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1일부터 개최된 <모네, 빛을 그리다 展>이 관람객들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연장 전시가 확정, 오는 5월 8일까지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컨버전스 아트의 진수를 선보인다.
'빛은 곧 색채'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작품이 환상적으로 표현될 수 있도록 모네는 유화를 그렸다. 유화는 건조되는데 3-4일이 소요된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관례를 무시하기라도 한 듯 그림의 색이 마르기 전에 덧칠하고 물감을 섞어 사용하였다. 그리하여, 그림 가까이 가면 그림의 형태를 몰라보고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보면 그림이 선명하게 보이기도 한다. 모네가 동일한 사물을 시시각각 빛의 영향으로 바뀌는 효과를 그렸던 형식은 칸딘스키, 몬드리안 같은 추상화를 거쳐 앤디 워홀의 팝 아트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며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로 자리매김 할 수 있게 했다. 그런 그의 그림이 컨버전스 아트로 재탄생되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컨버전스 아트는 명화가 디지털로 변환돼 입체 영상신호로 바뀐 뒤 고화질 프로젝터를 통해 전시장 벽면의 대형 스크린에 투사되는 방법이다. 본 전시에서는 약 60여 개의 프로젝터와 4M 높이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인상주의의 웅장함이 우리 눈앞에 재현됨으로써 관객은 모네가 있던 당시의 그 순간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될 것이다. 모네의 걸작 수련과 그가 살았던 1800년대 파리로 여행할 수 있는 색다른 재미가 <모네, 빛을 그리다 展>에 숨어있다.
본 전시에서는 역사적이거나 숭고한 자연미가 아니라 일반적인 사물을 그림으로써 중요함은 어디에나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네의 그림이 2D & 3D 하이테크놀로지 기술을 활용하여 그림의 생생함이 재현되면서 다양한 빛에 의해 변화되는 광경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모네의 대표작 중 하나인 루앙 대성당 연작을 3D 맵핑 기법으로 재현해 다양한 빛에 의해 성당 벽면의 톤 변화와 대기의 변화가 어우러지는 광경을 연출한다. 더불어 자연을 향한 편안함 그리고 모네의 영원한 뮤즈 카미유와의 사랑도 엿볼 수 있다. 본 전시 구성은 I. 이해의 시작 : 모네 그리고 빛, II. 영혼의 이끌림 : 나의 친구, 나의 연인, 나의 색채, III. 인상의 순간 : <인상, 해돋이> 그 찰나로부터, III. 비밀의 정원 : 아름다운 구속, 지베르니’ 등 총 5개의 섹션과 ‘사랑의 진혼곡 : 카미유, 애틋함부터 애절함까지’, ‘자연의 거울 : 수면 위의 수련’, ‘루앙의 기도 : 시간을 관통하는 빛’ 등의 스페셜 섹션으로 총 8존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인터렉티브 존에서는 모네가 활동했던 1800년대를 여행해 볼 수도 있다. 인상파의 아버지로 알고 있는 모네가 캐리커처를 그렸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드물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알지 못했던 모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고 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당시대에 함께 활동했던 인상주의 예술가들의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인상주의는 1874년 당시 파리 화단에서 거부당하던 모네를 비롯하여 드가, 르누아르, 파사로, 시슬레 등이 참여한 화풍인데, 샬롱전에 출품했던 모네의 <인상, 해돋이>라는 작품을 본 비평가 루이 르로이(Louis Leroy)의 ‘인상만 남는다’라는 조롱에서 ‘인상파’는 시작되었다. 모네의 작품은 이처럼 예술사조에서 많은 영향력을 끼쳤으나, 그가 지향하는 사상은 심플하다. ‘역사적이거나 숭고한 자연미가 아니라 일반적인 사물을 그림으로써 중요함은 어디에나 찾을 수 있다’이다. 특별히 ‘건초더미(Haystackes)’ 작품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시시각각 빛과 환경에 의해 변화된 모습을 그림에 담아내었는데, 이를 통해 모네는 파사드의 표면에서 느끼는 것보다 더 아름답고 종합적인 환경을 보여주고자 했다. 모네가 빛의 변화 효과를 보여주기 위한 능력이 탁월할 수 있었던 까닭은 건초더미를 재빠르게 그렸던 것에 기인하기도 하다. 빛의 변화에 따라 담아낸 또 다른 작품이 루앙 대성당 작품인데, 모네는 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날마다 뭔가 첨가할 게 생기고,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을 문득 발견하기도 하오. 밤새 악몽에 시달린 적도 있소. 대성당이 내 위로 무너져 내렸는데, 아 그게 파란색, 분홍색으로 혹은 노란색으로 보이지 뭐요”라며 부인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다. 모네는 루앙 대성당 정면의 좌측 건물 2층에 아틀리에를 마련하고 성당 그림에 몰두했다. 어떤 때는 동시에 14개 이상의 캔버스를 나란히 세워놓고 작업했을 만큼 시시각각 변하는 빛의 조화를 붙잡고 싶어 했다. 그렇게 빛의 조화를 붙잡으려 했던 그 순간이 눈부시리만큼 빛나는 장관으로 본 전시에서는 되살아난다.
모네는 1865년,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의 첫 아내이자 그의 그림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모델인 까미유이다. 당시 까미유는 18세 나이로 모델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모네는 25살이었다. 화가와 모델로 만난 그들은 곧 사랑에 빠지지만, 모네의 부모님이 이들의 사랑을 극심하게 반대하며, 심지어 모네가 화가로서 살 수 있도록 해주던 경제적 지원을 끊어버린다. 그럼에도 모네는 까미유를 포기하지 않고 그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결혼한다. 하지만 가난했던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다. 까미유는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1873년 32살의 나이로 까미유가 죽자 모네는 큰 슬픔에 빠진다. 그리고 모네는 까미유를 그리워한다. 주최 측은 "모네와 까미유의 사랑에 대한 헌정 공간이 '모네, 빛을 그리다展'에서 '사랑의 진혼곡 : 까미유, 애틋함에서 애절함까지'가 마련돼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순간의 행복을 되새기게 하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기 좋은 전시"라고 전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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