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관심의 한 구석에서 잠들어 있던 우리 가곡을 깨우는 특별한 공연이 펼쳐진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10월 8일 오후 7시 30분, 10일 오후 2시·7시에 콘서트홀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식의 드라마 콘서트 <굿모닝 가곡>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무대는 유명 가곡 작품을 교향악단 반주에 맞춰 나열하는데 그치던 기존의 방식을 완전히 탈피하여, 근대사와 궤를 같이하는 우리 가곡의 탄생과 발전상을 다양한 영상 이미지와 감칠맛 나는 변사의 진행으로 버무렸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엄선한 28개의 명곡 작품을 통해 지난 100년간 우리 민족 곁에서 위로와 격려가 되어 준 가곡의 의미와 의의를 되돌아보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술의전당이 시작한 우리 가곡 활성화 운동!
우리말 노래가 가곡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해 각광 받아 온 것이 벌써 100년이다. 긴 시간 동안 우리 민족이 고초를 견디고 하나로 남을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 된 가곡이지만, 최초 작품 논쟁부터 친일과 이념 다툼까지 많은 갈등 속에서 점차 현대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80년대까지 TV와 라디오 방송의 단골 소재였던 가곡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대중가요와 트로트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번 무대는 이렇듯 한 편에 잠들어 있는 가곡을 ‘굿모닝!’이라는 인사로 깨우는 기폭제가 되어 줄 것이다. 지난 8월 이틀에 걸쳐 전국 성악과 학생들이 참여한 <대학가곡축제>에서 드라마와 가곡의 시너지를 확인한 예술의전당은, 드라마와 영상을 결합해 중장년층과 청년 모두를 아우르는 전례 없는 음악회를 선보이게 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제2의, 제3의 <굿모닝 가곡> 시리즈를 구상하고 있기도 하다.
가곡 활성화 운동에 동참하는 음악계 최고의 스타들
‘아시아 최고의 리릭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라는 평가를 받으며 정상의 프리마돈나 자리를 지켜온 소프라노 박미자와 국내외 무대를 통해 탁월한 기량을 발휘하며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소프라노 홍주영이 무대에 오른다. 세계 오페라 무대를 제패하고 지금도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는 바리톤 고성현, 풍부한 성량과 특유의 감성으로 국내 오페라 무대가 사랑하는 최고의 성악가로 손꼽히는 바리톤 공병우,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바리톤 양준모가 우리 가곡만의 매력을 선보이기 위해 가세한다. 플라시도 도밍고 국제콩쿠르 및 핀란드 미리얌 헬린 국제콩쿠르 등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다수 우승하고 예술의전당 제작 오페라 <마술피리>를 비롯해 국내외 무대에 주목받는 테너 김우경과 아름다운 미성을 가진 <팬텀싱어> 초대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 소속 테너 김현수, 한국인 테너 최초로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무대에 오르는 기록을 세운 테너 이정원까지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최정상급 성악가들이 총출동해 우리 가곡의 향연을 연출해 낼 예정이다.
체계적으로 준비한 가곡 음악회
예술의전당은 2020년부터 가곡 부흥을 위한 활동에 돌입했다. 7월 서예관 4층 미래아트홀에서 우리 가곡의 역사를 되짚는 렉처 콘서트 <히스토리 콘서트>를 개최하였고 8월에는 야외 연못 무대에서 <숲속의 소릿길>이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개최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는 <굿모닝 가곡> 준비를 위한 쇼케이스 공연을 각각 인춘아트홀과 리사이틀홀에서 7월과 8월에 개최하여 가곡과 드라마의 결합을 실험하였다. 8월에는 <대학가곡축제>를 통해 청년층에게 가곡 붐을 조성하는 한편 우리말 노래를 통한 음악가들의 일자리 창출 가능성도 점쳐보았다. 그리고 비로소 이번 <굿모닝 가곡> 음악회를 통해 예술의전당은 본격적인 가곡 활성화 운동에 나서게 되었다. 이번 <굿모닝 가곡>은 ‘우리 가곡 100년의 드라마’라는 부제로 개최되는데, 오는 11월과 12월, 내년 1월과 2월에도 우리 가곡을 소재로 한 <굿모닝 가곡> 시리즈를 계속 계획하고 있다. 예술의전당은 이렇게 대중적 관심을 끄는 음악 행사들을 연이어 개최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한 곡쯤은 우리 가곡을 멋지게 부를 수 있는 때가 곧 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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