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 서경식 지음 / 최재혁 옮김 / 반비 / 18,000원 이탈리아의 여러 작가와 예술가를 소개하는 글을 여러 차례 써온 디아스포라 에세이스트 서경식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로마, 페라라, 볼로냐, 밀라노 등 이탈리아의 여러 도시를 방문해 다양한 예술가들과 예술작품을 만나고 생각한 바를 기록한 여행 에세이다. 작가는 이탈리아의 여러 작가와 예술가를 소개하는 글을 여러 차례 써왔다. 하지만 이 책에 엮인 내용은 조금 특별하다. 이탈리아 유대인의 역사, 1,2차 세계대전 시기 이탈리아 저항의 역사에 대한 관심은 이전과 연결되지만 주된 관심은 ‘근대 인문학의 황혼’이라고 할 법한 시대적 변화로 한 발 옮겨져 있다. 60대의 저자가 찾은 이탈리아는 어딘가 조금 달라졌다. 이탈리아뿐만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전쟁으로부터의 교훈, 역사로부터의 교훈을 망각하고 이전보다 더욱 더 천박해져간다. 인간은 애초부터 잔혹하고 어리석은 존재였지만 간혹 인간의 위대함을 보여주는 어떤 근대적인 시도가, 예술적이고 정치적인 시도가 반짝 하고 빛났던 시기가 있다. 그 시기의 기억은 계속해서 희미해져가지만, 그 시기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새로운 성찰의 계기를 만들어낸다.
습관의 감옥 폴 윌리엄스, 트레이시 잭슨 지음 / 조은경 옮김 / 판미동 / 16,500원 오스카상과 그래미상을 받은 저명한 작곡가와 영화 ‘쇼퍼홀릭’의 시나리오를 쓴 할리우드 극작가가 나쁜 습관과 중독, 심리적 문제들을 이겨 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80여 년 전통의 확실한 중독 치유법을 이용해 일상의 다양한 나쁜 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판미동에서 출간되었다. 저자들은 우리 모두가 현실에 중독된 채 ‘습관의 감옥’에 갇혀 있다고 말한다. 반복되는 실수, 자신의 한계에 대한 좌절, 벗어나지 못하는 이 평범하고 지루한 삶 자체가 바로 ‘현실에 중독된 것’과 같기 때문이다. 현재의 모습에 만족하며 살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리 모두에겐 꿈이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주체성을 잃고 습관에 얽매인 채로 끌려간다. 습관 때문에 우리는 나쁜 것과 결별하지 못하고 결국 우리가 진짜 원하던 삶으로부터 멀어지고 만다. 나쁜 습관은 평온한 삶을 망가뜨리고, 목표와 성취를 좌절시키며,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가 모두 ‘중독’임을 지적하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솔루션 가이드를 제공한다.
문장의 온도 이덕무 지음 / 한정주 옮김 / 다산초당 / 15,000원 조선의 에세이스트 이덕무가 남긴 소품문 에세이 ‘이목구심서’와 ‘선귤당농소’의 아름다운 문장들을 뽑아 그 정수를 오롯이 담아낸 책이다. 이 두 책에서 가려 뽑은 문장 곳곳에는 생생한 일상이 다채롭게 그려져 있다. 삶에서 가장 빛나는 것들은 언제나 평범한 일상 속에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에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풍경도 세심히 관찰해 어린아이처럼 진솔한 문장으로 표현했던 그의 글을 한 편 한 편 마주하는 동안, 어느새 메마르고 허전하게만 느껴졌던 우리 삶의 온도가 바뀐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다른 사람을 따라 하거나 과장되게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좋은 문장을 쓰고 일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비법임을 보여주고 오직 진실한 삶, 그리고 머리나 가슴 어느 한쪽만이 아닌 온몸을 다해 써낸 정직한 문장만이 우리에게 울림을 준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고유의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사랑하려는 이들의 안목을 길러 주고, 기꺼이 응원과 격려를 건네며 저마다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그것을 잘 가꾸는 것만이 우리 삶을 보다 행복하게 만든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규슈 역사 문화 여행 유일상 지음 / 스토리존 / 20,000원 이 책은 규슈의 7개 현을 하나씩 소개하면서 현의 명소들을 살펴본다.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온천과 성, 번화가의 정보를 제공한다. 이 책의 특징은 그렇게 여러 지역을 소개하면서 그곳에 담긴 사연과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는 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된 인물들, 역사적 사건들을 많이 다루는데 그러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규슈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다. 백제의 유민들이 정착한 곳이나 임진왜란에서 우리나라를 침략한 장수들과 관련이 있는 곳, 임진왜란 때 끌려간 도공들의 흔적이 남은 곳은 규슈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우리와 밀접하게 연관된 역사의 현장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유일상 교수는 이 책에서 여행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자고 충고한다. 세계 어디든 여행을 다니기 쉬워졌지만 정작 여행에서 얻는 것은 멋진 풍경이나 색다른 먹거리인 경우가 많다. 물론 그런 여행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한다면 인생의 방향을 다시 정할 수도 있다. 그것이 그가 제안하는 여행의 진정한 역할이다. 그런 의미에서 유일상 교수는 규슈를 돌아보며 규슈의 역사를 살펴보고, 거기에서 우리가 되새길 만한 점들을 찾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