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연인들만큼이나 뜨거운 늙은 부부의 사랑 이야기가 관객들을 찾아온다.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가 9월 21일부터 10월 1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무대에서 열린다. 위성신·오영민이 공동으로 쓰고 위성신이 연출하는 <늙은 부부이야기>는 남편과 사별 후 세 딸을 출가시키고 살아가는 욕쟁이 할머니 이점순과 부인과 사별 후 평생을 양복쟁이로 살며 두 아들을 키운 날라리 할아버지 박동만의 황혼 로맨스를 그린 2인극이다. 2003년에 초연되어 꾸준히 공연되어 오다가 2014년을 끝으로 원작자의 연출로는 관객과 만나지 못한 작품이다. 연출가 겸 작가 위성신은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오감도-백수에 대하여>, <삼자외면>, <염쟁이 유씨> 등을 통해 뛰어난 실험성과 연출력을 선보인 연출가로 '일상과 이미지'라는 소재로 작품 활동을 끊임없이 이어오고 있다. 위성신은 특히 사랑을 주제로 일상의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아름다움을 섬세하고 담백하게 보여주는 작업으로 관객들을 매료시켜왔다. <늙은 부부이야기>를 시작으로 여러 실버 콘텐츠 공연을 연출하게 된 위성신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되어가는 우리 사회가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들을 꾸준히 무대 위로 끌어올려 관객들에게 제기하고 있다. 늙어도 연애를 원하고 결혼을 꿈꾸며 사랑을 갈망하는 노인들의 모습부터 그동안 터부시하고 감추어진 노인들의 성과 사랑의 문제까지 밖으로 드러내며, 어찌 보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천대’받는 노인세대에 대한 공감대가 이번 무대에서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998년부터 쓰기 시작해 2003년 작가 오영민과 협업으로 처음 무대에 올렸고 2014년 이후 대학로를 떠나 있다가 5년 만에 예술의전당에서 새롭게 재탄생하는 위성신 연출의 <늙은 부부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번에 재공연 되는 <늙은 부부이야기>에는 문화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김명곤 배우와 국회의원으로 활동 한 바 있는 정한용 배우가 소극장 나들이에 나선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극중 파트너인 이점순 역에 차유경, 이화영 배우의 캐스팅을 직접 제안할 만큼 이번 공연에 대한 각오가 남달라 커플을 이룰 배우들의 환상적인 하모니가 기대된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시종일관 선보이는 유쾌함으로 눈 돌릴 틈 없는 재미를 선사하지만, 막을 내릴 때 쯤 가슴에 퍼지는 따뜻한 황혼의 수채화를 경험할 수 있는 연극이다. 2막을 넘어 인생 3막을 맞는 65세 이상 인구가 760만 명에 이르는 고령화 사회에서 극중 ‘신(新) 중년’이 그려내는 사랑의 여정은 우리 시대 모든 연령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있다. 유인택 사장은 ”대학로에서 과거 각광받은 작품을 엄선해 오늘의 관객에게 다시 소개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의미가 크고, 또한 전국 공연장으로도 공연 기회를 확산해 예술 플랫폼으로서의 기관 역할도 시험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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