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예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미구엘 슈발리에의 전시 <디지털 뷰티>가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서울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개인전이다. 미구엘 슈발리에는 지난 40년간 미지의 자연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제시해왔으며 2D와 3D 기술을 사용하여 유기적이고 추상적인 움직임을 작품에 구현해왔다.
제너러티브 아트, 인터랙티브 아트, 가상현실 등을 활용한 그의 거대한 작품들은 5층 규모의 아라아트센터 건축 공간에 알맞게 설치되고 투영되면서 몰입력을 만들어낸다. 14개의 설치작품 중 네 점은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들이며, 패트릭 트레셋 (Patrick Tresset)과 협업하여 만든 ‘다섯 개의 팔을 가진 드로잉 로봇’ 작품도 이에 포함된다. 모든 작품에 클로드 미켈리(Claude Micheli)가 사운드를 담당하면서 공간감과 시간성의 깊이를 더하였고 이는 방문객들에게 초현실적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가상 예술과 디지털 아트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미구엘 슈발리에는 1978년부터 예술적 표현 수단으로 오직 컴퓨터에만 집중해왔다. 미술사로부터 레퍼런스를 찾아내고 이를 다시 컴퓨터 작업을 통해 재구성하여 새로운 시각 언어를 탐구한다. 이렇게 그가 만들어 낸 픽셀은 마치 회화작품의 표면 질감, 붓 터치와 동등한 개념이 되었다. 작품들은 자연과 인공, 플로우와 네트워크, 가상 도시와 화려한 디자인이라는 주제를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미구엘 슈발리에는 1980년대 이후 하이브리드와 생성 및 상호작용의 이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다. 그는 데이터에 의해 생성되며 상호적으로 작용하는 가상현실 설치물을 LED 화면이나 LCD 화면, 3D 인쇄 조각물, 홀로그램 이미지, 다른 형태에 대규모로 투영하여 작품을 만든다. 미구엘 슈발리에의 작품들은 우리와 우리를 둘러싼 세계, 인간이 만든 문명과 자연을 모두 포함하는 그 세계와의 관계에 대해 풍부한 통찰력을 제시한다.
작가는 각 시리즈에서 유기적이고 추상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면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에서 차용한 아이디어들은 컴퓨터 모델1을 통해 하이브리드 형태의 변화무쌍하고 다채로운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탄생된다. 20세기 키네틱 아트, 옵아트, 기하학적 추상화로부터의 영향도 유쾌한 방법으로 작품에 드러난다. 가상세계 설치작품을 통해 픽셀과 네트워크의 흐름, 알고리즘의 기하학으로 이루어진 독창적인 시각 언어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인간과 현실의 관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회화와 빛의 관계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무한한 경우의 수와 마찬가지로 그의 작품들을 통해 디지털 세계에서 구현될 수 있는 예술적 무한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시적이면서도 최면을 불러 일으키는 듯한 색과 픽셀들로 이루어진 작품을 통해 현세에 대한 통찰과 비물질화되어가는 우주의 중심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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