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은 LG전자와 중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 처음 선보이는 MMCA×LG OLED 시리즈 2025—추수 <아가몬 대백과: 외부 유출본>을 8월 1일부터 2026년 2월 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MMCA×LG OLED 시리즈는 국립현대미술관과 LG전자가 협력한 중장기 프로젝트로 현대미술과 디지털 기술의 접점에서 동시대 시각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탐색하는 미래지향적 프로그램이다. 매년 한 명의 작가를 선발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중심 공간인 ‘서울박스’에 특화된 신작을 발표하며 예술과 기술, 그리고 공간의 세 축이 교차하는 장을 조성한다.
2025년 첫 번째 주인공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감수성과 동시대 젠더 이슈를 날카롭게 포착해온 90년대생 한국 여성작가 추수(TZUSOO)가 선정되었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생명과 욕망, 끊임없는 순환이라는 본질적인 주제를 다룬 대형 설치 전시 <아가몬 대백과: 외부 유출본>을 선보인다.
전시는 해조류 유래 성분인 우뭇가사리(agar)와 이끼로 구성된 살아 있는 조각 설치 〈아가몬 5〉(2025)와 디지털 정령들이 등장하는 2채널 초대형 영상 설치작품 〈살의 여덟 정령—태〉(2025)와 〈살의 여덟 정령—간〉(2025)으로 구성된다. 작가는 물리적 신체 대신 우뭇가사리에 인공으로 심은 이끼가 자라나는 과정을 마치 생명체를 돌보는 과정으로 치환하여 출산 이외의 방식으로 확장되는 성적 에너지와 젠더 감수성, 그리고 기술을 매개로 한 새로운 상상력을 실험한다. 중앙에 설치된 지름 4.5m의 〈아가몬 인큐베이터 5〉(2025)는 물, 습도, 조명을 조절하면서 가운데 섬처럼 자리한 아가몬이 자라나는 생태 환경을 조성한 작품이다. 서울박스에 구현된 아가몬 생태계는 디지털과 물질, 생명과 소멸,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복합적 감각의 공간으로 펼쳐진다.
영상 설치 〈살의 여덟 정령〉은 팔괘(八卦)의 상징체계에서 영감을 받은 여덟 개의 디지털 정령 중 ‘태(兌)’와 ‘간(艮)’이 각기 다른 성적 특성을 지닌 모습으로 등장한다. 55인치 LG OLED 스크린 88대로 구성된 두 개의 초대형 월은 각각 북동쪽과 남쪽에 배치되어 정령을 깨우는 관문이 되며, 정령들은 화면을 넘나들며 상호작용하고 서사를 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관람객은 기술과 신체, 질서와 혼돈, 억압과 욕망이 교차하는 풍경 속으로 초대된다.
전시의 중심축을 이루는 유기적 조각 〈아가몬〉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성장하고 변화하는 생명체로서 관람 공간의 환경 변화에 반응한다. 이에 대조되는 〈살의 여덟 정령〉은 스크린을 통해 구현되는 디지털 존재로, 물리적 소멸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생명력을 제시하며 끝없는 순환과 변주를 통해 디지털 공간에서의 영속성을 탐구한다.
전시에 사용된 OLED 스크린의 정교한 색채 표현력과 해상도는 작가의 조형 언어와 결합하여 몰입감 높은 시청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는 기술 매체의 물성과 감각의 미세한 층위를 탐색하며, 미래지향적 미술관의 풍경을 제시한다.
오혜원 LG전자 상무는 “MMCA×LG OLED 시리즈의 첫 전시에서 작가의 새로운 시각적 실험을 LG OLED의 첨단 기술로 몰입감 있게 구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며, “본 시리즈를 통해 현대미술의 감각적 경험을 한층 더 깊이 있게 전달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프로젝트의 첫 선정작가 추수의 다채로운 실험정신은 MMCA×LG OLED 시리즈가 지향하는 미래지향적 창의성을 여실히 보여주며, 기술과 예술이 교차하는 이 전시가 동시대 미술의 확장과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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