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MMCA필름앤비디오 2024 <자연과 인간: 로맨스부터 호러까지>를 5월 29일부터 8월 2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영상관에서 개최한다. MMCA 필름앤비디오는 20세기 이후 영화와 미술의 역사, 흐름을 고찰하는 정례화된 연간 프로그램으로 올해는 ‘관계 설정’이라는 주제로 기획되었다. 전 지구적인 질병과 보낸 지난 2년 여의 시간은 우리의 삶을 둘러싼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올해는 다양한 영화 프로그램을 통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에 대해 의문을 품고, 다르게 바라본 작가들의 시선을 추적하고 그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제안한다.
<자연과 인간: 로맨스부터 호러까지>는 자연과 인간이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해 주목하며, 총 8명 작가의 작품을 크게 3부로 나뉘어 구성되었다. 1부(5월 29일~7월 14일)에서는 국내외 작가들과 함께하며 때로는 평화롭게 공존하고, 때로는 격렬하게 부딪히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 양상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작품을 상영한다. 작품당 각 5회씩 연속 상영된다.
스코틀랜드의 영상 시인이라고 불리는 마거릿 테이트(스코틀랜드)가 집 근처의 숲과 풀밭 등 ‘자연 속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자연의 일부로 생활한 모습을 보여주는 단편 <행복한 꿀벌들>, <정원 영화들>을 비롯, 5편을 상영한다. 재클린 밀스(캐나다)는 <고독의 지리학>에서 환경운동가인 조이 루커스의 일상을 추적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인간으로 인해 파괴되고 오염된 바다를 돌보는 작가의 모습을 담담하게 담아냈지만 목가적인 자연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폐플라스틱을 비롯한 쓰레기를 보며,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우리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알리 체리(레바논)의 <댐>과 아마르 칸와르(인도)의 <범죄의 장면>은 경제적 이익을 위한 개발과 그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국경을 넘어 자연을 파괴하는 자본과 권력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담긴 작품이다. 앨런 세큘라&노엘 버치(미국)가 제작한 <잊혀진 공간>은 물질적인 이익을 위한 글로벌 자본의 공간인 바다와 국제화물운송을 추적한 다큐멘터리이다. 주마나 마나(미국/레바논)는 <야생의 친척들>과 <야생채집자들>에서 생존을 위한 채집과 이에 대한 규제 등을 다룬다. 정재은(한국)은 <고양이들의 아파트>를 통해 도심 속 아파트에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야생 고양이들을 관찰한다. 대규모 재건축을 위해 비워진 아파트 단지에 남아 있는 고양이들을 돌보고 구조하는 사람들, 베어지는 나무들을 통해서 함께 생활한 다른 생명체의 낯선 시선으로 도시의 변화상을 바라보게 된다.
2부(7월 19일~8월 4일)는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2024.7.18.~7.25)과 공동으로 개최하여 또 다른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브라질 출신의 영상 작가 아나 바즈(브라질)의 중단편 및 장편 15편을 상영하며 아마존을 비롯하여 자연에 대한 침략과 파괴 식민주의를 비판하는 실험영화들을 선보인다. 또한 지난해,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의 작품 상영에 이어서 올해에도 영상창작자에게 영감을 주는 대표적 영상 작가를 소개하는 ‘인디비주얼’ 프로그램으로 아나 바즈의 작품을 7월 19일부터 상영하고, 방한한 작가와 일반 관람객이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 및 전문가 대상의 마스터 클래스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상영이 종료된 작품을 다시 관람하고 싶다는 관객 후기를 반영하여 3부(8월 9일~8월 24일)에서는 ‘전작 몰아보기’가 마련된다. 여름방학 및 휴가 기간을 맞아 OTT에서 관람하듯이 몰아보기를 통해 집중적으로 상영 프로그램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MMCA 필름앤비디오 2024 프로그램 상영과 모든 연계 행사 참가비는 무료이며, 참가 신청은 미술관 누리집에서 사전예약(프로그램별 사전 예약은 상영 일주일 전부터 가능)을 통해 진행된다. 한편, <자연과 인간: 로맨스부터 호러까지>에 이어 하반기에는 <아시아필름앤비디오아트 포럼>, <한-폴란드 비디오아트>가 개최되며, 관련한 세부 내용은 누리집 및 SNS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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