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비범한 인물이 될 수는 없다. 신은 인간에게 성공의 문을 열어주기 전에 위기라는 장애물을 주기 때문이다. 발효식품 전문기업 장원바이오텍의 박현숙 대표는 몇 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식초 및 장류 전문가인 부군(夫君)과 함께 최고의 발효식품을 탄생시켰다. 100% 쌀로 만든 세계최초의 쌀된장, 쌀간장과 빼어난 효능을 자랑하는 복숭아식초가 그것이다. 장원바이오텍의 발효식품은 최고의 음식 맛은 물론 병을 낫게 하고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 그야말로 보약으로 평가되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 장호읍 산자수명(山紫水明)한 터에서 발효식품사(史)를 새로 쓰고 있는 박현숙 장원바이오텍 대표를 만나보았다.
“따르릉~ 따르릉~”
장원바이오텍 박현숙 대표와 기자가 인사를 나눈지 얼마 되지 않아 전화벨소리가 요란하다. 복숭아식초로 고혈압과 당뇨를 고쳤다는 사람부터 가족의 건강을 위해 쌀된장을 주문하는 주부까지 인터뷰 내내 장원바이오텍의 충성고객들은 그녀를 가만두지(?) 않았다.
“제철 재료를 이용해 만든 된장과 고추장을 맛있다고 사가는 손님들을 보면서 이걸 가공식품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어요. 마침 이천의 쌀과 복숭아가 특산물이기도 했고요. 특산물을 가공식품으로 만들면 부가가치가 몇 배씩 높아지는 점에서 착안해서 좋은 발효음식을 상품화하게 되었습니다.”
국내는 물론 일본과 미국에도 없는 100% 쌀간장, 쌀된장을 최초로 만들어낸 박현숙 대표는 특허 출원 이후 이천 도자기축제를 비롯해 아시아 최대 규모인 롯데아울렛과, 장호원 경기도교육연수원 등에서 전통식품을 알리는 홍보대사가 되었다. 평범한 은행원이었던 박 대표는 90년대 말 IMF외환위기 이후 퇴직한 돈을 밑천 삼아 장사를 시작했다. 몇 번의 부침 끝에 2002년 경기도 이천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고 10여년 간 식당을 운영하면서 지역 특산물인 쌀과 복숭아를 주재료로 한 발효가공식품을 만들었다.
박 대표의 부군인 홍종우 씨는 양조간장과 흑초로 유명한 식품회사의 연구실장 출신. 식초와 장류의 세계적인 전문가인 부군의 전문지식과 박 대표의 노력이 합쳐져 오늘날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장원바이오텍의 우수한 식품들이 탄생했다.
우리 기술로 만든 100% 쌀간장, 복숭아식초 개발
처음에는 쌀간장을 소량으로만 만들었다고 한다. 국내 상위층을 겨냥해 만들겠다는 각오로 영세수공업 식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박 대표는 쌀간장을 개발하기까지 새벽 2시 전에 잠이 든 적이 없고 하루 2끼 이상 먹은 적도 없을 정도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쌀간장은 매우 특별한 식품이다. 색이 엷고 쌀전분으로 인한 당 함량이 높아 국이나 찌개, 소스, 무침 등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장원바이오텍에서 쌀간장을 꾸준히 구입해가는 충성고객만 약 5천여 명이나 된다. 정부 고위관계자부터 의사, 고혈압환자까지 입소문을 듣고 구입해간 고객이 단골이다. 박 대표는 쌀간장이 호응을 얻자 쌀된장, 한식된장, 한식간장도 연이어 개발했다.
“쌀된장이라고 하니까 일본의 미소된장을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100% 쌀로 만든 된장은 쌀된장이 유일해요. 일본의 미소된장은 쌀과 콩을 일정한 비율로 섞거든요. 기존의 된장과 똑같은 제품이라면 굳이 제가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 쌀된장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꼭 사갈 정도로 인기가 좋아요.”
쌀간장과 쌀된장을 약처럼 먹는 이들도 있다. 단백질 알레르기 환자들을 비롯해 신부전증이나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효과가 좋다. 장원바이오텍에서 이천의 특산물인 복숭아를 활용해 개발한 복숭아식초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다. 복숭아를 발효시킨 복숭아 식초의 효능은 박 대표가 가장 먼저 효과를 봤다고 한다. 정상 혈압의 2배 정도로 고혈압이 심했던 그가 복숭아 식초를 먹고 난 이후 혈압약을 끊게 된 것.
복숭아식초는 피로회복, 비만방지, 체질개선의 효과가 뛰어나다. 원액을 소주잔 한 컵 분량으로 천천히 마시면 되는데, 원액이 시다고 느껴지는 이들은 주스나 물에 희석시켜 먹기도 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이 알칼리 식품인 복숭아식초를 먹으면 체질이 중성화 내지는 약산성화로 바뀌어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줄어든다.
시중에 출시된 홍초 제품들이 중국산 원료를 쓰고 구연산을 첨가하여 음료용으로 개발된 제품인 반면, 복숭아식초는 원액으로 마시는 건강식품이다. 처음 복숭아식초를 접한 이들은 진하고 신 원액에 몸서리를 치다가도, 몸이 건강해지고 체질이 바뀌는 걸 경험하고 난 뒤 ‘복숭아식초 마니아’가 된다고.
와인보다 깊고, 보약보다 좋은 발효음식
박 대표는 한 눈에 호감을 주는 외모를 가지고 있다. 워낙 건강한 체질인데다 어디를 가든지 엄마표 미소로 상대에게 믿음을 주어 자연스럽게 영업이 된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비법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으려하기보다 나누고 더 널리 전파함으로써 우리 전통식품의 가치를 알리기를 원한다. 장원바이오텍으로 비법을 배우러 찾아오는 사람들은 물론 강원도 산골까지 찾아가 쌀간장 제조 비법을 전수해주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우리나라 식품산업이 발전됐다고 하지만 장류의 경우 계량화가 되지 않았고 위생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생물과 장류 성분을 모르면 제대로 된 장류를 만들 수가 없지요. 또한 전통식품 없이는 한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발효식품의 과학화를 위해 국가차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위생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모든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박 대표는 그동안 서울 국제 음식산업 박람회, 서울 쌀박람회 및 발효식품전, 이천 도자기축제, 경기도 소상공인 창업박람회 등에 참가해 우리 전통발효 식품을 알려왔다. 복숭아식초, 쌀간장, 쌀된장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방송매체를 통해 여러 차례 소개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FTA 시대를 맞아 국내 초과 생산된 쌀을 소비하기 위해 쌀간장, 쌀된장 같은 가공식품의 수요 촉진을 기대한다”며 “발효식품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건강 밥상을 만드는 게 평생의 목표”라고 거듭 강조했다.
장원바이오텍 뒤뜰에는 큰 옹기 수십개가 터줏대감처럼 자리잡고 있다. 뚜껑을 열자 박현숙 대표와 부군인 홍종우 씨가 직접 만든 복숭아식초, 쌀된장, 쌀간장이 그윽한 향을 뿜어냈다. 미생물학의 아버지 파스퇴르는 ‘한 병의 와인에는 세상 어떤 책보다 더 많은 철학이 담겨있다’고 했다. 장원바이오텍의 옹기 속에는 철학은 물론 박 대표 내외의 사랑과 인고(忍苦)의 시간까지 응축되어 있지 않을까. 이익과 실리보다 믿고 사는 소비자의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기업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진리는 장원바이오텍에서도 들어맞았다.
기자는 완벽한 발효식품을 직접 만들기 위해 사업규모를 확대하지 않는다는 박현숙 대표의 설명에서 장원바이오텍의 품질경영이 식품업계의 사표(師表)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보았다.
장원바이오텍 홈페이지 www.koreajang.com
주소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대서리 402
문의전화 031-642-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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