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찍는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의 환상적인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에릭 요한슨 사진展>이 아시아 최초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개막한다. 에릭 요한슨은 사진가이자 리터칭 전문가이며 그의 작품은 다른 여타 초현실주의 작가의 작품처럼 단순한 디지털 기반의 합성 사진이 아니라, 작품의 모든 요소를 직접 촬영하여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세계를 한 장의 사진 속에 가능한 세계로 담아낸다. 그의 상상의 풍부함이나 표현의 세심함은 단순히 사진 이상의 세계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포토샵을 이용한 이미지 조작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의 경지라는 반응이다. <에릭 요한슨 사진展>은 한국과 스웨덴의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으로 진행된다. 스웨덴의 다양한 문화와 환경은 에릭 요한슨 같은 다양성의 작가를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에릭 요한슨은 스웨덴을 대표하는 사진작가로서 초현실주의 사진작가 중에서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능력을 지닌 작가라 할 수 있다. 국내에는 아직까진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지만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에서 오픈 10분 만에 1000% 금액을 달성하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 정도로 에릭 요한슨의 작품은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작품을 한번 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갖고 있다. 그는 마그리트와 에셔에게서 영감을 받았으며 사진 업계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아 벤 구센, 딘 챔벌레인, 홀거 푸텐 등과 함께 가장 촉망받는 사진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는 사진작가보다는 화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실제로 에릭 요한슨의 작품을 보면 에셔의 수학적 정확성과 살바도르 달리의 유머가 느껴지곤 한다. 또한 그의 사진은 위아래가 뒤바뀌기도 하고 항상 착각을 일으키는 마그리트의 관점을 더해 매력적이고 강렬한 풍경을 담는다. 역설적으로 그의 초현실성은 불가능한 장면에서도 가능성을 드러내는 순수한 사실주의를 찾을 수 있다. 에릭 요한슨의 작품을 보면서 그가 동경했던 선대 작가들의 흔적을 찾아보는 것은 이번 전시를 관람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그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작품 활동에 영향을 준 화가들의 목록을 표기해두고 있다. 이는 그가 선대 작가들 또는 현대를 함께하고 있는 작가들과의 교감을 통해 얻은 영감을 얼마나 자신 있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피카소가 아프리카의 공예 작품에서 ‘아비뇽의 처녀’를 찾아내고 에셔가 무어인의 알함브라 궁전에서 기하학적 작품을 찾아냈으며, 마그리트가 키리코의 데페이즈망 기법을 차용하여 초현실주의를 대표하게 된 것처럼 많은 예술가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이제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공개 중인 에릭 요한슨의 작품을 통해서 관람객들도 작가와 교감을 이루어 마음속에 갇혀있던 상상력을 끄집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번 전시는 그의 대표작 약 50점의 대형 작품과 사진촬영을 위한 스케치, 미디어 그리고 설치작품을 4개의 상상력에 관련된 섹션으로 나누어 관람객에게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미 솔드 아웃 되어버린 에릭 요한슨의 대형 작품들도 함께 전시되고 있으며, 그의 미공개 신작을 한국의 관람객을 위해 특별히 공개하여 그 의미를 더한다. 이밖에도 에릭 요한슨은 다양한 이벤트와 세미나 등을 한국을 직접 방문해 진행하며 관람객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열리지 않았던 색다른 사진전의 매력으로 올 여름 전시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 <에릭 요한슨 사진展>은 오는 9월 15일까지 계속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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