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 이후 새로운 ‘슈퍼팝’의 세계를 창조한 케니 샤프의 아시아 최대 규모 기획전이 개최된다. 키스 해링, 장 미쉘 바스키아와 함께 팝아트의 전성기를 이룩한 <케니 샤프, 슈퍼팝 유니버스> 전시가 오는 10월 3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롯데뮤지엄에서 열린다. 공상과학만화의 캐릭터와 소비사회의 메시지를 결합시켜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펼친 팝아트의 황제, 케니 샤프는 앤디 워홀 이후 팝아트로 재정비된 1980년대 시각문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고 발전시켰다. 아시아 최초로 그의 작품을 총 망라하는 이번 전시에는 회화, 조각, 드로잉, 비디오, 사진자료 등 100여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LA에서 태어난 케니 샤프는 1978년 뉴욕으로 이주한 이후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수학하면서 예술적 영감을 주는 친구들인 바스키아와 키스 해링을 만난다. 이후 그들은 뉴욕의 이스트 빌리지를 활보하며 자유롭게 새로운 예술을 실험한다. 예술적 롤 모델이었던 앤디 워홀을 만나고 클럽 57과 같은 언더그라운드에서 퍼포먼스와 실험적 전시를 계속 진행하며 케니 샤프는 뉴욕 화단에 혜성처럼 등장한다. 1979년 뉴욕 백화점 피오루찌 매장에서의 첫 번째 전시를 시작으로 1980년 하위문화로 여겨지던 작품들로 구성된 대규모 단체전 타임스퀘어쇼와 P.S.1의 뉴욕/뉴웨이브 쇼에 참여하면서 케니 샤프는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작품을 선보인다. 이후 케니 샤프는 펀갤러리와 토니 사프라지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 1982년 케니 샤프는 독일 하노버의 케스트너게젤샤프트에 키스 해링과 함께 전시했으며 이듬해 스위스 루체른 미술관 전시에는 바스키아, 키스 해링과 함께 참여했다. 이후 케니 샤프는 휘트니 뮤지엄의 휘트니 비엔날레에서 그의 환상적인 설치 공간 코스믹 카반을 전시했고, 명실상부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선다. 1987년 앤디 워홀이 사망하고, 1988년에는 바스키아, 1990년에는 키스 해링이 유명을 달리하면서 그는 큰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케니 샤프는 해외 유명 미술관 전시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 독창적인 예술 활동을 계속한다. 냉전 시대 우주로의 탐험은 그의 작품을 초현실적인 우주 공간으로 인도했다. 친구들을 빼앗아간 마약과 에이즈의 공포 그리고 핵전쟁과 환경문제에 대한 두려움은 고스란히 그의 작품에 녹아있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공상과학만화였던 플린스톤과 젯슨가족의 내용을 차용하는 것을 시작으로 독특한 외계생물체를 창조했다. 녹아내리는 듯한 형태는 화려한 색채 그리고 작가 특유의 유머와 결합해 현실의 문제를 새롭게 보여주는 역동적인 상징이 되었다. 그는 뉴욕을 비롯한 세계 유명 도시의 거리에 그래피티를 남기면서 스트리트 아트의 초석을 세우기도 했으며, 지금도 회화, 조각, 퍼포먼스, 그래피티 등 장르의 구별 없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처럼 케니 샤프는 우리의 일상을 환상의 세계로 만든다. 낡은 물건들에 그림을 그려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일상의 물건들로 전혀 다른 공간을 창조한다. 쉽게 사먹을 수 있는 도넛은 유토피아로 떠나는 우주선이 된다. 특히 그의 화면에 공존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은 현실에 더욱 집중하게 하고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문제를 풀어나가고자 하는 분명한 의지를 부여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소비사회 속에서 탄생한 팝아트라는 거대한 시각문화에서 케니 샤프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아울러 일상을 환상의 세계로 변화시키는 마법 같은 그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케니 샤프, 슈퍼팝 유니버스> 전시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롯데뮤지엄에 문의하면 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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