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감성시대를 맞이해, 문화·예술의 수준은 국격을 가늠하는 새로운 척도가 되고 있다. 물질적 풍요 속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는 세계인들은 국경을 넘어 함께 호흡하며 즐기는 축제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창의성과 지혜를 갖춘 예술 인재 육성’에 앞장서는 국립국악중고등학교(이하 국악중고등학교)는 품격 있는 국악교육을 창조하며 국악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 중심에서 세계를 주도할 국악 영재들이 소질과 역량을 최대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 개선에 앞장서는 신현남 교장(문학박사)은 전 교직원이 전문성과 책임감을 가지고 명품교육을 펼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본지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의 중요성을 알리고, 경쟁력을 계승·발전시켜 국악이 세계음악, 세계문화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신현남 교장을 만나 남다른 교육철학을 듣고, 국립국악중고등학교의 특색교육에 대해 알아봤다.
품격있는 국악교육의 장… ‘뛰어난 재능 갖춘 국악동량 육성’ 서울시 강남구 개포로 구룡산 자락에 위치하여 아름답고 조화로운 교사(校舍)를 갖춘 국악고등학교는 국립 예술계 특수목적고등학교다. 신라시대 음성서(音聲署), 고려시대 아악서(雅樂署), 조선시대 장악원(掌樂院)과 아악부원양성소(雅樂部員養成所)의 전통을 계승해 1955년 4월 1일 중·고등부 6년제과정으로 국내 최초 국악교육기관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로 개소했다. 이후 1972년 국악고등학교로 승격됐으며, 1992년 6월 특목고로 지정됐고, 2002년 3월 1일 예술계 교육의 자율성 신장을 위해 ‘자율학교’로 지정됐다. 자랑스러운 전통과 역사를 쌓으며 내년도 개교 60돌을 앞둔 국악고는 전국의 국악 수재들이 모인 전국구 명문 예술고로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되고 있다. 또한 전교생의 입학금과 수업료가 국고에서 지원되므로 학생들은 보다 안정적으로 교육받고 있다. 지난 2013년 3월, 제7대 교장으로 취임한 신현남 교장은 신념·정진·봉사의 교훈아래 21세기 문화예술을 주도할 유능한 예술인 육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자율성이 바탕이 된 교육현장에서 학생, 교사, 학부모가 삼위일체 되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그는 학력향상과 인성교육의 조화를 꾀하며, 행복한 교육환경 마련에 매진하고 있다. “본교의 학생들은 심성이 착하고, 사랑스럽습니다. 또한 선발된 집단으로서 이미 결정된 진로에 대한 갈등이 없지요. 또한 전통국악을 하는 학생들인 만큼 성숙하고 점잖은 편이며, 무엇보다 선후배간에 예의범절이 바릅니다.”
우수한 교사진, 소수정예 전공수업 이끌어 국악고는 일반교과와 전문교과가 각각 50% 비율로 편성되어 있으며, 전공은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아쟁, 타악, 정가, 판소리, 민요, 국악이론, 국악작곡, 국악지휘, 한국무용, 연출의 총 15개 전공으로 나뉘어져 있다. “중학교에서 기초를 다진 후 고등학교 과정에서 기초를 토대로 풍부한 음악세계에서 재능을 펼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수정예로 전공수업을 진행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으며, 국악의 뿌리를 체득케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정간보(井間譜)를 보고 연습했지만, 최근에는 서양의 오선보(五線譜)를 보고 읽는 연습을 시키기도 하며, 무용의 경우 전통춤에 기초하지만, 발레도 병행하여 전통과 현대의 춤사위를 통한 예술적 통찰력을 키우도록 합니다. 아울러 방과후 특기적성교육을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실력을 향상시키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효율적인 학습과 효과적인 학습방법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와 자율적 참여, 다양한 예술교류와 문화탐방, 현장학습과 무대종합예술의 체험을 강조하고 있다. 더불어 무형문화재 전수 및 폭넓은 전공 실기력 향상을 위해 특기·적성 교육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교내 주요시설로는 냉·난방 시설을 갖춘 31실의 실기 지도실, 8실의 대·중·소 합주실, 3실의 무용실, 92실의 개인연습실, 공연예술의 학습 도장인 460석의 우륵당(于勒堂)과 첨단시설을 구비한 도서실, 멀티미디어실, 시청각실, 컴퓨터실 등의 국악교육정보관이 갖춰져 있다. 더불어 야외공연을 위한 풍류마당과 300명을 수용하는 기숙사인 정진사(精進舍) 등이 있다. 신 교장은 “지난해 6월부터 국립국악학교 종합예술관동 신축공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2014년 2월 9일 완공 예정입니다. 부지 18,98540㎡, 지하 1층, 지상 4층의 연면적 5,59999㎡ 규모로 착공된 신축건물은 재학생들의 연습실과 전공실로 꾸며질 예정이며, 쾌적한 교육환경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라며 내년도 완공될 예술관동에 대해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제적 감각과 폭넓은 예술관 형성 국악중고등학교의 중요행사는 매년 봄에 개최하는 국악제인 ‘우리가락’과 무용제인 ‘우리춤’으로 공연되는 ‘목멱예술제’, 그리고 가을에 개최되는 ‘악가무(樂歌舞)’와 혼연일체 공연인 ‘목멱한마당’을 비롯해 전년도 수상자를 위한 수상자초청공연 등이 있다. “지난해 목멱한마당에서 창작국악 공연을 펼쳐 우수성을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지휘자와 학생들이 혼연일체된 공연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죠. 관객들이 놀라워했던 것은 학생들이 곡을 다 외웠다는 점이었습니다.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실력이 빛을 발한 무대였죠.” 신 교장은 당시 아름다운 공연 연출에 감동받아 지휘자에게 각별히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국악고등학교 대외활동으로는 매년 5월 ‘종묘대제’와 9월의 ‘사직제’와 같은 국가적인 행사에서 일무(佾舞)를 담당하고 있으며, 지방순회공연, 경로잔치, 위문공연 등을 실시한다. 더불어 문화교류의 일환으로 고교 2학년 전 학생이 중국문화탐방을 하고 있으며, 1998년 5월 중국 최고의 권위와 정통성을 인정받고 있는 북경의 중국음악학원 부속 중등음악전과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한·중 교류음악회’를 서울과 북경에서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이외에도 일본, 미국, 유럽 등의 국가와 크고 작은 교류활동을 통해 폭 넓은 예술세계를 섭렵함은 물론, 미래를 그려가는 예술학도로서 갖추어야 할 국제적 감각과 폭넓은 예술관 형성의 덕목을 쌓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악고는 매년 대학진학률이 90% 이상이며, 고3 학생의 20%가 서울대학교에 진학하는 명문학교로서 인정받고 있다. 졸업생들은 음악 및 무용계의 전통예술분야에서 중추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국악고 출신으로 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로 학춤의 이흥구, 대취타·피리정악의 정재국, 가곡의 김경배, 김영기, 대금 정악의 김응서, 민요의 이춘목 등이 있고, 작곡가로 활동중인 졸업생은 박일훈, 정대석, 김영동, 황의종, 지휘자로는 조창훈, 김영동, 임진옥 등이 있다. 또 젊은소리꾼 김용우와 해외에서 활동 중인 연구자 김진희(거문고)가 있고, 이외 후진양성에 기여하는 대학교수가 70여명, 초중등 교사가 150여명에 이른다.
준비하는 사람이 기회를 얻는다 “우연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예술이 아닙니다. 첫째도 연습, 둘째도 연습, 항상 노력해야 합니다. 준비하는 사람이 기회를 얻기 때문이죠. 본교의 학생들은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아 공부하고 있으니 반드시 실력으로 보답해야 하며, 국악학도로서 해외에서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전파해야 합니다. 국악교육을 통해 대한민국 예술의 품격과 더불어 국격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신현남 교장은 올해 2가지 목표를 정했다고 한다. 첫째, 음악의 선율만으로도 국악고 학생들의 연주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음악적 DNA를 체득하게 하는 것. 둘째, 품격 있는 해외공연으로 국악의 한류를 이끌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해 프랑스공연을 갔는데, 교민들이 우리 음악을 듣고 감동하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현대음악처럼 격정적으로 감정을 동요시키지는 않지만, 은근한 선율로 감동의 진폭을 깊게 울리는 것이 국악의 매력이죠. 앞으로도 국제무대에서 우리 국악을 알리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1세기 미래사회는 창의적인 인재가 국가경쟁력이다. 우리 전통문화 예술도 어떻게 우수한 인재를 육성할 것인지, 나아가 우리 문화를 어떻게 선도해나갈 것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할 때이다. 이에 신 교장은 세계문화의 중심에서 예술을 주도할 자랑스러운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 각오를 밝혔다. 한국의 빛, 세계의 희망, 명문 국립국악중고등학교의 발전을 위해 미래를 예견하는 빛나는 안목으로 사랑이 넘치는 교육을 실현하는 신현남 교장. 명품교육을 향한 그의 열정 넘치는 모습을 통해 국악중고등학교가 주축이 되어 대한민국의 전통예술교육이 신뢰의 반석 위에 굳건히 자리할 것이다. 감동과 꿈을 창출하는 국악중고등학교의 눈부신 비상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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