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아티스트 16명의 손끝으로 그려낸 ‘그리는 것’의 특별한 가치를 재조명하는 대규모 기획 전시가 개최된다. 디뮤지엄에서 열리는 <I draw: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 전시는 마스터 일러스트레이터들을 포함해 최근 독창적인 작업으로 세계 각지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16인의 드로잉, 일러스트레이션, 오브제, 애니메이션, 설치 등 약 35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익숙한 듯 새로운 풍경을 펼치거나 내면으로의 여정 등을 보여주며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옴니버스 구성으로 선보인다. 이를 통해 역사 속에서 각 시대의 다양한 면모를 기록하고 기억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각과 상상을 시각화하여 개성적으로 표현해온 그리는 것의 가치에 새삼 주목한다. <I draw: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 전시의 참여 작가는 총 16인으로 개성적인 드로잉과 일러스트레이션 작품 등으로 세계적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이들이 대거 참여했다. 우선 주변에서 마주친 새롭고 낯설게 느껴지는 풍경이나 대상을 드로잉을 통해 이해하고 수집하는 엄유정을 비롯해 10대의 나이에 『뉴요커』표지를 장식한 20세기 일러스트레이션 마스터 피에르 르탕, 단순한 색과 형상만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계절과 그 안의 인물을 달콤하게 묘사하는 오아물 루, 주변에 대한 근본적인 관심을 기초로 순수하고 매력적인 인물과 다양한 상징 속에 숨겨진 스토리를 그려내 구찌의 뮤즈가 된 언스킬드 워커의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여성이 중심인물로 등장하는 화면에 순수함과 아름다움, 경쾌함과 유머를 담는 크리스텔 로데이아, 지난 40여 년 동안 메탈을 소재로 한 아이코닉한 로봇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기계적 판타지를 표현해온 하지메 소라야마, 유년시절의 노스텔지아와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경계를 사이키델릭한 디지털 페인팅으로 제시하는 람한, 자연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를 기반으로 실재와 상상을 결합한 세밀화를 그리는 케이티 스콧, 자전적인 이야기와 소재의 단순성이 결합할 때 만들어지는 본질적인 감동을 전하며 가구, 오브제, 패션, 드로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페이투굿도 눈여겨볼 만하다. ‘낙서폭탄’ 프로젝트로 장난스러운 캐릭터와 화려한 색상의 패턴이 특징인 낙서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해티 스튜어트, ‘그림서체’로 언어와 이미지 사이에 존재하는 창조적인 순간들을 불러일으키는 조규형, 분홍, 파랑, 보라와 같은 몽환적인 색채를 이용해 청춘들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신모래, 검은색 잉크를 이용해 작가 자신과 주변의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정제해 보여주는 무나씨, 수공적인 화풍의 애니메이션으로 관계에 대한 서사를 나누는 김영준, 유스 컬처의 크리에이티브 에너지를 담아낸 유머러스한 드로잉과 타이포그래피로 회화, 음악, 패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슈테판 마르크스, 이야기를 느린 속도로 정교하게 담아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의 그림책으로 발표해온 쥘리에트 비네 등의 작품이 이번 전시에 포함됐다. <I draw: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는 익숙한 일상 속에서 환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는 창문, 정원, 응접실, 박물관 등 참여 작가 16인의 작업 세계에 영감을 준 공간적 모티브를 바탕으로 두 층의 전시장에 안과 밖의 개별적 장소들을 연이어 펼쳐낸다. 또한 각 작가의 세계관을 보다 세심하게 연출하기 위하여 건축가 권경민이 전시장을 설계하고, 씨오엠과 크래프트 브로 컴퍼니가 시노그라피에 참여했다. 더불어 최재훈의 인트로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전시 공간에는 탬버린즈의 전문 조향사들이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특별한 향과 뮤직 크리에이티브 그룹 스페이스오디티가 선별한 아티스트의 사운드가 함께해 공감각적인 전시 관람을 선사한다. 이처럼 전시 <I draw: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는 디지털화된 시각 이미지로 점철된 현대 사회의 우리에게 작가들이 손끝으로 그려낸 일상 속 특별한 이야기와 눈과 카메라가 포착하지 못하는 섬세하고 미묘한 감성을 오롯이 전한다. 이를 통해 관객은 보이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고 새로운 감각으로 경험하게 하는 단순하면서도 멋진 행위, ‘그리는 것’의 특별함을 재발견할 전망이다. 전시는 오는 9월 1일까지 계속된다. 김성우 기자 [사진 제공: 디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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