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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갤러리 대구는 추상회화라는 영역에서 자신만의 양식을 구축해 나가는 젊은 작가 3인, 이나 겔큰, 메간 루니, 크리스 서코의 그룹전 <HANGOVER BOOGIE>를 7월 23일부터 9월 1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의 그레고어 얀센 관장에게서 유럽에서 영향력 있는 젊은 작가 10인을 추천받아 그 중 리안갤러리가 최종 3인을 선별하여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는 1967년 설립 초기부터 세계적인 거장 요셉 보이스, 백남준, 게하르트르 리히터 등이 전시했던 곳으로 독일 미술계의 권위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또한, 동시대 미술 현상과 경향의 역사적, 지역적인 척도가 되어 현대미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회를 개최해 온 독일의 유서 깊은 전시 기관이라 할 수 있다.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와 한국 미술계의 인연은 2017년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백남준 아트센터와 업무 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같은 해 부산시립미술관, 2019년에는 대구시립미술관과도 업무 협약을 맺으며 다양한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모색하면서 전시, 세미나, 워크숍, 출판 등의 사업을 함께 추진해오고 있다. 전시 제목인 ‘HANGOVER BOOGIE’는 그레고어 얀센 관장이 참여 작가의 추상회화에서 공통성을 추출하여 표명한 것인데 의역하자면 ‘부기 리듬에 취하여’라는 뜻으로, 3인의 작가가 격정적인 음악에 심취하여 회화 속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작업 방식을 공통분모로 바라본 것이다. 또한, 그레고어 얀센 관장은 20세기 초반부터 시작된 추상의 역사에서 이들 3인이 갖는 차별성을 더 이른 시기부터 시작해온 영적인 추상에서 유래했음을 지적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세 명의 작가는 세계화와 디지털 혁신을 몸소 경험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이들은 급격한 시대 변화를 각기 다른 관점에서 풀어내며 새로운 추상화를 선보인다. 먼저 이나 겔큰의 작품은 반항적이면서도 독특한 것이 특징이다. 겔큰은 과감한 몸짓으로 선을 휘갈겨 덩어리와 구조를 만들어내는데 그 안에는 시각적인 간결함이 담겨있다. 누군가는 겔큰의 작품을 보고 작가의 괴기한 상상 속에 존재하는 초현실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겔큰은 구상적인 요소에 암시를 담는데, 관람자는 그 암시적 표현을 통해 스스로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 앞에 선 느낌을 받게 된다.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 설치,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메간 루니는 특정 유행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가지고 작업한다. 루니의 작품 속 대상은 화면에 드러나는 동시에 사라지는데, 이때 화면 안에 있는 무정형의 색 덩어리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워 보인다. 한편 2019년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에서 선보인 <Fire on the Mountain>은 대규모 장소 특정적 작업으로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나는 것에 주목하였다. 이 작품은 범람하는 디지털과 가상 이미지에 싫증 난 사람들에게 손으로 그린 예술 작업으로 내적 경험을 하게 만들어, 예술이 디지털 이미지 과잉에 대항하는 수단임을 제시한다. 크리스 서코는 구상과 추상, 정교함과 조잡, 그리고 깊이와 표면 사이를 넘나드는 작업을 선보이는데, 최근작은 현란한 색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그는 다양한 재료와 제작 방법을 연구하여 붓, 팔레트, 나이프 같은 페인팅 도구를 모두 없애버리고 캔버스에 손으로 직접 색을 칠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음악과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연관 있는데,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는 데 많은 도구가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서코는 최소한의 도구로 작품을 제작한다. 보통 본인의 드로잉과 사진, 기억을 활용하거나 대중문화, 문학, 영화, 음악을 참조하기도 한다. 그의 회화는 고정관념을 거부하고 추상이라는 무궁무진한 영역을 탐구한다. 세 작가가 보여주는 결단력 있는 표현 방식은 기존의 고요한 작품 감상 방식의 틀을 깨버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HANGOVER BOOGIE’에 담긴 의미처럼 자유롭게 리듬에 몸을 맡겨, 춤을 추듯 세 작가가 보여주는 회화의 에너지를 온전히 느껴볼 수 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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