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멜코리아는 축구 마니아였던 변석화 회장이 2평 남짓한 용품사에서 국내 대표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시킨 몇안되는 회사 중의 하나다. 현재 K리그 1부와 2부 팀 등 총 6개 팀의 유니폼 스폰서를 맡고 있는 변 회장은 축구에 대한 애정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삶을 즐기면서 욕심 없이 한 걸음씩 브랜드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 험멜코리아의 성장을 진두지휘한 변석화 회장의 리더십과 경영 철학을 들어 보았다.
험멜코리아 변석화 회장을 처음 본 사람들은 그가 축구 선수 출신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는 평범한 축구 마니아일뿐 연구원 출신으로 건실한 기업을 책임지고 있는 CEO이다. 하지만 지금도 “축구가 인생의 전부”라고 말할 만큼 축구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깊다. 험멜코리아를 경영하면서도 대학축구연맹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대의원을 맡고 있는 그의 왕성한 활동을 보면 이해가 갈 법도 하다.
험멜코리아는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 22개 구단 가운데 6개 팀 유니폼 스폰서를 맡고 있다. 한 브랜드 역사상 이렇게 많은 팀을 한 시즌에 지원하는 건 유례가 없는 일. 이것은 단지 험멜이라는 브랜드를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직원 수가 100명 남짓한 중견기업이 축구구단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는 것을 두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변석화 회장은 “험멜코리아 덕분에 K리그가 성장하고 K리그 덕분에 험멜코리아가 성장하니 상생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변석화 회장이 K리그 팀과 인연을 맺은 건 2001년 울산 현대와 3년 간 계약한 시점이다. 당시 울산은 유니폼 스폰서를 확정하지 못한 상태였고, 험멜 코리아 역시 국내 런칭 이후 브랜드 홍보가 필요한 시점에서 울산과 손을 잡았다. 울산과의 인연으로 전남과 부산, 광주상무 등 K리그 팀을 후원하게 된 험멜은 특히 K리그 대표 구단인 전북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 전북은 험멜이 후원한 유니폼을 입고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K리그 우승을 차지해 스폰서에 대한 보답을 톡톡히 해주었다.
유니폼 전담 디자이너가 구단 특색에 맞는 디자인 연구
험멜코리아는 충주 험멜 구단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변 회장은 “우승이나 성적보다 즐기는 축구를 하고 있다.”며 “1등 구단이 되기보다는 행복한 축구를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승리만을 쫓는 축구가 아니라 즐겁고 행복한 축구를 추구한다는 말이다.
험멜코리아에는 프로구단의 유니폼만 전담하는 디자이너가 따로 있다. 8명의 디자이너가 한 팀을 이뤄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색상과 패턴에 맞게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덴마크 브랜드인 험멜의 디자인을 한국인의 스타일과 트렌드에 맞게 변용해 역동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디자이너가 팀의 지역적 특성과 가치를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를 위해 지역 프로구단과 1년 내내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험멜코리아는 3년 전부터 프로팀 전담 디자이너를 두고 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디자인은 훨씬 세심하고 정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험멜코리아는 대기업처럼 물량 공세로 홍보하지는 않지만, 질적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해보자는 각오로 스폰서를 맡은 팀을 지원하고 있다. 아디다스와 나이키 같은 유명 브랜드와 견줄 수는 없지만, 후발주자임에도 국내 인지도를 꾸준히 높여가며, 선수들과 일반인 모두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회사 경영은 자전거 타기, 욕심 내려놓고 꾸준히 정진해야
변석화 회장이 험멜코리아를 창립하게 된 계기는 매우 특별하다. 1974년 봄에 지역 축구 동호회인 월계축구회에서 활동했던 그는, 1994년 축구 관련 사업을 해보겠다는 결심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스포츠용품 가게를 차렸다. 동대문운동장 지하상가에 한 평 반 규모의 용품사를 운영했던 변 회장은 ‘월계스포츠’라는 상호를 쓰고, 사업 규모를 키워 월계축구회 동료들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하루에 2~3시간만 자고 일할 정도로 사업에 몰두했던 그는 당시 월계축구회 회원들의 조직력에 힘입어 사업을 단기간 내에 키울 수 있었다. 사업 규모가 커지자 브랜드의 필요성을 느낀 변 회장은 1997년 독일 스포츠 박람회에서 알게 된 덴마크 브랜드 ‘험멜’을 국내에 도입했다. 축구회 회원들과의 협력으로 험멜코리아를 키우며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일해 왔기 때문에 월계축구회는 변석화 회장의 원동력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직원들의 경조사가 있는 일요일도 ‘축구 앞에 예외는 없다’는 마음으로 월계축구회에 나간다는 변 회장은 월계축구회에서 실업축구팀을 창단했고 프로팀을 지원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동안 대학축구연맹 회장, 대한축구협회 대의원, 충주 험멜 구단주 등으로 축구계에서 활약을 해온 그의 인생에서 축구는 그만큼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변 회장은 “회사에 어떤 어려운 일이 있어도 축구를 하고 나면 다 잊게 된다.”며 “일요일에 골프를 치는 대신 축구를 하면서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올해로 사업을 한 지 20년. 험멜코리아 변석화 회장은 자신의 경영철학을 자전거에 비유한다. 잘 달리다가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는 자전거처럼, 그 역시 욕심을 내지 않고 한 보 한 보 내 딛으면서 꾸준히 정진을 하면서 험멜코리아의 성장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변 회장은 한 순간의 성공보다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그날그날의 행복을 성취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진 CEO였다.
“사업에서 욕심을 내다가 뜻하지 않은 쪽으로 가서 무너질 수 있다고 봅니다. 험멜코리아는 비록 작은 회사지만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땀흘려 노력한 만큼의 성장을 조금씩 이뤄나가고 있는 탄탄한 회사라고 보시면 돼요. 저와 직원들은 욕심 없이 하루에 만족하면서 회사를 꾸준히 키워나가자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변 회장은 “앞으로 지도자와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나의 역할”이라며 “구단주로서 충주 시민들이 험멜축구단을 통해 삶이 즐거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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