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제노포비아(Xeno phobia 외국인혐오)현상을 극복하고 ‘폴리스 글로벌’(Police Global)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다양성의 시대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진정한 의미의 다문화 코리아 ‘제너코리아’(Gener Korea)로 나가야 합니다.”
30여년을 경찰로 살아온 대한민국 대표 여경인 부산남부경찰서 외사계장 윤영희 경감은 국내 체류외국인 범죄예방 및 다문화가정 한국정착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코노미뷰는 다문화 가정이 한국에서 원만히 뿌리내리고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있도록 여성의 섬세함과 뛰어난 공감 능력을 발휘해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내는 윤영희 경감을 만나보았다. 그녀는 경찰이기 이전에 인종과 문화를 뛰어넘는 ‘사랑의 전도사’였다.
윤영희 경감은 다문화 가정의 소통과 화합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해 왔다. 국내 체류 외국인 증가에 따른 치안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외국인 범죄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관내 1천백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범죄예방교실도 운영해 왔다. 지난해 9월, 관내 대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을 취안협력자로 구성하여 외국인 치안봉사대도 발족, 월 2회 대학가 주변 원룸 등의 우범지역을 순찰하며 사회안전 확보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다문화인이 뽑은 최고의 공무원
윤영희 경감은 교수·의사·사업가 등 22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다문화외사협력위원회’를 통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소외받지 않고 바르게 성장하도록 멘토·멘티 결연 활동도 펼치고 있으며 다문화여성 운전면허교실·한국전통문화체험 등으로 실질적 한국사회정착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경찰로 떠오른 윤 계장은 제4회 대한민국 다문화 예술 대상 시상식에서 ‘다문화인이 뽑은 올해의 공무원 부문 사회봉사 대상’을 수상했다.
2015년엔 체한(滯韓)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정신건강관리 및 범죄예방의 특화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문화예술프로그램에 다문화가정이 참여하는 내외국인 문화자본 축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다문화프로그램 구성을 계획 중이다.
더불어 부산남부서 관할에 4천여명의 체류외국인중 1천3백여 명의 이주 여성이 가정 폭력에 노출되지 않고 인권을 보호받도록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여성회관 등과 연계 외국인도움센터를 개설하고 범죄 신고 핫라인을 구축하는 등 맞춤형 치안 및 안전 서비스 제공에 힘썼다.
“인생에 늦은 일은 없다”
윤영희 경감은 부산경성대 사회복지학 석사학위와 부산외국어대 법학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일본경찰청 형사국 파견과 일본와세다대학원 법과대학원 연구원이 될 만큼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 부산동명대 경찰학과 겸임교수까지 역임했다. 35년 경찰생활 중 다양한 부서를 거치면서 외사부서에서의 근무 20년이 전환점이 되었고 다문화 사회에 대한 수용성과 정체성 등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 30개국의 세계여행을 다녀와 주위를 놀라게 했다. 윤영희 경감은 현재의 활동에 만족하지 않고 퇴직 무렵 코이카 해외봉사단을 통한 아프리카 자원봉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생에 있어서 너무 늦었다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나 자신을 넘어서자’로 시작된 최선의 실천행정이 글로벌 시대 어떠한 변화에도 두려워하지 않는 자기확신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꿈을 꾸십시오. 모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다문화가정이란 가족구성원내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가정을 말하며 국적에 따른 차별을 배제하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다문화가정의 의미가 무색하게도 그들은 문화적인 정체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우리사회와 교육으로부터 새로운 소외계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문화가정이 새로운 소외계층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 주민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다양한 지원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역 내에서 그들과 제일 가까이에 있는 우리들이 함께 동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이 다문화가정의 이웃인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요?”
윤 계장은 오늘도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의 벽을 허물어 함께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이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에 통합될 수 있도록 이코노미뷰 독자들도 관심과 애정을 잊지 말자. 이양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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