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하며 살았던 가장 큰 이유는 창피했습니다. 신에게, 그리고 사람에게 창피해서 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엎드려 회개하는데 제가 너무 죄인이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활발했던 목회활동을 접고 눈물로 기도하고 회개하며 수도자의 삶을 살았던 한양훈 목사. 그는 스스로 영안이 열리고 하나님을 만났다.
한양훈 목사는 총신대와 합신에서 7년 동안 신학 공부를 했고 부친과 6남매 모두가 목회자이다. 졸업 후 목회 활동을 20년 정도 했을 무렵 회의가 찾아왔다. 열심히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하는 것은 정상적인 목회가 아니었다. 영혼을 사랑하고 목사 자신이 영적으로 행복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성도의 영혼을 위해서가 아닌, 성도의 확보를 위해 서로 경쟁하고 험담을 일삼고 있는 교회에 더 이상 이끌려 지낼 수 없다고 판단한 한 목사는 주변의 소리를 닫고 하나님에게 더 가까이 가야겠다는 심정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목회를 모두 내려놓고 기도와 회개로만 10년을 지냈다.
그리고 열린 영의 눈
한양훈 목사는 매일 아침부터 밤 11시까지 교회 밖을 나가지 않았다. 울며 회개하고 성경을 읽고 기도했다. 세상 속에서 누구보다 큰 사명감으로 목회활동을 했지만 어느샌가 세상을 등지고 골짜기 깊은 곳으로 들어와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계속 울고 있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적지 않은 51세였다. 하나님을 향해 끊임없이 질문했고 그 질문의 답을 듣기 위해 더 치열하고 처절하게 기도했다. “하나님께로 나아가는데 깨달은 것은 제가 너무 큰 죄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을 깨닫고 나니 창피해서 사람들을 못 만나겠더군요. 그동안 정치가, 종교지도자 등을 자주 비판했는데 막상 하나님 앞에 서서 영의 눈이 열리니 제가 그 사람들보다 더 나쁜 사람이었습니다.”
목사를 치유하는 목사그렇게 7년을 보낸 한 목사는 어느 날부터 자신의 몸속에 있는 죄가 명확히 보이기 시작했고 보이는 죄를 회개하고 몸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더욱 기도에 열을 올렸다. 하루에 열 시간에서 열다섯 시간씩 죄를 내보내기 위한 기도를 하다 보니 또 한 번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영적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이다. 이처럼 영안이 열리고 새로운 세상을 얻게 된 한 목사는 목회 방향을 잡기 힘들어하는 목사, 상처받은 목사, 영적으로 힘든 목사들을 만나서 돕는 목회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한 목사에게 훈련을 받은 목회자와 그의 가족들만 무려 8백여 명에 이른다. 일종의 영적 신학교를 이룬 것이다.
“신자들이 우리교회에 출석하려고 오면 돌려보내곤 했는데 오는 사람들을 계속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 두 명씩 모이게 되어 예배를 드립니다. 주님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들의 도움으로 이런 좋은 활동이 가능했고 이분들은 저에게는 참 귀하고 소중합니다.”
교회가 사람들을 걱정하고, 사람들이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
“목사님들은 성도들에게 하늘을 바라보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은 땅을 바라봅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지도자가 이 시대의 가장 치명적인 문제라고 말하는 한 목사는 탐욕을 버려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서로 존경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형편을 살피고 자기 자신을 내려놓는 모습을 인식할 때 탐욕의 시대는 변할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을 못 보고 남만 보는 것. 그것이 바로 죄이고 죄를 회개해야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말하는 한양훈 목사. 그가 살아온 인생을 듣는 것만으로 위로받고 있었다. 그렁그렁 한 눈빛으로 교회와 사회를 걱정하는 한 목사의 진심은 삶과 사람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교회와 회개운동
책을 통해 한국교회 영성운동이 뜨겁게 되살아 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난 3년간 8권의 영적서적을 집필했고 이 저서 대부분이 베스트셀러가 되거나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1년에 2권씩 영적인 책을 계속 내놓을 예정이며 5권의 분량을 이미 써놓았다고 했다. 또 2006년 설립한 실로암세계선교회를 통해 회개운동을 더욱 활발히 하여 우리 교회뿐만 아니라 교계 전체에 회개운동을 같이 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나고 나니 지난 10년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고 그 시간을 건너와 마음속으로 얻은 이 참된 기쁨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하는 한양훈 목사의 모습은 어느새 주변을 치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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