. 더불어 프랑스 전 지역 450회 공연, 전 세계 18개국에서 14개 언어로 번역되어 국경을 넘어선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에는 2007년 처음 소개됐으며 2009년 두 번째 내한을 마쳤다. 6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오리지널 내한 공연. 혼신의 힘을 바쳐 작품을 형상화하는 오리지널 팀의 몸짓으로 인해 우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영원한 사랑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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