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 형태를 가진 조형물을 만들고 다듬은 후 그 위에 대상을 표현하는 최범용 작가의 8번째 개인전 <달항아리_제주이야기>가 지난달 22일 시작돼 오는 16일까지 경기도 화성시에 있는 아이비라운지 갤러리에서 계속된다. 반도문화재단 초대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제주의 모든 풍경을 볼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최범용 작가가 제주 가파도에 갔을 때 청보리밭을 보고 느꼈던 것을 눈과 마음에 담아 화폭에 표현했다. 편안하고도 아름다운 5월의 청보리밭을 달항아리 위에 물들여 감상자들에게 소중한 힐링의 시간을 전하는 최범용 작가를 전시가 진행 중인 아이비라운지 갤러리에서 만났다.
<달항아리_제주이야기> 개최
“저의 제주 청보리밭의 기억은 아직 끝이 아니며 시작입니다. 청보리밭을 비롯한 제주는 저 스스로 편안히 숨 쉴 수 있는 곳입니다. 즉, 어머니의 품이고 편안한 공간이며 쉼터와 마찬가지입니다. 제주 시리즈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제 마음속의 제주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렇게 다시 제주 이야기 청보리밭을 꿈꿔 봅니다.”
서울대학교에서 도자공예를 전공하고, 이탈리아 국립미술학교에서 유학한 최범용 작가는 그동안 우리의 전통적인 미를 대표하는 조선백자 달항아리에 천착해왔다. 그는 8할의 아름다움을 가장 완벽하게 구현한 달항아리에 반해 그 형태를 작품의 바탕 매개로 삼고 있다. 이렇듯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함을 전달하는 달항아리 위에 최범용 작가는 주로 자연을 그리고 있다. 즉, 자연에서 오는 영감과 사람이 가진 감정의 연결 작업에 매진 중인 그는 이번 전시에서는 제주를 소재 삼아 눈에 피로하지 않은 잔잔한 자연의 색상과 더불어 또 다른 마음속에 꿈틀대는 상반된 열정적인 색상으로 물들였다. <달항아리_제주이야기>에 전시된 작품들은 최범용 작가가 연초부터 줄곧 해왔던 지금까지의 작업물들이며, 11월 18일부터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되는 <인천아시아아트쇼 2021>에 출품할 작품 준비에도 한창이다. 또한, 한국미술협회 화성시 지부장으로 있는 그는 11월 말 예정인 <화성미술대전> 개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공공미술 상상공작소 대표로도 활동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작품을 보며 편안함을 느꼈으면…
최범용 작가의 한국미술협회 화성시 지부장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한국미술협회 화성시 지부장직에서 내려오면 또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서 전업 작가로 작업을 성실히 하겠다는 그다. 더불어 죽을 때까지 붓을 놓지 않고 건강히 미술 작업을 하는 게 그에게 남은 마지막 소망이라고 밝혔다.
“저는 앞으로도 전업 작가로서의 첫 출발점이자 작가로서의 현재 제 트레이드 마크인 달항아리 위에 청보리밭과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낼 생각입니다. 제 작품을 보는 분들도 그저 편안한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날 사회는 갈수록 심각하고 어렵고 힘들기만 합니다. 미술사적인 의의는 그다음의 몫이고, 일반인들이 제 작품을 보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향후 젊은 작가를 위한 일종의 협동조합을 만들어 경제적 상황이 어려운 그들의 생활적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는 최범용 작가. 그의 꿈이 이루어져 수많은 전업 작가와 젊은 작가들이 제주 청보리밭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행복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