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킬 미 나우>(작 브래드 프레이저, 연출 오경택, 각색 지이선)가 초연 흥행을 이끌었던 배우들과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뉴 캐스트로 기대감을 높이며 1년 만에 재연 무대를 올린다. 장애와 안락사 등 민감한 이슈에 과감하게 접근하면서도 개인의 삶과 가족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향해 강렬한 질문을 던지는 연극 <킬 미 나우>는 한국 초연 당시, 첫 공연부터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인터파크 랭킹 1위, 관객평점 9.7점, 평균 객석점유율 92%라는 기록과 함께 2016년 최고의 화제작으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한때 촉망 받는 작가였으나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장애를 가진 아들만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아버지 ‘제이크’, 선천적인 지체장애로 인해 의사소통이 어려운데다, 타인의 도움이 없이 생활할 수 없는 17세 아들 ‘조이’. 조이는 곧 성인이 되는 17세 소년의 지극히 자연스러운 변화를 겪고 있지만, 제이크에게는 그조차도 큰 고민이자 부담으로 다가온다. 평생 서로를 아끼고 사랑해온 두 사람이지만, 서로에게 말 못할 비밀 또한 간직하고 있다. 제이크에게는 오랜 시간 만남을 이어온 연인 ‘로빈’의 존재가, 조이에게는 친구 ‘라우디’와 독립해 살아갈 꿈이 바로 그것이다. 조이가 자라나는 만큼 깊어지는 제이크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갑자기 들이닥친 불행은 두 사람의 삶과 미래를 완전히 바꿔놓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삶까지도 서서히 바꿔놓게 된다. 연극 <킬 미 나우>는 선천적인 지체장애로 평생 보살핌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꿈꾸는 17세 소년 조이와 작가로서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홀로 아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아버지 제이크의 삶을 그린다. 조이에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겪는 성장 과정과 변화가 매 순간 힘겨운 고비가 되고, 제이크에게도 그것은 가장 큰 고민이자 부담이 된다. 이 연극은 서로 사랑하고 헌신하는 가족이라도, 장애라는 현실 앞에서는 자식의 성장을 마냥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를 위한 헌신과 희생에도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보여주며 우리의 삶과 관계를 돌아보도록 이끈다. 더불어 육체적, 정신적으로 한계에 내몰린 이들이 삶과 죽음 사이에서 내리는 결정을 통해 고통 앞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인간다운 삶과 존엄, 그리고 진정한 이해에 대해 진실하고도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킬 미 나우>는 초연 당시 섬세한 신체연기와 감정표현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던 ‘제이크’ 이석준, ‘조이’ 윤나무의 복귀와 함께, 원 캐스트로 작품을 빛낸 ‘로빈’ 이지현, ‘트와일라’ 이진희, ‘라우디’ 문성일이 돌아온다. 이와 함께 <태양의 후예>, <막돼먹은 영애씨> 등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승준이 ‘제이크’로, 뮤지컬에 이어 연극 무대로 연기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신성민이 ‘조이’로 새롭게 합류했다. 또한 <미생>, <솔로몬의 위증>, <역적> 등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대중에게 친숙한 배우 신은정이 ‘로빈’으로 첫 연극무대에 도전하며, 연극계 소문난 연기파 배우 정운선과 오정택이 각각 ‘트와일라’와 ‘라우디’로 합류하며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연극 <킬 미 나우>는 초연을 선보였던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다시 막을 올리며 오는 7월 16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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