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미권을 휩쓴 공연이 드디어 바다 건너 대한민국에 상륙한다. ‘극장을 뒤흔드는 공연’이라는 찬사를 받는 연극 <오슬로>가 국립극단의 2018년 하반기 해외신작으로 선정됐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극작가 J. T. 로저스의 <오슬로>는 지난 2016년 뉴욕 링컨센터 초연 후 토니상, 드라마 데스크상,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상 등을 휩쓸며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무대에서도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아시아 최초의 <오슬로>가 될 이번 무대는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 감독이 취임 이후 첫 연출작으로 선택해 직접 공연을 진두지휘하는 만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92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 간의 긴장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된다. 미국이 주도한 평화협상은 계속 실패하고, 유혈충돌은 두 지역을 더 갈라놓을 뿐이다. 비참한 현실을 지켜보던 노르웨이의 한 부부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비밀 협상 채널을 만들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 대표자들의 회담이 극비리에 준비된다. 격의 없는 분위기로 회담 관련자들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지고 그들은 결국 서로가 평화를 원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이번 작품은 노르웨이의 한 부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비밀 협상의 다리를 놓으며 뿌리 깊은 갈등을 겪고 있던 양국을 이어주는 과정을 밀도 있게 그렸다. 르완다 대학살,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 그간 국제사회의 뜨거운 감자를 재치 있게 다뤄온 J. T. 로저스는 <오슬로>를 통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오슬로 협정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1993년 극적으로 타결된 오슬로 협정의 숨겨진 주역에 집중한 이 작품은 다소 묵직한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는 서사에 블랙 유머를 적절하게 녹여냈다는 평이다. <오슬로>는 현재 영화 <라라랜드>의 제작진에 의해 영화화가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하나의 가능성을 향한 지난한 과정’이라는 주제로 공연을 가열 차게 준비하고 있는 이성열 연출은 특유의 속도감과 위트를 십분 살려 작품의 매력을 극대화할 전망이다. 이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며, 열정적인 사회학자 ‘라르센’ 역은 극단 양손프로젝트의 배우 손상규가 맡아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저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카리스마 있는 외교관 ‘모나’ 역에는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드는 이 시대의 뮤즈 전미도가 캐스팅되어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복귀한다. 한편 연극 <오슬로>는 오는 10월 12일부터 11월 4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며, 티켓 가격은 전석 2만원-5만원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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