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글로브 작품상 및 각본상, 미국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한 <사이드웨이>의 알렉산더 페인 감독과 폴 지아마티의 20년 만의 재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바튼 아카데미>가 전 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주목받고 있다.
<바튼 아카데미>는 현재까지 해외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총 93관왕, 189개 부문 노미네이트되며 눈부신 성적을 거두었다. '아카데미 전초전'으로 불리는 제81회 골든 글로브 2개 부문, 제29회 크리틱스 초이스 3개 부문 수상의 쾌거를 이뤄내며 트로피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23일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션 발표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편집상까지 총 5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이미 2004년 <사이드웨이>를 통해 알렉산더 페인 감독과 폴 지아마티의 협업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어 이번 아카데미에서의 수상 또한 기대하게 만든다.
1970년 바튼 아카데미,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두가 떠난 학교에 남게 된 역사 선생님 '폴'과 문제아 '털리'가 주방장 '메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가슴 따뜻한 위로를 나누게 되는 이야기인 <바튼 아카데미>는 첫 장면부터 1970년으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나지막이 지직거리는 오디오와 휘파람 소리, 그리고 채도를 낮춘 색감과 그 시절의 스튜디오 로고는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은 단순히 1970년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라 "저는 스스로 제 자신을 1970년에 영화를 만들고 있는 감독이라고 속이며 영화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바튼 아카데미>는 단 한 번의 스튜디오 촬영 없이 100% 메사추세츠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으로 제작되었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과 라이언 워런 스미스 미술감독은 로케이션을 답사하는데 수개월을 보냈고, 1970년대를 간직한 '타임 캡슐'과도 같은 완벽한 촬영 장소들을 찾아냈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은 "뉴잉글랜드 지역에는 전반적으로 변화가 천천히 온 것 같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지역들이 의외로 많았다"고 전했다.
또한, 라이언 워런 스미스 미술감독은 학교 건물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과거의 사진들을 바탕으로 그 시대의 시각적인 부분들을 참조하기 위한 룩북을 만들었다. 그와 알렉산더 페인 감독은 빈티지 혹은 올드 스쿨 분위기를 가진 학교 건물을 원했고, 현대적인 커튼과 가구를 걷어내면 옛스러운 뼈대를 드러내는 곳을 원했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낸 그로튼의 디어필드 아카데미, 페어헤이븐 고등학교를 비롯한 여러 학교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또한, 그는 "오래된 학교 건물들은 원목으로 만들어져 주로 갈색 톤을 주기 때문에 벽지, 자동차 등 여러 가지 다른 오브제들로 색감을 더했다"며, 밝은 톤의 파란색, 노란색, 그리고 파스텔 색상을 평소보다 많이 활용해 실제 7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와 같은 색감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처럼 세심한 손길로 재현해낸 살아 숨 쉬는 1970년대의 세계관과 공간은 관객들로 하여금 마치 그 시대에 들어와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2월 21일 개봉.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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