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 끌리는 수상한 ‘그’들이 나타났다. 화려한 캐스팅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모은 연극 <꽃의 비밀>이 지난 11월 29일 시작돼 오는 2월 5일까지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펼쳐진다. 연극 <꽃의 비밀>은 우리나라 대표 연출가인 장진의 컴백 작이자, 2002년에 선보였던 <웰컴 투 동막골> 이후 13년 만의 신작으로 작년 서울 공연뿐 아니라 고양, 아산, 인천, 성남, 전주 등 전국을 순회하며 누적관객 4만 명 돌파라는 흥행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동안 다방면에서 휴머니티와 즐거움을 절묘하게 조합하는 특유의 매력을 선보인 장진은 오랜만에 새로운 희곡을 선보이며 “<꽃의 비밀>은 대학로 관객을 제대로 다시 한 번 웃겨 보고 싶어 집필하게 된 작품”이라고 전해, 극중 장진 특유의 코미디가 어떻게 녹아 대중에게 웃음을 선물할지 주목해 볼 만하다. 오직 축구라면 환장하는 남편들을 모두 축구장으로 보내고 여자들만이 오붓하게 즐기는 송년회 현장. 부부끼리 전화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소피아’, “이혼하자”는 말을 남편이 잘 때에나 하는 소심한 성격의 ‘자스민’, 팔뚝이 굵은 배달부와의 연애기류를 즐기는 ‘모니카’는 4명의 남편을 모두 죽였다고 밝히는 ‘지나’의 뜬금없는 고백에 고민도 잠시, 20만 유로의 보험금을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을 한다는 발칙한 작전을 세우게 된다. 과연 그들은 완벽한 변장으로 모두를 감쪽같이 속일 수 있을까. 이태리 북서부 시골 마을, 갑자기 남편 없이 생계를 꾸려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인 네 명의 아줌마들이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하여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이 작품은 황당한 상황의 연속으로 관객의 폭소를 이끌어낸다. 또한 여자 혼자 힘으로는 살아가기 힘든 사회구조를 에둘러 표현하기도 한다. 끊임없는 상황 코미디, 기대를 비껴가며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대사, 너무나도 진지한 상황인데도 웃을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 캐릭터의 내면까지 섬세하게 표현한 이른바 ‘장진표 코미디’는 관객을 순식간에 무장해제 시킨다. 이와 함께 여성 캐릭터가 주연인 코미디에는 쉽사리 웃음을 주지 않으려는 대중의 경향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마음을 강하게 움직이게 하는 것이 이 작품의 힘이다. 이러한 네 아줌마의 쉴 새 없는 수다와 긴장감 넘치는 상황은 배우들의 합이 절묘하게 맞아야 그 재미가 배가 되는 만큼 배우간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배종옥, 소유진, 이청아, 이선주, 구혜령, 조연진, 김보정, 한아련, 전윤민, 박지예 등 영화와 연극을 오가며 다재다능한 끼로 똘똘 뭉친 배우들은 철저한 포커페이스로 관객과 코믹심리전을 펼쳐 긴장감을 주고 배우들의 조합에 따라 꽉 들어찬 코미디로 즐거움을 배가 시킬 것이다. 충무로 대표 이야기꾼이 대학로에 전하는 기상천외한 코미디에 현대인들은 웃음을 되찾고 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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