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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앉은 자리 보물이 가득한 천년고찰 장안사

커버스토리 장안사 정오스님 | 2015년 0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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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난 명승지에 사원이 있는 것은 마치 명산에 신선이 살고 물에 용이 있는 것과 같다. 원효대사의 숨결을 품은 장안사. 낡은 틈새로 스며들어 침체되었던 장안사의 찬란했던 역사가 향기로운 법향으로 다시금 베어 나오고 있다. 바로 장안사에 온지 3년째 되는 정오 스님의 노력 덕분이다. “사회 어려운 이웃을 위해 그 베풂의 마음을 회향하려 한다. 그것이 장안사 주지로서의 소임이자 부처님 제자로서의 역할이다.”라고 말하는 정오 스님을 햇볕 가득하고, 유물발굴이 한창 진행 되던 날 장안사에서 만났다.



부산 기장에 자리한 장안사는 신라 문무왕 13년에 원효대사가 쌍계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으며, 이후 애장왕 10년에 장안사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그 후 수백 년간 기장 군민들의 원찰도량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임진왜란을 겪고 사찰 전체가 소실되는 아픔을 겪게 되었고 인조 8년에 복구가 시작되었다. 본격적인 공사는 1657년에 시작해 1658년에 마무리돼 대웅전을 일으켜 세웠다. 당시 『장안사대웅전기』에 따르면 “원정 스님이 시주 책 한 권을 소맷자락에 간직하고 만정 경영을 하였다”는 대목으로 보아 원정 스님의 원력이 장안사를 일으키는 가장 큰 힘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장안사 주지 정오 스님은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장안사 주변은 민가가 없는 산중이었다. 원정 스님의 시주 책 한 권으로 대웅전을 짓는 대작불사를 일으키셨으니 얼마나 공력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대웅전에서 발견된 묵서명을 살펴보면 수많은 동참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기장 현민들이 장안사 대웅전 불사를 위해 모두 십시일반 나섰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장안사가 지금까지 내려올 수 있었던 데는 원정 스님과 기장 군민 모두의 원력 덕분이다.”라고 천년고찰 장안사를 설명했다.

정오스님의 향기로운 인연
정오 스님은 범어사에서 벽파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받고, 일타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받았다. 지금도 큰 감명으로 자리하고 있는 스승의 가르침을 전하며, 말도 알맹이 있는 말이 있고 쭉정이 되는 말이 있는데 꼭 실천할 수 있는, 믿음을 줄 수 있는 말만 하신 분이고 행동에 무게가 있고 사람들에게 늘 신뢰받는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제 정오 스님이 장안사로 온 지 3년이 되었다. 현재 정오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범어사  말사, 장안사 주지 외에도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종회의원, 기장불교연합회 회장, 부산불교연합회 부회장, 부산문화예술장학회 인연을 향기롭게 대표, 세상을 향기롭게 이사, 사회복지법인 범어 이사, 사회복지법인 보현도량 이사의 소임을 맡아 한국 불교의 발전과 장안사의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천년의 역사가 스쳐간 목조건물, 우리의 보물 대웅전
장안사 대웅전(보물 제1771호)은 건물의 중건과 중수연대가 명확히 규명된 부산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다포식 건축물로서 곡이 강한 지붕과 공포의 짜임새, 창호 구성 등이 독특해 보물로서 우수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특히 진사 단청은 범어사, 통도사 등 주요 큰절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고급 단청으로서 대웅전 내부를 장엄하고 있다. 최근 시굴조사에 따르면 장안사 경역 북쪽 대나무 숲 일원에 기단, 초석 등 옛 건물지의 흔적이 발견되었으며 이들은 모두 통일신라시대에서부터 조선 초기까지의 연대로 밝혀져 장안사의 찬란했던 역사의 규모를 짐작케 하고 있다. 
보물로 지정되기 전에는 부산광역시 기념물 제37호였던 장안사 대웅전은 2009년 부산대학교 현장조사 당시 천장 반자에서 4건의 묵서명(墨書銘)이 발견돼 효종 8년에 중창된 이후 부분적인 수리 외에는 주요 구조부가 원래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정오 스님은 그동안 장안사 대웅전 보물 지정에 많은 관계자들이 애를 써 이뤄진 쾌거라고 전하며 “장안사를 창건한 원효 스님은 화쟁과 무애사상을 구현하기 위해 민중 속으로 들어갔다. 원효 스님의 이러한 정신이 장안사에서 다시 꽃피고 살아나도록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덧붙여 정오 스님은 원효대사의 조사전을 조속히 건립해 원효성사의 사상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안사에는 10개의 보물이 있다
대웅전과 더불어 작년에 보물 1824호로 지정된‘석조석가여래삼불좌상’은 방형의 수미단 위에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약사와 아미타불을 갖춘 석조삼세불좌상으로, 보존 상태는 파손이나 결실된 부분 없이 양호하며 불상 전면은 최근에 도금하여 금색이 찬연하다. 장안사는 시굴조사에서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 전, 중기에 이르는 건물지와 기단 등을 확인하여 장안사의 창건이 통일신라시대임을 명확하게 확인하기도 했다. 이를 근거로 통일신라시대에 건물을 세울 때 항아리를 매납한 지진구가 발견되고, 지형을 평탄화 하기 위해 매립한 문화층도 발견됐는데, 문화층 위에는 조선 초인 15세기로 추정되는 수동의 건물지와 기단이 확인됐고, 분청사기도 출토 되는 등 10개의 보물이 자리하고 있다.

기장 불교, 장안사 정오 스님의 원력
2013년 4월, 기장군에 기장군불교연합신도회가 탄생했다. 기장군불교연합회 회장 정오 스님은 “불교의 단결력을 필요로 하는 이 시대 불심을 일으키는 시기적절한 움직임이 될 것이다.”라며 기장 불교가 발전하는 디딤돌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모임 결성은 정오 스님의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정오 스님은 다양한 곳에서 장안사 주지스님으로 활동하면서 미얀마 삐도우 한글학교 지원, 라오스 초등학교 건립 및 여러 학교에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사회복지 구현에 노력하고 있다. 이 달 22일에는 라오스에 (사)세상을 향기롭게를 통해 스님 및불자 30명이 라오스에 있는 학교 5곳을 방문하여 장학금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또 장안사에서는 매년 10월 원효개산대재 및 힐링 음악회를 열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부산문화예술장학회 ‘인연을 향기롭게’를 통해 문화와 예술인을 격려하고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원효대사의 화쟁사상 전승 최선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정오 스님은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종교 속에 구속 되어서는 안되고 스스로 마음속에서 자비심이 나오도록 정신을 수련하고 그때 종교는 인간 생활에서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원효대사의 화쟁 정신과, 예수님의 사랑, 부처님의 자비가 이사회에 넘쳐나서 이 땅에 종교 간의 평화와 한반도의 평화, 더 나아가서 세계의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새해에 소망했다. 또 청양의 해를 맞아 가정에는 건강과 사회에는 화합과 평화로움이 가득한 한해가 되기를 염원했다. 정오 스님의 진심이 가득 담긴 말과 행동에 큰 깨달음을 얻은 인터뷰였다. 종파를 넘어선 정오 스님은 종교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소리 없이 실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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