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이 3월 8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막을 올린다.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실화 바탕의 독특한 소재와 섬세하고 중독성 강한 음악으로 2020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창의인재동반사업 ‘데뷔를 데뷔하라’의 쇼케이스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2021년 전막 낭독공연과 2022년 창작산실 심의 등의 과정을 거치며 2년여간 완성도를 높여왔고, 낭독공연부터 함께 작품을 만들어 온 창작진 및 배우 전원과 새로운 배우들이 의기투합하여 ‘2022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을 통해 마침내 정식 무대를 선보인다.
작품은 18세기 말, 런던 사회를 뒤흔들었던 셰익스피어 유물에 관한 사기극을 모티브로 한다. 셰익스피어 사후 200년쯤 지난 1796년 4월, 런던의 한 극장(Drury Lane Theatre)에서는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 한 편의 희곡이 상연됐다.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와 그의 아버지 ‘윌리엄 사무엘 아일랜드’가 셰익스피어의 미발표 희곡이라며 세상에 처음 공개한 ‘보르티게른(Vortigern and Rowena)’. 하지만 턱없이 낮은 완성도로 관객들의 비난과 야유가 빗발쳤고 첫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작품의 실패는 그간 윌리엄 부자가 공개한 문건들도 위조일 것이라는 ‘에드먼드 말론’ 등의 주장에 힘을 실었고, 위조의 증거들 역시 속속 드러났다. 셰익스피어의 유물 공개와 그것의 진위 여부로 온 런던을 들끓게 했던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는 1796년과 1805년에 두 차례의 고백서를 통해 자신의 위조 사실을 밝혔지만, 세상은 그것을 부정하거나 무시했다. 대단했던 스캔들도, 인기와 명성을 누렸던 스캔들의 주인공도 순식간에 조용히 잊힌 것이다.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이 실화에 대한 아주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윌리엄 헨리 아일랜드의 사소한 거짓말은 어떻게 세기의 사기극이 됐을까? 셰익스피어 유물에 열광하던 런던 사람들과 소위 ‘전문가’들은 어쩌다 그 허술한 위조에 속아 넘어갔을까? 그리고, 이 대단한 스캔들의 주인공 윌리엄 헨리는 대체 왜 이런 일을 벌이게 됐을까?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실화에 <보르티게른>을 비롯한 ‘셰익스피어 유물들의 진위를 가리는 재판’ 등의 작가적 상상력을 더한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은 사랑과 인정, 부와 명예를 갈망하며 그 욕망을 위해 매 순간 진실과 거짓의 경계에서 갈등하고 선택하며 그 대가를 치르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더불어 거짓도 진실이 되는 18세기 영국 사회를 통해 2023년의 우리가 진실을 대하는 방식을 날카롭게 질문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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