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건축세계가 펼쳐진다.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展>이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29일까지 총 86일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 총 450점의 원화와 다수의 입체모형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에 리얼리티를 불어넣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건축물에 초점을 맞춘 전시다. 이미지보드, 미술설정, 미술보드, 배경화 등의 귀중한 원화와 입체모형이 함께 전시되어 스튜디오 지브리 영화에 등장하는 건축물의 설계 근원과 상징적 위치를 보다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본 전시는 2014년 7월부터 12월까지 도쿄에 위치한 ‘에도 도쿄 박물관’에서 <지브리 입체건조물展>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었다.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展>은 ‘에도 도쿄 박물관’에서의 전시보다 더욱 풍성하게 기획 되었으며, 관람객은 본 전시를 통해 지브리 영화의 제작 배경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주목할 점은 지금껏 한 번도 해외에서 전시된 적이 없었던, ‘미타카의 숲 지브리 미술관기획전’을 위해 제작된 입체모형 다섯 점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천공의 성 라퓨타>의 디오라마(Diorama),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모자 가게∙<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포장마차∙<귀를 기울이면>의 ‘지구상점’ 실측 세트가 바로 그것이다. 이 모형들은 일본 장인들의 손을 거쳐 섬세하게 제작된 작품으로 관람객에게 영화에 등장했던 건축물에 보다 사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건축展>은 총 8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8개의 섹션을 따라 스튜디오 지브리의 영화 속 건축물의 탄생 과정을 살펴보면, 그 건축물들이 철저한 고증을 통해 완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린 이미지 보드를 통해 그 세계관을 완성하는 콘셉트를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그 중에서도 특히 애니메이션은 화면에 보이는 모든 세계를 그려내야 한다. 바꿔 말하면 이것은 이상(理想)을 비추는 장치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중에는 공상으로 만들어낸 건축물이 있다. 하지만 단순한 공상과는 다르다. 현실 세계를 주의 깊게 관찰해서 등장인물의 생활과 시대를 떠올린 후에 충분히 검증해서 디자인한 건축물로, 무엇보다 등장인물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 건축물의 매력을 한층 높여준다.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모두 수많은 문화와 수많은 환경에 맞춰서 지은 건물 안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을 계기로, 인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건물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기를. 지브리의 건물은 특별하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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