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간 시리즈로 2017년 롯데콘서트홀을 찾았던 올리비에 라트리는 바흐와 멘델스존의 독일 음악부터 포레와 생상스의 프랑스 음악을 배치하며 오르간 음악의 기본부터 풍부하면서도 화려한 색채감 넘치는 연주를 선보이며 관객의 감탄을 자아낸 바 있다.

해당 공연을 관람했던 음악칼럼니스트 황장원은 한 기고에서 “기존의 오르간 시리즈에서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들이 같은 오르간으로 멋진 연주를 들려주었지만, 현존하는 가장 탁월한 오르가니스트로 꼽히는 라트리의 연주는 차원이 달랐다”라고 밝히며, 그의 공연을 미슐랭 쓰리스타 레스토랑의 셰프가 차린 성찬에 비유해 극찬한 바 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바그너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중 1막 서곡을 비롯하여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발췌곡, 프랑크 오르간을 위한 영웅적 소품, 비도르 오르간 교향곡 제5번 바단조 등 독일부터 프랑스에 이르는 다채로운 시대의 오르간 음악을 들려준다.

여느 악기와 달리 오르간이라는 악기에 있어 가장 차별적인 요소는 바로 즉흥연주다. 오르가니스트들은 준비된 레퍼토리 외에도 특정 주제 및 선율을 기본으로 삼아 다양한 스탑을 결합하여 무궁무진한 음색을 빚어내고, 예측할 수 없는 무한한 음악의 가능성을 확장하여 무대 위에 펼친다. 이러한 즉흥연주는 다양한 음악적 배경, 화성, 양손과 양발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기민함과 뛰어난 연주력 등 여러 가지 종합적인 음악적 역량이 갖춰져야만 무대에서 완벽하게 구현될 수 있는 고난이도 연주 형태다.

전 세계 최고의 오르가니스트라는 명성에 걸맞게 올리비에 라트리 역시 빼어난 즉흥연주로 정평이 나 있다. 2017년 내한 당시 그는 사전에 로비에서 관객들이 메모지에 적어낸 멜로디 중 ‘애국가’와 ‘카카오톡 알림’을 즉석에서 골라 다양하면서도 흥미진진한 변주를 선보였다. 그는 연주 중 관객이 애국가를 부를 수 있도록 유도하였고, 올리비에 라트리의 연주에 맞추어 관객들이 함께 애국가를 부르는 잊지 못할 진풍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한차원 높은 오르간 연주의 풍부한 성찬과 흥미로우면서도 경탄을 금할 수 없는 수준 높은 즉흥연주 실력을 보여준 올리비에 라트리 공연 이후 많은 관객이 앙코르 공연을 요청할 정도로 그의 연주는 경이로운 순간으로 기록되었다.

이번 무대에서는 오르간의 계보를 읊는 스펙트럼 넓은 연주를 들려주고, 앙코르 무대에서는 신선하면서도 이채로운 멜로디로 즉흥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올리비에 라트리 리사이틀은 그의 재공연을 기다려온 많은 음악팬을 벌써 설레게 하고 있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