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은 오는 9월 4일부터 12월 28일까지 일본 야마나시현립박물관과 함께 공동특별전 ‘후지산에 오르다, 야마나시山梨’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행사이자, 2008년부터 이어온 두 기관의 학술 교류와 신뢰가 맺은 결실이다. 동시에 1913년 야마나시현 출신의 아사카와(浅川) 형제가 조선 땅을 밟으며 시작된 100년의 인연이 오늘날 다시 꽃피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번 특별전은 양국 대표 박물관이 서로의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국제 교류전으로, 2027년에는 국립청주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유산이 일본 야마나시현립박물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에는 일본 중요문화재 13점, 야마나시현 지정문화재 6점을 비롯한 국보급 문화유산이 대거 공개된다. 족자, 목판화와 같이 보존상 제약이 큰 유물은 안전을 위해 교체 전시되며, 관람객은 시기별로 다양한 전시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개막 기간인 9월 4일부터 14일까지는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대표작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神奈川沖浪裏)〉가 진품으로 특별 공개되어 큰 시선을 끌 전망이다. 이 작품은 19세기 고흐와 드뷔시 등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서양 미술에 열풍을 불러일으킨 일본 미술의 상징적 걸작이다.
이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후지산에 오르는 첫걸음: 자연이 깃든 야마나시’이다. 야쓰가타케 산기슭에서 출토된 일본 중요문화재 조몬토기(縄文土器) 13점, 토우 등 30여 점이 후지산 현지 촬영 영상을 배경으로 전시된다.
2부는 ‘에워싼 산의 중턱: 야마나시, 불교와 무사의 시대’이다. 야마나시현 최고(最古)의 금동보살상, 경전을 담은 통(經筒) 등 불교 문화유산과 다케다 가문의 갑옷, 고슈 금화가 전시된다. 특히 ‘가이의 호랑이’로 불린 무장 다케다 신겐 초상화가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후지산을 배경으로 신앙과 권력, 전통이 교차한 역사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3부는 ‘오르다: 대중문화 부흥과 우키요에’이다. 에도시대 대중 예술 속 후지산을 조명한다. 호쿠사이의 명작 후가쿠(후지) 36경(冨嶽三十六景) 중 「청명한 바람과 붉게 빛나는 후지(凱風快晴, Fine Wind, Clear Morning)/ 9.30.~10.12. 공개」와 다양한 풍경화, 산수화가 전시된다.
특별 코너에서는 ‘야마나시와 함께: 협력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한국에 깊은 발자취를 남긴 아사카와(浅川) 형제를 통해 한일 문화 교류의 의미를 돌아본다. 1913년 조선을 찾은 아사카와 형제의 열정은 2008년부터 이어진 양 기관의 학술 교류로 이어졌다. 이제는 2025년 한국, 2027년 일본이라는 두 무대에서 100년의 인연이 다시 꽃피우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국립청주박물관 이양수 관장은 “이번 특별전을 바탕으로 양국의 문화유산을 교환·공유하는 국제 교류전이 지속적인 형태로 확립될 것이며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담아 ‘두 손을 맞잡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나아가 이번 전시가 최근 한일 정상회담의 결과처럼 양국이 지금까지 축적되어 온 문화적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이며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상징적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힘주어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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