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 이재용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으며,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했다.
이재용 회장은 별도의 행사 또는 취임사 발표 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28일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회사 ‘디케이’를 방문했다.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세계 최고를 향한 길”이라며 동행 철학을 강조해 온 이 회장이 취임 후 첫 행보로 상생 협력 현장을 가장 먼저 찾은 것이다.
‘디케이(DK)’는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와 28년간 함께 해 온 협력회사이다. 1993년 광주광역시에서 사업을 시작한 디케이는 1994년 삼성전자와 거래를 시작하며 생활가전사업부에 냉장고·세탁기·건조기·에어컨 등의 철판 가공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장은 디케이의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서 “협력회사가 잘되어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라며 협력회사와의 상생 협력을 강조했다.
삼성과 거래 개시 당시 디케이는 매출 7.5억 원, 직원 1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 2,152억 원, 직원 773명으로 각각 287배, 77배 성장했다. 협력회사를 방문한 이 회장의 파격적인 취임 첫 행보는 향후 사업보국을 잇는 ‘미래 동행’ 철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약 10년 만에 회장직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회장직에 오른 이재용 회장은 사내게시판에 ‘미래를 위한 도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취임사를 대신했다.
이 회장은 이 글에서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도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라며 “경쟁의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은 것은 순전히 경영진 여러분과 세계 각지에서 혼신을 다해 애쓰신 임직원 덕분”이라고 경영진과 임직원을 치켜세웠다. 이어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다.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라며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은 “창업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라고 인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하나된 비전,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겠다. 제가 그 앞에 서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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