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2025년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한 해였습니다. 대단한 인기 열풍으로 K-콘텐츠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높아졌습니다. K-콘텐츠가 더 확장되고 있는 시대에, 이 작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김공숙 교수: 약칭 케데헌이라고 하죠. 케데헌은 미국 제작사가 영어로 만든 콘텐츠이지만, K-콘텐츠의 새로운 유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즉 이제 K는 국적보다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후반 한류로 시작된 한국 대중문화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이제는 전 세계로 새로운 차원의 더 큰 흐름으로 K-콘텐츠의 다음 시대를 열고 있어요. 이 새로운 K-콘텐츠에는 대중문화 뿐 아니라 우리의 전통문화 등 ‘한국적인’ 모든 것이 포함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2. 비주류에 속하던 한국 문화가 이렇게 주목받게 된 것은 유례없는 일 같습니다. K-콘텐츠가 반짝인기를 얻고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렇게 오랫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김공숙 교수: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적 스토리텔링에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K-콘텐츠는 한국적 정서인 정, 한, 신명 등과 아시아에서도 유난한 한국적 가족주의가 담긴 인간 존중의 서사를 탁월한 기술로 잘 풀어내고 있어요. 그러나 한국적 특수성만을 강조하지는 않아요. 세계인이 모두 공감할 만한 보편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잘 융합했기에, 세계 시청자들이 한국 것이기에 특별하지만 충분히 공감하고 울고 웃으면서 K-콘텐츠를 열렬히 즐기는 거죠.
Q3. 예를 들어주신다면요?
김공숙 교수: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시공간은 1960년부터 현재이고, 주된 공간은 제주예요. 한국인이라도 젊은 세대라면 생소할 수도 있는 배경이죠. 하지만 이런 특수성을 한국적 가족주의로 멋지게 풀어내요. 그러니 세계인이 함께 울고 웃으며, 너무도 흥미진진하게 시청할 수 있는 거죠. 신파라는 비판적 견해도 있지만, 국뽕으로 치부할 것만은 아니에요. 명백한 한국인의 정서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한국적 신파 이야기가 외국에서는 한국만의 독특한 이야기로 여겨지고 있어요. 넷플릭스 최초로 1위에 오른 한국 영화 <승리호>,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도 모두 한국적인 인물의 짙은 한국적 정서와 서사가 깔려 있습니다.
Q4. 본래 방송 스토리텔러셨는데.
김공숙 교수: MBC, KBS 등에서 교양, 다큐, 예능 스토리텔링을 25년 넘게 했어요. 현장에서 작가로 방송뿐 아니라, 수많은 대형 이벤트 시나리오, 출판, 애니메이션 대본 작업까지 글쟁이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어요. 그것이 대학에 와서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국립경국대(구 안동대) 한류문화전문대학원은 10년 넘게 이어온 문화전문대학원이 2025년 9월에 새롭게 개편되어 출범했어요. 새로운 K-시대에 꼭 필요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문화융합콘텐츠학과 단일 학과에 K-콘텐츠, K-컬처테크, K-헤리티지의 세 전공을 두었습니다. 저는 전공을 초월해 문화콘텐츠의 가장 근간인 스토리텔링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Q5. 한국경제문화대상 문화콘텐츠 부문을 수상하셨어요. 지역문화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통해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받으셨다고요?
김공숙 교수: 학교가 경상북도에 있다 보니 지역문화 스토리텔링 개발과 연구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경북 특히 안동은 이야깃거리가 아주 많아요. 이황, 류성룡, 이육사 같은 위인은 말할 것도 없고, 흥미로운 지역 설화나 유적도 매우 많습니다. 하회별신굿탈놀이도 설화에 바탕으로 한 무형유산입니다. 이런 곳에서 전통 기반의 현대적 스토리텔링을 잘 만들어 내면 좋은데 아직 뚜렷한 콘텐츠는 없어 보여요. 케데헌에서 작호도의 호랑이가 머피로 탄생해 인기가 많았듯이 대단한 전통 유산이 아니어도 깊이 파고들면 현대화할 여지가 많아요. 제가 속한 한류대학원에서 전통 기반의 K-콘텐츠, K-컬처테크를 새로운 전공으로 개설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Q6. 저서 중 『멜로드라마 스토리텔링의 비밀』, 『OTT 스토리텔링 생존공식』은 세종우수도서로 선정되었고, 교육부 한국연구재단, 한국방송학회 연구지원 사업 등에도 다수 선정되셨어요.
김공숙 교수: 방송 창작자들의 좋은 작품들의 가치를 찾아내고 알리고 싶어서 K-드라마를 주로 연구하다 보니 좋게 봐주신 것 같습니다. 영화가 제7의 예술로 정의되는 반면, 방송 드라마는 오랫동안 일회성 소비재로 취급받아 왔어요. 그러나 정말 좋은 드라마들이 많이 있고, 요즘에는 드라마 연구자들도 늘고 있습니다. 대학원 때 방송평론상을 받은 후 비평 활동을 하다가, 현재는 여성잡지 <퀸>에서 ‘김공숙의 Oh My OTT’ 라는 칼럼을 몇 년째 연재 중이에요. 매체를 통한 비평은 연구 논문과 달리 소박하고 쉽게 드라마의 가치를 전달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Q7. 2026년 2월에 해외 대학에 파견 교수로 가게 되셨죠. 해외에서도 K-콘텐츠와 관련된 활동을 하시게 되나요?
김공숙 교수: 한류와 K-콘텐츠의 관심이 높아져서 해외 대학에서 1년 동안 연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QS 순위 58위인 말라야대학인데 말레이시아의 서울대로 불린다고 합니다. 고려대보다 순위가 높아요. 여기서 K-POP과 한류 연구로 국제적 명성이 높은 동아시아학과 Jimmy Parc(박지민) 교수와 함께 공동연구를 하고, 멜버른에서 열리는 호주 아시아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도 할 예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말레이시아의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 현황과 의미에 대한 논문을 준비 중이고, 파견 기간 동안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카 포스카리대학 초청으로 K-컬처의 생생한 동향에 대한 특강도 할 계획입니다.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기라서 저 같은 연구자를 세계 곳곳에서 찾아주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조이향 ㈜한국융합콘텐츠컴퍼니 대표는『조이향의 굿피플, 2026 세상을 바꾸는 선한 영향력 12인 선정』을 기획해 올해 두 번째 주자로 김공숙 교수를 만났다. 조 대표는 본지 편집위원 및 객원기자 / 미국 오이코스 경영대학원 웰라이프 경영 주임교수 / 국제대학교 엔터테인먼트학부 겸임교수 / 안양시 안양문화원 홍보대사 및 문화예술전문위원 /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국제문화예술비엔날레 총괄 기획 / 아시아평화민속예술제 무용 부분 총괄 기획 / 평창군 산림자원 스토리텔링 문화관광 융복합 콘텐츠 총괄기획 / 기업, 문화, 예술, 교육 기획 · 자문 약 1,000회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