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김지연 지음 / 호우야 / 16,800원
카운슬링의 장인 신동엽과 산부인과 ‘의사언니’ 김지연 전문의가 함께 진행하는 네이버 오디오클립 〈신동엽의 성선설〉은 재미보다 정보에 초점을 맞춘 성교육 팟캐스트다. 두 사람은 청취자들이 보낸 성 고민 사연을 소개한 뒤 아낌없는 조언을 내놓는다. 인생 선배이자 전문가 입장에서 이들이 소개하는 사연에는 누구나 한 번쯤 하게 되거나 들어봤을 법한 성 고민들이 담겼다. 책으로 엮은 『신동엽의 성선설』은 솔직하게 물어볼 수 없었던 성(性)과 관련한 심리 상담에 전문적인 의학 지식까지 쌓을 수 있어 학습으로도 효과만점이다. 다양하지만 공감 가는 이야기들과 속 시원한 솔루션이 돋보이는 어른들을 위한 성교과서라 할 수 있다. 이미 청취자들을 통해 “산부인과 전문의라 안심되네요”, “성문제의 양성화와 올바른 성지식에 대찬성합니다”, “신동엽님은 연예계의 구성애님 느낌이다”라며 호평을 받은 『신동엽의 성선설』을 통해 평소 성에 관한 궁금증을 말끔히 해소해보시길 권한다.
후각과 환상
한태희 지음 / 중앙북스 / 16,000원
후각이 그토록 즉각적으로, 강렬하게 기억 속 시공간을 소환할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답은 『후각과 환상』에 있다. 우리의 후각중추는 해부학적으로 감정이나 기억, 욕망과 연결된 변연계 근처에 위치해 있다. 우리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냄새를 맡으며, 그 후각적 체험들은 뇌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가 우연한 자극에 의해 추억, 감정, 욕망과 함께 되살아난다. 여행에서도 마찬가지다. 여행지의 독특한 냄새는 훗날 감성적인 기억을 선사한다. 그리하여 지은이는 '코'를 앞세워 지구 방방곡곡을 누비고 그 후각적 심상을 써 내려간다. 삶과 죽음, 향기와 악취가 공존하는 인도 콜카타 사원 앞 거리에서 출발해 세계 도처의 풍경을 ‘냄새’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저마다의 여행 체험과 기억을 다각도로 음미하고 향유하며, 여행의 즐거움을 완성하게 된다. 여행의 욕망이 억눌린 시대, 의학자가 기록한 후각적 서정, 냄새의 풍경을 따라 가보자. 세상의 냄새를 좇는 일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여행이 될 것이다.
장식과 무게
이민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3,000원
섬세한 문장과 밀도 높은 사유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구축해온 이민진의 첫 번째 소설집 『장식과 무게』가 출간되었다. “복잡한 감정의 세계를 다루면서 이에 호응하는 편린을 섬세하게 겹쳐 놓았다”(소설가 김성중)는 평을 받으며 2016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래 5년간 쓰고 다듬은 소설 7편을 한데 묶었다. “끊임없이 방향을 탐색하는 것. 그렇게 스스로 그리고 타인에게 가까워”(「작가의 말」)지기 위해 소설을 써온 이민진은 『장식과 무게』에서 지나간 시절에 대한 회고를 통해 불가해한 타자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지금 잃었다고 느끼는 것들과 다가올 시간에 다시 찾을 수 있는 것들”(「프루스트가 쓰지 않은 것」)의 조각을 세심하게 이어 붙여 그동안 간과했던 세계의 지도를 발견하고 잃어버린 이에게 다시금 가닿고자 애쓴다. 예기치 못한 결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언젠가 또 만나게 되리라는 믿음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그러므로 『장식과 무게』는 한때 알 수 없는 이유로 멀어졌으나 여전히 그 대상을 향해 남아 있는 감정과 아름다운 추억의 이미지들을 작가의 사려 깊고 유려한 문체를 따라 되짚어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과거를 복기함으로써 현재와 미래를 성찰하도록 이끌며 스스로에 대한 탐문을 이어가도록 돕는다.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
김선희 지음 / 한겨레출판사 / 14,000원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는 무섭다.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폴드는 기계학습으로 코로나19 백신의 3차원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2016년 이세돌 9단에 압승을 거둔 알파고 리는 인간이 제공한 빅데이터로 학습했지만, 1년 뒤에 나온 알파고 제로는 데이터 없이 스스로 학습하여 36시간 만에 알파고 리를 능가했다. 『인공지능, 마음을 묻다』는 인공지능의 원리를 꼭 필요한 기본개념으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공학과 수학의 언어를 빌리지 않고도, 인공지능의 지적 활동이 어떤 원리와 방법으로 이루어지는지 일반인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서술한다. 저자와 함께 7가지 질문, ‘인공지능은 인간을 속일 수 있는가’, ‘인공지능은 마음을 구현할 수 있는가’,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 ‘생명과 개성을 가질 수 있는가’,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가’, ‘인공지능과 사랑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은 젠더 정체성을 갖는가’, ‘인공지능을 믿을 수 있을까’에 대답하다 보면, 미래에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지적인 과제들을 올바로 예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