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가 조지 인네스는 “예술의 진정한 사용은 첫째, 예술가 자신의 영적 본성을 함양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함으로써 인생과 예술이 어떠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는지를 역설한 바 있다. 오늘 소개할 백낙효 화백 역시 자아 성찰을 위하여 그야말로 끊임없는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화백이다. 그는 고희를 넘긴 나이임에도 지난달 9일부터 21일까지 고향 밀양에서 개인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경남 밀양에 위치한 밀양아리랑아트센터 전시실에서 2020 밀양문화재단 기획초대전시 <백낙효전>을 연 백낙효 화백을 만나 그의 예술세계를 조명했다.
백낙효 화백은 1947년 밀양에서 태어났다. 그는 밀양아랑제 미술실기대회에 참가하고 출품하는 것을 계기로 미술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가 끊임없는 창작활동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냈다. 그는 자신의 존재 자체와 그 이유를 예술창작을 통하여 깨달아 가고자 노력하며 삶과 예술을 하나의 경지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이며, 부단한 수행의 결과 대한민국 화단에서 수행하는 작가로도 명망이 높다. 특히 백낙효 화백은 우리나라의 실생활 소재라고 할 수 있는 한국문양, 꽃, 물고기, 음양오행 등을 이른바 ‘릴리프기법’을 통해 선보이며 미술계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1969년 첫 개인전을 필두로 50여 년에 이르는 화업을 쌓은 그는 동아대학교 미술학과 및 동 대학원에서 미술교육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9회의 개인전, 300여 회의 초대전 등을 통해 작품활동을 펼친 바 있다. 이렇듯 그는 왕성한 창작활동은 물론 대한민국문화예술대상, 2016 자랑스러운 한국인상, 2016 코리아파워리더대상, 2017 대한민국인물대상, 국민훈장 녹조근정훈장, 2019 부산미협공로상, 2019 한국예총문화예술대상 등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현재 그는 열매회 사무국장, 구인회 사무국장, 동구문화예술인협의회 회장을 맡으며 지역 미술발전을 위해 공헌하고 있다.
대표작들을 고향에 소개한 뜻깊은 전시 “저는 밀양에서 태어나 ‘밀양아랑제 미술실기대회’를 계기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미대를 졸업하고 미술 교사로 후진 양성을 해 오면서도 그림을 계속 그려 온 덕분에 고희를 넘긴 나이에 고향인 밀양에서 초대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늘 그리워하던 고향에서 제 각고의 작품들을 선보이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동향인들에게 예술을 통한 휴식과 행복을 전해드렸다면 저는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전 국민이 힘겨운 시기 속에서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전해드렸기를 기원합니다.” 2020 밀양문화재단 기획초대전시 <백낙효전>은 독창적인 릴리프기법을 통해 깨달음을 담아내는 작품세계를 구축한 백 화백 예술의 정수였다는 평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녹아든 대표작들을 고향에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였으며,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한국적 이미지를 대주제로 삼으며 부귀와 영화, 성공을 향해 쉴 틈 없이 정진하는 현대인에게 잠시나마 마음의 평화를 선사했다. “생활 속에서 자연 발생돼 역사와 더불어 이어져 온 우리 민속 전통 문양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양이며, 가장 깊은 의미를 지닌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우리의 민속 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며 소중하게 여겨 그 심오한 의미와 위대한 뜻을 연구하고 바르게 이해하여 후손에게 전수해야 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백 화백은 불도의 수행에서 깨달은 내면세계, 즉 삶의 본질을 다양한 사물을 비롯한 여러 꽃을 도입하여 독특한 표현 기법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사물을 관찰하고 분석한 독자적인 형상을 도안했다. 선을 따라 하나하나 날카로운 칼끝으로 오려내는 수행과도 같은 작업의 과정을 거쳐 세상에 선보인 그의 작품들은 고난과 인내의 시기에 관람객으로 하여금 따뜻한 위안과 위로가 될 수 있었다. 푸르른 녹음이 무성한 이 계절에 그의 전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유다.
휴식과 행복을 전하고 싶다 “사람의 직업은 생존의 한 방편이지 그 사람의 인생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을 업으로 삼든 간에 진, 선, 미의 추구를 통해 자신의 태본을 찾아, 자신의 존재 이유를 깨닫는 것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배워서 알려고 노력하고, 종교에 귀의하여 도덕적 선행을 행하며,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더 나아가 예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요?” 백낙효 화백이 평생에 걸쳐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상하고 어두워진 자신의 영적 태본을 찾아내어 그것을 정상으로 되돌려놓기 위한 과정을 실천하며 자아의 성찰을 추구하기 위해서이다. 그 성찰의 결과물인 작품을 통하여 동시대에 공존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잠깐이나마 휴식과 행복을 전하기를 바라는 백낙효 화백. 이 모든 창작의 과정은 예술을 사랑하는 백 화백의 마음의 표현일 것이다. 백낙효 화백이 앞으로도 불타는 예술혼으로 끊임없는 창작활동을 이어가 더 많은 이들에게 휴식과 행복을 선물하는 동시에 대한민국 미술발전을 견인해나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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