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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파리의 빛과 색의 순간들

오르세미술관展 국립중앙박물관 | 2014년 06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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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외젠보흐의 초상.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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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8월 31일까지 기획특별전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 오르세미술관展'을 개최한다. 세계 유수의 박물관, 미술관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문화를 소개해 온 국립중앙박물관은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과 협력하여 19세기 후반 인상주의 이후 새롭게 등장한 미술가들과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클로드 모네,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 등 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거장들의 회화 작품을 비롯하여 조각, 공예, 드로잉, 사진 등 175점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오르세미술관展>은 회화, 조각, 공예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통해 근대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인상주의 이후, 새로운 시대를 이끈 예술가들과 동시대 예술의 수도, 파리의 삶과 문화를 조명하는 전시이다. 19세기 파리는 근대도시로 확장을 지속하면서 ‘세기의 수도’로 거듭나고 있었다. 밝은 색채로 빛과 도시의 삶을 포착했던 인상주의는 1886년을 기점으로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폴 세잔이나 반 고흐, 폴 고갱과 같은 후기인상주의 미술의 대표적인 화가들은 자연의 재현이나 빛에 대한 관심을 넘어 자연의 본질적인 구조와 원시적 삶,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자신의 예술적 비전으로 삼았다. 모네의 후기 작품에서부터 루소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회화 작품에는 이들의 강렬한 개성과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특히, 사진, 조각, 드로잉, 공예품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근대 도시, 파리의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소개된다. 

19세기 파리를 재현하다
19세기의 파리는 근대 도시로 변모하고 있었다. 1852년 이후 계속된 도시 재정비 사업과 만국박람회를 통해 도로와 공원, 공공건물, 문화 시설들이 새롭게 들어섰고 철골 구조에 유리로 덮인 거대한 건축물들이 선보였다. 웅장하고 질서정연한 거리 위에서 파리인들은 산책과 여가를 즐기며 밝고 활기찬 근대 도시의 삶을 누렸다. 순수한 색채에 풍부한 빛을 담아 근대 도시 파리의 일상적인 모습들을 그렸던 인상주의 미술은 1880년 이후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클로드 모네, 에드가 드가, 오귀스트 르누아르 등 인상주의 화가들은 각자의 예술적 비전에 따라 진화해갔고, 1886년 마지막 인상주의 전시회를 끝으로 인상주의 미술은 다양한 흐름으로 전개되었다. 1886년 마지막 인상주의 전시에서 등장한 신인상주의는 즉흥적이고 불규칙적인 인상주의 미술과는 달리 과학적인 광학이론에 따라 색채를 구사하고 대상을 다르게 지각했다. 클로드 모네의 후기 작품에서부터 광학적 시각을 반영한 신인상주의, 도시와 문명을 떠나 원시적 삶을 찾아 나선 폴 고갱과 퐁타방파, 독자적 세계를 찾아 나선 빈센트 반 고흐와 폴 세잔을 비롯하여 세기말적 시각을 반영한 상징주의 화가들의 작품들에 이르기까지 개성 넘치는 많은 화가들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인상주의를 넘어, 강렬한 색채와 평면적인 화면으로 자연의 구조와 원시적 삶,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그린 이들의 작품은 근대미술에서 현대미술로 미술사적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줄 것이다. 

근대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
후기 인상주의 거장들의 작품과 더불어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을 19세기 근대 도시 파리로의 시간여행으로 인도한다.  건축 드로잉, 사진 등을 통해 19세기에 새롭게 정비되기 시작했던 파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시의 도입부는 오늘날 파리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다. 고갱과 퐁타방의 화가들은 이국적이고 영적인 주제를 단순화된 형태와 강렬한 색으로 표현했다. 빈센트 반 고흐는 1886년 파리에 정착했으나 곧 파리에서의 생활에 환멸을 느끼고 1888년 아를(Arles)로 떠났다. 이곳에서 예술가들의 공동체를 꿈꾸었던 그는 자신의 정신적 삶을 반영한 강렬한 작품들을 남겼다. 세잔 역시 1886년 파리를 떠나 고향인 엑상프로방스 지방에 정착했다. 대상에 대한 끊임없는 관찰과 분석을 통해 자연을 본질적인 구조로 표현한 그의 걸작들이 이곳에서 제작되었다. 19세기 말 파리에서는 부유한 상류계층과 경제력을 갖춘 신흥 부르주아들의 사교활동이 활발했다. 이들을 모델로 한 초상화에는 패션이나 장신구들이 필수적으로 표현되었고 사회적 지위나 지식인의 면모가 드러나 있다. 이 외에도 무용수, 가수, 배우 등 다양한 인물들을 모델로 한 초상화에는 아름다운 시절(벨 에포크), 파리의 화려한 삶이 담겨있다. 이번 전시는 오르세미술관 소장의 친숙한 명작들과 만나면서 동시대 근대 도시 파리에서 찬란하게 꽃 피운 도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귀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20세기로의 전환기를 수놓았던 화가들의 숨결과 동시대 예술의 수도이자 근대 도시로 파리의 공간을 생생히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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