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정원이 있는 미술관. 서울의 삼청동과 평창동 사이 인왕산 자락의 부암동에 위치해 고즈넉한 느낌을 자아낸다. 미술관 공간과 뒤편의 석파정을 연결하는 동선은 도시와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으로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한다. 석파정은 조선 말기에 만들어진 유적으로 흥선대원군의 별 서로도 쓰인 곳이다. 빼어난 건축뿐 아니라 석파정을 둘러싼 산수와 계곡이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그중에 너럭바위는 코끼리 형상을 닮아 코끼리 바위라고도 하는데 바위산인 인왕산이 만들어낸 수려한 자연 석조물이 아닐 수 없다.
서울미술관의 로고는 미술관 공간과 뒤편의 석파정을 연결하는 동선을 형상화하고 있다. 역동적으로 이어지며 순환하는 선들은 넘치는 활력과 함께 과거와 현재의 조화로운 공존, 창조와 감상의 호혜적인 상호작용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더불어 스마트폰 보안패턴 풀기의 구동방식을 연상시킴으로써 우리 문화예술의 새로운 장을 관객과 함께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시각적 요소와 촉각적 요소의 이와 같은 결합은 서울미술관이 보다 공감각적인 미술관, 경계를 뛰어넘는 미술관, 미래지향적인 미술관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서울 도심의 핵심 문화시설
서울의 주요 갤러리 및 미술관들이 밀집되어 있는 삼청동과 평창동 사이 인왕산 자락 부암동에 위치한 서울미술관은 서울 도심의 핵심 문화시설의 허브역할을 하고자 2012년 8월 개관했다. 서울미술관은 지하3층 지상 3층으로 큰 규모 뿐 아니라 그 내용면에서도 내실을 다지기 위해 다양한 전시 및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우리 삶 속에 녹아있는 문화 예술적 가치들을 발굴하여 전시활동뿐 아니라 시대적 가치를 지닌 작품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다양한 미술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이 시대의 문화 발전을 선도하는 역동적인 공간을 지향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또한 특정 사조나 양식, 장르, 시대에 매몰되지 않고 국내외 다양한 흐름을 대중에게 쉽게 소개하고 감상자가 스스로 감상의 주체가 되어 창조적인 문화예술을 향유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이바지 하고자 한다.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뛰어난 작품을 감상 할 수 있는 기회, 국내외작가들에게는 대중 앞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더 나아가 서울의 대표 미술관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서울미술관과 석파정은 도시와 자연이 한 대 어우러진 공간으로 그 안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문화와 인간이 만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다.
흥선대원군이 사랑한 별장, 석파정
서울미술관이 특별한 이유는 미술관 자체가 풍기는 아우라도 있지만 석파정을 빼놓을 수 없다. 미술관 3층으로 올라가면 흥선대원군이 사랑한 별장, 석파정으로 통할 수 있다. 이 동선은 도시와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공간으로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한다. 서울특별시 유형 문화제 제26호로 지정된 석파정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본래 일곱 채의 집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안채와 사랑채, 별채 등 세 채가 남았다. 수백년 된 반송(서울시 지정보호수 제60호)이나 19세기 청나라 양식을 그대로 옮겨 놓은 중국풍의 정자 아래 뒤뜰의 계곡 전경도 뛰어난데 특히 단풍이 아주 일품이다. 조선 말기를 지나서는 대원군의 후손이 살았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천주교 계통의 코롬바 고아원으로 운영되다가 한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은 곳이었다. 이후 서울미술관의 설립자인 안병광 회장이 경매에 낙찰받아 미술관을 짓고 복원작업을 거쳐 일반에게 공개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석파(石坡)정이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수많으느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여 있는 그야말로 돌, 물, 나무 같은 자연과 어우러진 도심 속 청정지역이다. 단풍이 절정일 때 오색찬란한 숲길을 걷고 있노라면 황홀경에 빠진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한국 근현대미술의 저력과 가능성을 살펴보는 장
서울미술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작품을 중심으로 예술성과 미술사적 가치가 있는 국내외의 다양한 미술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개관 2주년 기념 소장품展 《황소걸음 : 천천히, 강하게 그리고 멀리》는 한국 근현대미술의 저력과 성취를 보여주는 서울미술관의 소장품들로 구성된 전시이다. 전시의 제목인 ‘황소걸음’은 고난과 역경의 시대를 지나온 우리 근현대미술 대가들의 발자취를 의미하며 후대로 이어질 그들의 예술혼 그리고 한국 미술의 비전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전시에 소개되는 60여점의 작품들은 한국 근현대미술 대가들의 중요한 유산이다. 굳건히 지켜온 전통 양식과 새로운 서구의 양식이 서로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에서 우리 고유의 근현대미술을 태동시키고 한국 미술의 근간을 이룬 거장들의 노고와 열정은 후대에 이르기까지 고스란히 이어져 내려왔다. 2013년 10월부터 최근 서울미술관 품으로 돌아오기까지 72만 명의 관람객에게 선보인 <황소>는 개관 당시 황소의 외양간이라 불리던 서울미술관의 품으로 다시금 돌아와 개관2주년 기념 소장품展《황소걸음 : 천천히, 강하게 그리고 멀리》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작품은 최근 한국인이 좋아하는 작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작품 순위 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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