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옥 학회장은 멸종위기식물인 히어리 등 식물자원의 관리와 보전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커다란 공을 세운 학자다. 아울러 국립공원과 백두대간 및 가거도와 독도를 넘나들면서 우리 국토 구석구석에 위치한 소중한 생태 자원을 분류하고 조명해온 ‘행동파’다. 우리 사회와 문화를 지탱하는 반석이자 울타리인 생태자원 연구 석학인 임동옥 학회장을 만나 그간 이룩한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 초입부터 임동옥 학회장은 이제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호남대학교 생물학과에 대해 안타까운 속내를 비췄다. 인생에서 막대한 부분을 생물학이라는 순수 학문 분야에 속한 학자이자 호남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로서 지금껏 연구와 후학양성에 힘써온 만큼, 본 학과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과가 사라지는 것은 어느 교수라도 가슴 아픈 일이죠. 이웃나라 일본은 이미 25개의 노벨상을 차지했고, 이는 순수학문의 강력한 토대가 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죠. 이에 비해 한국은 취업이 고등교육의 화두로 떠오른 이후, 기초과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더 줄어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 또한 학자로서 주어진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기초과학분야 또한 미래 대한민국의 중요한 성장동력이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잖아요.”
현재 그는 운동생리학, 건강학, 운동상해와 재활, 운동영양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스포츠레저학과 학생들의 이론적 배경을 단단하게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다. 임 학회장은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당시에 이미 ‘건강과 웰빙’이라는 교양 교재를 공동저서로 펴내는 등, 스포츠 분야에 대해 상당한 지식과 연구 경험을 갖춘 바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생태 환경에서 저 자신, 즉 신체와 건강으로 관심사가 변화하던 시점에 이렇게 스포츠레저학과로 터전을 옮기게 된 것도 어찌보면 제게 큰 선물이라고 봅니다.”
창립 30주년 맞이하는 (사)한국환경생태학회
세계 수준 학회로 웅비
(사)한국환경생태학회는 환경과 생태분야를 아우르는 한국을 대표하는 학회이자, 어느덧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역사성 있는 학술단체다. 임동옥 학회장은 임기 동안 학회지를 1호에서 6호까지 펴내며 회원가 학술교류를 도모하고, 학회의 사회적 역할을 확장시켜왔다. 1987년에 8인의 학자가 모여 기틀을 세운 (사)한국환경생태학회는 어느덧 1,200명의 회원과 4개 분과라는 거대한 조직력을 갖추게 됐고, 지금까지 전국 22개 국립공원 중 20개 공원을 직접 학술조사를 하여 방대한 데이터와 경험을 갖췄다.
“저희 학회는 국립공원 내 환경과 생태계를 파악하고, 관리 계획, 인간에 의한 환경 훼손 방지 대책 등 국립공원에 대한 모든 것을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즉 산림자원학, 조경학, 생물학에서부터 생태관광 등 산업분야에 까지 폭넓은 학문영역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또 그는 학회지 이외에 한국환경생태학회 20년사를 발간하며 학회의 역사를 정리한 바 있고, 내년 봄에는 30년사를 정리해 (사)한국환경생태학회가 세계적 학회로 발돋움할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학회장으로 봉사하기 전부터 편집위원장 시절에 편찬위원장 자격으로 학회 20년사를 발간하였고, 학회장으로서 다시 30년사를 정리하는 기회가 제게 주어진 것이 무엇보다도 큰 영광입니다. 앞으로 저희 학회는 환경부나 산림청뿐만 아니라 국리공원관리공단 및 국립생태원과 국립생물자원관과의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이어나가겠습니다. 아울러 환경부의 각종 환경 및 생태 조사 사업과 백두대간의 정맥 조사에 충실히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인문과 과학이 공존하는 연구관
임동옥 학회장은 생물학계의 좌장인 동시에 생명수필집 ‘계룡산의 아침이슬은 약이 될까?’와 ‘게들의 잔치’를 펴낸 문인이다. 2010년에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주관 제 20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과 환경부장관상, 국무총리 표창 등을 수상한 과학자인 동시에, 자연과학과 인문학을 통섭하고자 직접 전국의 강산을 둘러보며 살아 있는 인연들을 통해 발견한 삶의 진정성을 보편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는 면모도 지니고 있다. 특히 ‘게들의 잔치’에는 다양한 생물을 생태학자의 눈으로만 바라본 것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애정을 갖고 다가선 시선과 마음을 담아냈다.
임동옥 학회장은 좌우명은 ‘평범한 가운데 아름다운 인생’을, 가훈은 ‘하고 싶은 일, 혼신 다해, 즐겁게’로 말하고 있다. 이로부터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찾자는 것. 진정한 즐거움을 지향하며 문인이자 생물학자로서 지역사회와 학회의 발전에 평생을 공헌해온 임동옥 학회장. 그가 앞으로 보여줄 발전적 행보에 기대와 응원을 보낸다.
임동옥 학회장
‘수필과 비평(2001)’으로 문단에 등단해 대한문학 작가상(2006)과 신곡문학상(2015)을 수상했으며 환경부장관 표창 2회(2001, 2010), 과학기술우수논문상(2010), 국무총리 표창(2011) 등을 받았으며, 저서로는 수필집 ‘계룡산의 아침 이슬은 약이 될까?’(2000년), ‘게들의 잔치’(2014)와 전문서적 ‘원색대아수목원식물도감’(2005년), ‘히어리’(2011)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