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미술관은 빠른 변화와 가벼움의 시대인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소통과 공생, 안녕과 행복을 바라는 마음을 전하는 <소원을 말해봐> 전시를 4월 23일부터 8월 4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권희수, 김한샘, 나오미, 다발 킴, 신민, 이원우, 제이디 차, 홍근영 등 총 8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11점의 신작을 포함하여 총 45점의 작품이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첫째, 보편적인 가치가 견고했던 과거와 달리 모든 것이 끊임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불안, 고립 등의 사회적 징후들 속에서 무속, 신화, 설화의 ‘유령’과도 같은 존재를 통해 소통, 화해, 공생을 지향하는 작품들이다.
작가 나오미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관심을 두고 과거와 현재, 인간과 신을 매개하는 마술적 공간을 구성한다. 제이디 차와 권희수는 페미니즘의 견지에서 타자성을 탐구하고 한국 신화, 설화, 무속의 요소를 활용하여 초월적이면서도 지혜로운 존재들을 각각 회화와 3D 애니메이션으로 형상화한다. 다발 킴은 이분법적 성 정체성을 융합하는 통찰을 시도하며 신체와 의복의 경계를 허문다.
둘째, 디지털이 지배하며 표류하듯 부유하듯 살아가는 세계에서 ‘참을 수 없이’ 가벼워진 존재감을 회복하고 내적 결핍을 극복하기 위해,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지니처럼 안녕과 행복에 대한 믿음을 실천할 수 있는 유쾌한 방법을 제안하는 작품들이다.
홍근영은 관람객들의 불행을 점토 조각의 형태로 수집하여 행운의 부적으로 바꾸는 연금술을 보여준다. 신민은 관람객들이 소원을 붙일 수 있는 거대한 인물상을 제작하여 각자의 또 서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이원우는 그리스 로마 시대에서 온 것 같은 조각상이 솜사탕을 건넨다는 연출을 통해 타인을 향한 상냥한 태도가 자기 자신도 행복하게 해준다고 말한다. 김한샘은 RPG 비디오 게임처럼 보이기도 하고 종교화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미지를 통해 영웅의 구원 판타지를 현실에 대입해 보도록 한다.
전시와 연계하여 참여 작가와 함께하는 어린이·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나오미 작가와 함께 믿음의 존재를 형상화하고 이를 숏폼 콘텐츠로 제작하는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6월에는 북부교육지원청과 협력하여 신민 작가가 진행하는 초등학급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청소년 학급 단체 방문 시 사용할 수 있는 활동지를 제작하여 온라인으로 배포할 예정이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작가들로부터 시작된 이야기가 관객들 각자의 이야기로 이어져서 자신만의 서사, 염원, 기도를 만들어 내고, 이것이 메아리처럼 퍼져 나가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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