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은 안톤 체호프의 사실주의 연극 <벚꽃 동산>을 5월 4일부터 28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세계적인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4대 명작으로 손꼽히는 <벚꽃 동산>은 시간과 공간, 문화와 관습의 차이를 뛰어넘는 탄탄한 스토리로 작품이 쓰인 1903년부터 지금까지 120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체호프의 유작이자 마지막 장막극이기도 하다. 연출은 오랜 기간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으며 백상예술대상, 동아연극상, 이해랑연극상 등 연극계 주요 상에 이름을 올린 김광보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맡았다. 그가 연출 인생 30년 만에 처음으로 연출하는 체호프 작품이다.
체호프는 이 작품에 ‘희극’이라고 주석을 달고 있지만, 작품에는 삶의 희극성과 비극성이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태도로 녹아 있다. 혁명을 전후하여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과거와 현재의 가치관이 뒤섞이고, 여전히 과거에만 사로잡혀있는 귀족의 몰락과 변화된 현재를 살며 성장하는 상인 계급은 대조적으로 보여 진다. 경매 위기에 놓인 벚꽃 동산의 지주 라네프스카야와 뛰어난 현실감각으로 성공한 상인 로파힌을 비롯해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체호프의 희곡들이 그러하듯 여러 등장인물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각각의 색깔을 짙게 드러내며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벚꽃 동산>의 지주인 라네프스카야 역할에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배우 백지원이 오랜만에 무대로 복귀한다. 라네프스카야 집안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농부의 자식이자 신흥 상인으로서 후에 ‘벚꽃 동산’을 사들이는 로파힌 역할은 지난해 <세인트 조앤>으로 연극 무대에 컴백한 이승주 배우가 맡았다. 제59회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한 하지은 배우는 가정교사 샤를로타 역할로 출연한다. 주요 배역들이 극의 중심을 꽉 잡아 주는 가운데 국립극단 시즌단원 곽은태, 송철호, 윤성원, 이다혜, 홍지인을 비롯하여 강신구, 박상종, 박진호, 정슬기, 장석환 배우가 함께하여 신구 배우 간의 조화로운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김광보 연출은 ”<벚꽃 동산>은 인간의 몰락과 부상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기존에 사치와 향락에 젖은 캐릭터로만 주로 묘사되었던 라네프스카야 캐릭터를 보다 깊이 있게 분석하여 인물의 입체성을 살리고, 적확한 희곡 해석을 통해 원작과 가장 가까운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고자 한다.“고 전했다.
입장권 예매는 국립극단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며,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은 음성해설, 한국수어통역, 한글자막을 운영한다. 5월 14일 공연 종료 후에는 김광보 연출, 백지원 배우, 이승주 배우, 정슬기 배우, 윤성원 배우가 참석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개최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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