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4일 오후 충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삼성디스플레이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업체 간 신규 투자 협약식에 참석했다. 이날 투자 협약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김태흠 충남도지사,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 등이 참석했으며, 이외에도 소·부·장 주요 협력업체, 충남 지역 4개 대학 총장과 산학협력 10개 대학 교수 등 총 250여 명이 자리를 빛냈다.
삼성은 오는 2026년까지 무려 4조 1,000억 원을 투자하여 한국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최근 중국의 기술개발 속도가 급격해지고 특유의 저가공세까지 심화하면서 선두자리마저 위협받고 있는 삼성은 이번 투자로 세계 최초 8.6세대 IT 기기용 OLED 생산라인을 갖추게 됐다. 디스플레이는 원판 크기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는데, 8.6세대(2290×2500㎜)는 현재 주력제품인 6세대(1500x1850mm)보다도 1.5배 이상 크다. 크기가 크면 제조공정에서 버려지는 면적이 작고 효율성도 높아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OLED가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IT용 OLED를 연간 1,000만 대가량 생산하게 된다. 특히 IT용 OLED 매출이 전체의 20%를 차지해 지금보다 5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투자 규모를 축소하며 대량 해고를 진행하는 등 '급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뤄진 의미 있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도 “아무도 가보지 못한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겠다”라고 말하며 의지를 나타냈다.
자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역시 이 투자에 대해 “디스플레이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여는 ‘4조 1천억 원의 대규모 신규 투자’”라고 평했다. 윤 대통령은 충남이 세계 최초로 OLED를 양산한 곳이라며, 혁신과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 분업체계에서 부가가치가 큰 첨단산업 분야의 역량을 키워나가야 하고, 이 분야에 과감한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 협약식은 지난 3월 15일 윤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14차 비상 경제 민생회의’에서 2026년까지 6대 첨단산업 분야에 총 550조 원 이상의 민간투자를 이끌어내기로 한 첨단산업 육성전략의 첫 이행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4조 1천억 원 규모의 이번 투자가 완료되면 차세대 IT용 OLED 생산시설 구축을 통해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마트폰 OLED 패널 시장에 이어, 노트북·태블릿 등 IT용 OLED 시장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패널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태블릿 패널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아지고, 설비·건설투자 및 장비 구축 등 투자 과정에서 약 2만 6천 명 규모의 고용 창출 효과가 생긴다. 또한, 지역 내 소·부·장 기업의 매출 증가를 이끌어내는 등 충남·아산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로써 글로벌 첨단 OLED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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